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10년새 국내 생산량 90만대 늘어…증가량·증가율 글로벌 최고
상태바
현대·기아차, 10년새 국내 생산량 90만대 늘어…증가량·증가율 글로벌 최고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5.08.20 1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아차 광주공장 생산량 3배 증가…글로벌 7개 업체 397만대 감소
▲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 부두에서 국내 생산 자동차들이 선적을 대기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 가운데 최근 10년 동안 자국 완성차 생산량을 가장 많이 늘렸고 생산량 증가율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중 현대·기아차의 국내 전 공장 생산량이 늘었고, 주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동안에도 현대·기아차는 오히려 고용을 늘렸다.

2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세계 자동차 통계’와 업체별 사업보고서, IHS오토모티브 등에 따르면 2004년 현대·기아차의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69만대에서 2014년 359만대로 90만대가 증가했다.

반면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7개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자국 생산량을 무려 397만대나 줄여 대조를 이뤘다.

그 결과 현대·기아차의 10년 간 자국 생산량 증가율은 8개 업체 평균인 -15.0%를 크게 웃도는 33.5%를 기록하며 주요 업체 중에서 가장 높았다.

자동차는 산업 연관효과와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대표적인 산업으로 꼽힌다. 각 국 정부가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 자국 자동차산업 보호에 심혈을 기울인 이유다.

실제 특정 산업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던 미국 정부는 2008년 금융위기로 GM, 크라이슬러 등 자국 완성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자 파산보호 신청을 받아들이고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었다.

프랑스 정부도 PSA, 르노 등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자국 자동차 업체 지원을 위해 한국산 자동차 수입에 제동을 걸려는 시도를 했고 러시아·브라질 등은 관세장벽을 활용해 자동차 수입을 견제하기도 했다.

따라서 현대·기아차가 지난 10여년 동안 국내 생산량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증가시켰다는 것은 그만큼 국가 경제기여도가 높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기아차에 이어 폭스바겐도 지난 10년간 자국 생산량을 크게 증가시킨 완성차 업체다. 폭스바겐은 2004년 202만대였던 독일 생산량을 2014년 257만대로 55만대(27.7%) 가량 늘렸다.

반면 현대·기아차와 폭스바겐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의 자국 생산량은 지난 10년 사이 일제히 줄었다.

세계 1위인 도요타는 2004년 다이하츠와 히노를 포함해 445만대를 일본에서 생산했지만 지난해에는 이보다 5.4% 감소한 421만대만 생산에 그쳤다.

혼다와 닛산의 일본 내 생산량도 10년 동안 각각 28만대(-22.6%), 60만대(-40.5%)씩 줄었다.

자국 생산량 감소가 가장 큰 기업은 GM이었다. GM은 파산보호 후 북미 47개 공장 중 17개를 폐쇄하는 등 자국 생산능력을 줄이고 대신 해외로 생산시설을 적극 이전한 결과 미국 내 생산량이 2004년 365만대에서 2014년 201만대로 무려 164만대(-44.9%) 급감했다.

GM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했지만 포드 역시 같은 기간 미국 생산량을 78만대(-25.5%) 줄였다.

비교 업체 중 감소율은 프랑스 PSA가 가장 높았다. 2004년 프랑스 내 생산량이 193만대에 달했던 PSA의 2014년 자국 생산량은 95만대(-50.8%)로 10년 사이 반토막이 났다. 생산여건 악화에 따른 생산시설 해외 이전과 함께 글로벌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프랑스 내 공장 가동률이 낮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 기아차 광주공장 정문에 설치된 조형물 비욘드 모빌리티. <기아차 제공>

◇ 기아차 광주공장 생산량 10년 새 3배

지난 10년 동안 현대·기아차의 한국 내 공장 생산량은 일제히 늘었다. 국내 최대 공장인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량은 2004년 135만대에서 작년 153만대로 13% 가량 증가했고,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며 꾸준한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는 아산공장 생산량도 27만여대에서 28만여대로 늘었다.

상용차를 담당하고 있는 전주공장 생산량 역시 같은 기간 5만105대에서 6만9577대로 40% 가까이 뛰었다.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량 증가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공장은 기아차 광주공장이었다.

2004년 18만4000여대에 그쳤던 광주공장 생산량은 이후 지속적인 생산능력 확충을 통해 지난해 53만8000여대로 뛰었다. 10년 동안 생산량이 3배 수준으로 급증한 셈이다.

같은 기간 기아차 화성공장 생산량은 47만여대에서 56만여대로 19% 늘었고, 기아차 소하리공장은 25만여대에서 32만8000여대로 31% 가량 증가했다.

◇ 국내외 자동차 업계 구조조정에도 현대·기아차는 고용 늘려

2000년대 들어 국내외 자동차 업계는 공장 폐쇄, 인원 축소, 임금 동결 또는 삭감 등 생존을 위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국내 생산량 증가에 맞춰 채용을 늘리며 대조를 이뤘다.

주요 해외 글로벌 업체들은 미국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강성노조 등으로 인해 경영이 악화되자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해 왔다.

세계 1위 자동차 업체였던 GM은 미국과 유럽, 호주 등 시장에서 다수 공장의 폐쇄 및 생산 중단을 감행했고, 수만명의 인원 감축과 임금 동결을 실시했다. 포드 역시 임금 동결과 함께 유럽과 호주 등에서 공장 폐쇄와 수천명의 인원을 줄였다.

현재 글로벌 최대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도 대규로 리콜 및 동일본 지진 등 위기 상황 타개를 위해 일본 생산량을 줄였고, 2009년부터 5년간 임금을 동결했다. 뿐만 아니라 효율성이 낮은 해외 공장을 폐쇄하면서 수천명을 감원하기도 했다.

경제상황이 극도로 악화됐던 유럽 내 업체들의 구조조정은 강도가 훨씬 높았다. PSA는 유럽에서 수만명의 인원 감축과 임금 동결을 단행했고, 피아트도 공장생산 일시 중단 및 인원 2천명을 감원했다. 르노도 수천명의 인원 감축과 함께 3년 동안 임금 인상률을 1% 미만으로 유지하기도 했다.

국내 업계에서도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한국GM은 희망퇴직 모집과 1교대 전환을 추진했고, 공장가동률을 60% 이하로 낮췄다. 르노삼성은 2년간 기본급 동결과 두 차례에 걸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쌍용차는 2009년 2646명을 정리해고 한 바 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국내 생산량을 늘리면서 꾸준히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현대차그룹은 2008년 5340명을 신규 채용한 이래 매년 채용인원을 확대해왔고 올해도 950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특히 사내하청 근로자와 관련해 2014~2015년 40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며 현재까지 2838명의 채용을 완료했다. 또 금형·보전부문 생산전문기술인력도 2011년부터 매년 70~80명씩 현재까지 300여명을 채용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은 고용창출 등 측면에서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대단히 큰 산업인 만큼 업체들이 자국 생산능력을 줄이지 않도록 국가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