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있는 문화유산 이야기…『문화유산 일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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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있는 문화유산 이야기…『문화유산 일번지』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5.10.2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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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송광사는 보배를 찾아가는 여행길이다. 산은 호수를 품고 호수는 산을 머금은 정경의 주암호를 따라가는 길도 그렇거니와 우리나라 불교를 이끈 큰 스님들이 송광사의 진정한 보배다.

통영은 감각의 도시다. 눈이 시필 정도로 새파란 바다와 위대한 음악가 윤이상이 수학했던 세병관, 풍부한 해산물이 혀의 감각을 일깨운다.

수원 화성은 높고 푸른 이상을 꿈꾸는 곳이며 서울 종묘는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 시작과 끝을 깨닫게 한다.

신간 『문화유산 일번지』(글항아리)는 기존의 오래된 도시를 목적지로 삼지 않는다. 공간적·시간적으로 가까이에 있는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미술사학이나 고고학의 관점에서 벗어나 말하는 공간으로서의 역사를 찾아 나선다.

 

박물관 수장고와 유물정리실에서 일하며 전시를 기획하는 학예연구사 유승훈은 이 책에서 문화유산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엎는다. “문화유산은 수장고에만 있지 않고 전 국토에 널려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는 지금 문화유산의 숲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중에서 조선시대부터 수백 년간 수도로 기능했던 서울에는 가장 많은 문화유산이 존재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도심의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지역성이 뚜렷한 문화유산을 보려 했고 자주 이야기되던 고대·중세의 유적보다는 대구나 군산 등 근대 문화유산에 주목하고 있다.

20대 후반 흔들릴 때마다 문화유산에서 길을 찾았다는 저자는 서문에서 “우리는 수천 년 전 역사에는 열광하면서 어제의 역사에는 무관함을 드러낸다”면서 “멀리 있는 문화유산보다 내가 사는 동네의 것이 더 소중하고 값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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