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과 쌀국수에 담긴 분단의 아픔…『음식이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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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과 쌀국수에 담긴 분단의 아픔…『음식이 상식이다』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5.11.11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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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냉면(왼쪽)과 베트남 쌀국수 포.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서울 을지면옥에는 언제나 나이 지긋한 손님들로 붐빈다. 억센 사투리가 특징인 이들의 고향은 대부분 북한이다.

이념과 전쟁을 피해 남쪽으로 내려온 이들은 고향의 음식 맛을 잊지 못해 이곳을 자주 찾는다.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은 그 이름처럼 북쪽이 고향이다. 한국전쟁 당시 북쪽 피난민들이 남쪽으로 내려와 생계를 위해 만들어 팔았지만 냉면을 즐겨먹는 이들에게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은 더 이상 북한 음식이 아니다.

베트남 쌀국수로 불리는 포(PHO)도 똑같은 과정을 거쳐 대중화됐다.

북부 하노이 음식이었던 포는 1954년 베트남 분단으로 월맹을 피해 월남으로 피난을 왔던 이들이 만들어 먹고 팔면서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의 냉면과 베트남의 포에는 이념에 의한 분단이라는 아픈 역사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신간 『음식이 상식이다』(더난출판)는 80여 가지의 음식에 담긴 이야기들을 굴비 엮듯 풀어놓는다.

각각의 음식들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사람들이 즐겨 먹었는지,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변해왔는지 등 유래와 에피소드들이 소개된다.

사람마다 제각각인 맛은 둘째다. 전 세계 30여개국을 여행하며 새롭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며 “맛도 맛이지만 현지의 역사와 문화까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저자의 말처럼 인문학적 접근만이 있을 뿐이다.

특히 역사 속의 한 장면, 원조와 어원, 음식남녀, 전쟁과 도박, 황제의 음식, 건강과 소망 등 테마별 유래는 어색한 대화 자리를 부드럽게 풀어낼 수 있는 애피타이저로서의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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