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기업이라던 다이소, 지난 2년간 일본법인에 100억원 넘는 배당금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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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기업이라던 다이소, 지난 2년간 일본법인에 100억원 넘는 배당금 지급
  • 박철성 칼럼니스트·다우경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16.07.2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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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핫 키워드] 박정부 회장 “일절 배당·로열티 없다”…2014~2015년 102억6300만원 지급
▲ 국부유출 논란이 일고 있는 다이소아성산업의 다이소 매장.

[박철성의 핫 키워드] 박정부 회장 “일절 배당·로열티 없다”…2014~2015년 102억6300만원 지급

다이소아성산업이 ‘국부유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검찰이 롯데그룹에 이어 다이소를 노려보는 배경이다.

지난 2월21일 다이소아성산업 박정부 회장(72)은 한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한국 다이소는 일본 다이소에 일절 배당이나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는다. 인적 교류나 파견도 없다. 안정적으로 일본 수출을 계속하기 위해 단순히 브랜드만 공유하는 것일 뿐이다.”

박 회장은 다이소가 토종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년도 다이소아성산업의 감사보고서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다이소아성산업은 일본 법인인 다이소(大創·대창)산업(34.21%)에게도 51억3154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고 보고했다.

2014년도에도 마찬가지였다. 다이소아성산업은 지난해와 2014년 각각 51억3150만원씩 총 102억6300만원을 일본 법인인 다이소산업에 지급했다. 2년에 걸쳐 100억원이 넘는 큰돈이 일본으로 건너간 것이다.

그런데도 박 회장은 “일절 배당이나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박 회장은 인적교류나 파견이 없다고 했다. 확인한 결과 현재 다이소에는 2명의 일본인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다이소가 ‘토종기업’이라고 강조한 박 회장의 말 또한 정확한 표현은 ‘외국인(일본) 투자기업’이라고 해야 옳다. 2002년 설립된 다이소아성산업은 일본 다이소산업이 34.21%를 출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 회장은 왜 ‘토종기업’이라고 했을까?

지난 22일 오후 성남시 분당의 한 커피숍에서 다이소아성산업 안웅걸 이사((62세)를 만났다. 그는 다이소아성산업의 입장을 밝혔다.

“한국 ㈜다이소아성산업은 일본 다이소산업과는 별개로 운영되고 있으며 단순히 브랜드 이름을 공유하고 있을 뿐 전 직원이 한국인으로 구성된 100% 독자적 한국 기업이다. 2001년 일본 다이소와 상호협조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34% 지분투자를 받았고 상호협의 하에 다이소라는 브랜드명을 공유하고 있다.”

안 이사 역시 ‘전 직원이 한국인으로 구성된 100% 독자적 한국 기업’임을 강조했다. 정확히 상황 파악을 못했거나 아니면 박 회장을 두둔하기 위함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는 “한국 다이소아성산업은 2013년까지 적자였다. 하지만 2014년부터 흑자로 전환해 2014년과 2015년도 배당금을 일본에 지급하게 된 것”이라면서 “투자금에 대해 이익 배당이 지급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당위성을 강조했다.

또 안 이사는 “일본에서 7년간의 유학생활을 하면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존경하게 됐다”면서 “롯데가 한국에 많은 투자를 한 것은 사실 아니냐”고 덧붙였다.

아무튼 지금 다이소는 롯데그룹 사태와 닮은꼴 형국으로 가고 있다. 최근 롯데그룹이 국부 유출 논란과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에 나섰다. 여론이 악화되자 사태 확산을 진화하려는 것으로 비춰졌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12일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롯데는 1967년 설립된 이래 경영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의 99%를 국내 사업에 재투자하고 있다. 일각의 국부유출 논란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또 “롯데는 2004년까지 일본롯데에 배당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 국세청에서 일본롯데가 호텔롯데에 투자한 차입금에 대한 이자 등을 문제 삼은 것을 계기로 2005년부터 배당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또한 “실제 2014년 롯데그룹의 전체 영업이익은 3조2000억원이며 일본 주주 회사에 배당된 금액은 341억원으로 약 1%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 박정부 다이소아성산업 대표.

한편 다이소아성산업이 일본 다이소 측에게 건넨 배당금 규모는 전체 이익배당의 1/3이 넘는다. 이익 배당 중 상당액이 일본으로 넘어간 것이다.

이런 공식이라면 앞으로가 더욱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부유출 논란을 넘어 불매운동으로 확산할 조짐으로 번지는 이유다.

2014년 4월15일 다이소아성산업은 (사)독도사랑운동본부(총재 강석호)와 독도 사랑 기업 협약식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독도사랑운동본부는 각종 독도사랑운동을 통해 국민의 역사의식을 고취하고 세계에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홍보하고자 민간주도로 설립된 단체다. 다케시마의 날 철폐촉구 행사, 독도의 날 기념행사, 독도방문행사, 길거리 독도 홍보행사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당시 다이소는 “후원금 전달뿐 아니라 다양한 지원활동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독도 사랑 운동본부에서 진행하는 주요 독도 사랑 행사에 다이소 직원들이 함께 참여하고 다이소 물품을 지원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렇게 1년여 세월이 지났다. 하지만 다이소아성산업의 독도 사랑 운동 후원 내용과 활동사항은 보고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혹시 ‘다이소가 다케시마를 후원한다는 루머’에 맞대응하기 위해 뽑아든 면피용 협약 카드가 아니었을까? 아니라면 독도에 대한 사랑 표시가 이미 보고 돼야 했다고 업계에서는 입을 모은다.

현재 다이소아성산업은 박정부 회장의 2녀 박영주 부사장(35)이 대물림을 전제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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