식품 사기는 왜 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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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사기는 왜 사라지지 않을까?
  • 김윤태 기자
  • 승인 2014.03.0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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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와 함께해온 부정불량식품의 역사
 

부정불량식품은 산업혁명 이후 탐욕과 자유방임주의가 빚어낸 사회적 질병이다.

인류의 근대사와 식품 사기는 맥을 같이해 왔다. 과학, 경제, 정치적 요소들이 복잡하게 얽혀 형성된 근대사회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의 현재 모습을 일구어왔다.

식품 사기는 바로 이 복잡한 근대사의 한 자락이다. 산업혁명 이후 상업과 과학의 발달로 식품 사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영국과 미국 등의 정부는 시장에 제대로 개입하지 못하고 이를 방관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표백제가 첨가된 빵, 불순물이 섞인 와인과 맥주, 오염된 우유, 재활용 소시지, 가짜 분유, 정체를 알 수 없는 현대의 인공첨가물 등이 나타났다.

음식작가이자 역사가인 영국의 비 윌슨(Bee Wilson)은 그의 책 『공포의 식탁―식품 사기의 역사』에서 인간과 함께해온 수많은 식품 사기의 사례와 함께 공중보건이 위험해졌어도 후기 산업사회의 정부들이 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왜 그토록 꺼렸는지를 파헤쳤다.

또한 수많은 희생자를 낳은 식품업체들의 속임수를 과학으로 밝혀내거나 제도 개선을 촉구한 선구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선구자들은 과학자, 의사, 작가 등 폭넓은 분야의 인물들이었다. 각자의 영역에서 사회적 반향과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이들은 식품과 관련된 사회 환경이 조금씩이나마 개선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식품 사기를 피하기 위해 유기농이나 ‘가장 순수한 식품’에 집착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비 윌슨은 식품 사기가 두렵다고 해서 농경시대나 자급자족에 대한 환상에 빠지는 것은 퇴행일 뿐이라고 결론짓는다.

대신 제도 개선과 사회적 감시를 철저히 하는 한편 우리 스스로가 순수하고 안전한 식품의 가치와 즐거움을 알게 될 때 조금이라도 식품 사기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무지는 식품 사기가 활개칠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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