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잡지, “롯데그룹은 정권부양 차원의 살아있는 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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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잡지, “롯데그룹은 정권부양 차원의 살아있는 제물”
  • 한정곤 기자
  • 승인 2016.07.29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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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지 ‘팩타’, 건실하지만 처세술 미숙한 신동주 vs 사교성 좋지만 권력지향적 신동빈
▲ 경영권을 둘러싸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형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검찰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일본 비즈니스 월간지 ‘팩타(Facta)’가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권부양 차원의 제물이라고 해석해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건실하지만 처세술이 미숙하고 신동빈 회장은 사교성이 좋은 반면 권력지향적이라는 두 형제의 성격과 경영철학도 분석했다.

팩타는 최근 발행한 8월호에서 ‘희생물 롯데 재벌의 비극’이라는 제목으로 4페이지에 걸쳐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과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대해 집중 분석한 기사를 게재했다.

팩타는 먼저 “재일 한국인인 시게미쓰 다케오(신격호)가 당대에 쌓아올린 한·일 양국에 걸친 재벌은 지금 크게 삐걱거리기 시작했다”면서 검찰이 ‘3개의 루트’로 롯데그룹을 조여오고 있다고 서두를 시작했다.

여기서 3개의 루트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네이처퍼블릭의 면세점 출점을 둘러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뇌물수수 의혹, 그리고 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말한다.

팩타는 “검찰의 표적은 분명치 않다”면서도 “최종 타깃은 신동빈 회장”이라고 지목했다.

그룹 내 복수 거래를 통해 행해진 비자금 조성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팩타는 “M&A로 비대해진 한국롯데는 지금 강한 원심력이 움직이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정권교체기 때마다 재벌에 대한 사정바람이 불었던 점을 들어 “침체일로의 박근혜정권의 롯데 때리기는 모양새 좋게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레임덕으로 치닫는 정권의 위기를 재벌 사정바람으로 차단하고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한 목적이 내포돼 있는 수사라는 해석이다.

특히 ‘롯데는 한국기업인가 일본기업인가’로 과열되고 있는 언론보도를 지적하며 “정권부양을 위해 한국 민족주의를 자극하기에 롯데는 더할 나위 없는 산 제물”이라고 강조했다.

▲ 롯데그룹의 검찰 수사와 경영권 분쟁을 분석한 일본 비즈니스 월간지 ‘팩타’ 8월호 기사.

기사에서는 신동주·동빈 두 형제의 성격과 경영철학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다.

팩타는 “신동주·동빈 형제는 함께 아오야마학원대학교를 졸업했지만 타입은 다르다”면서 “이과전공에 대학원까지 진학한 신동주 부회장은 건실하지만 처세술은 미숙하다”고 적었다.

반면 “문과인 신동빈 회장은 사교성이 좋은 반면 권력지향이 강하다”면서 “미국의 컬럼비아 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취득하고 7년 정도 노무라증권에서 일한 후 한국 사업의 책임자가 되자 70건 가까이 M&A에 손을 대며 규모를 확대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신 부회장은 2011년 이후 신격호 총괄회장과 만날 기회가 줄어들고 있었던 반면 신 회장은 같은 롯데호텔 안에 집무실이 있어 언제라도 만나는 일이 가능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나 팩타는 “신동빈 회장은 일본에서 좋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며 지난 1996년 12월 롯데리아 직원들의 신랄한 평가가 담긴 내부 메모 2통을 소개했다.

‘컨설턴트의 의사에 좌우돼 현장이 혼란해지고 있다.’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감정이 격해 회의장에서도 때때로 인격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도 서슴치 않아 도저히 인재를 육성하려고 하는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반면 올해 3월과 6월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쪽에 손을 들어준 일본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의는 신동주 부회장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팩타는 관측했다.

이에 대해 팩타는 “대다수는 태도를 보류하고 있지만 심정적으로 (신동빈 회장보다) 인격이 더 훌륭한 신동주 부회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팩타는 신동빈 회장도 이를 알고 있는 것으로 추측했다. 즉 올해 두 번의 주주총회가 모두 휴일에 개최된 것은 종원지주회의 회원들과 신동주 부회장이 마주치지 않게 하기 위한 처사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팩타는 신동빈 회장을 타깃으로 한 검찰 수사 이후 한·일 롯데의 경영구도와 관련 신동빈 회장의 일본롯데 경영복귀가 낙관적이지 않다고 내다봤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같이 한·일 롯데를 동시에 경영하기에 롯데그룹의 덩치가 너무 커졌다는 점이 이유다.

또한 1990년대까지 롯데그룹은 일본의 감사부문에서 호텔롯데 등 주요회사의 경영지도를 해왔지만 신동빈 회장이 한국에 건너간 뒤로는 각자 경영했다는 점 역시 또 다른 이유로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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