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대우인터 매각 “득보다 실”…2016년 이후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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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대우인터 매각 “득보다 실”…2016년 이후나 가능
  • 한정곤 기자
  • 승인 2014.05.2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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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7월 28일 미얀마 양곤에서 열린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 생산 기념식. <대우인터내셔널 제공>

포스코가 ‘내실 성장’을 목표로 철강 본업 경쟁력을 강조하며 철강 외 사업 분야의 구조조정을 예고해 대우인터내셔널의 지분매각이 다시 시장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포스코는 19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철강본업 집중 및 메가 성장기반 구축, 경영효율화를 위한 사업구조조정, 재무구조 건전화를 골자로 하는 신경영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사업구조조정과 관련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 어떤 사업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대원칙을 내놓음으로써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한 관심을 한층 높였다.

이날 제시된 사업구조조정 대원칙 3가지가 모두 대우인터내셔널과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제시한 대원칙은 첫 번째가 국내 1위권에 속하지 않거나 철강핵심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 기능을 수행하는 사업이 아닌 비핵심사업이다.

두 번째는 우량 계열사라도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지분 이상은 매각이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세 번째는 그룹 사업구조 효율화를 위한 사업 통합, 교환 혹은 분리 등 내부 조정도 함께 추진한다는 것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무역·자원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는 철강 외 계열사다. 대원칙 실행을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지분 매각 대상이 된다는 의미다.

시장의 관심을 반영하듯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질의응답을 통해 “현 시점에서 확정된 건 없다”면서도 “(매각) 상대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유동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다만 “철강이 아닌 모든 사업은 구조조정 대상”이라고 언급해 대우인터내셔널의 지분 매각은 구조조정 대상임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 지분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설사 매각한다 하더라도 10%미만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즉 경영권은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010년 포스코의 대우인터내셔널 인수가는 3조3724억원이었다. 그러나 19일 종가 기준 보유지분(60.3%)의 가치는 2조3455억원으로 1조원 가량의 손해가 불가피하다.

특히 대우인터내셔널의 경영실적은 포스코 계열사 가운데 손가락에 꼽을 만큼 양호하다.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의 추정치 600억원을 상회한 64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4%, 전 분기 대비 39% 늘어났다. 흑자 규모도 올해만 2000억원, 내년에는 3000억원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여영상 연구원은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생산 및 판매, 생산량 확대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미얀마 가스전 생산이 정상화되는 내년 영업이익을 5400억원으로까지 추정했다. 올해에 이어 다시 4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속적으로 현금창출이 확실한 계열사의 경영권을 넘긴다는 게 그리 쉽지 않다는 의미다.

포스코가 제시한 자료에서도 이 같은 의중은 충분히 읽혀진다.

KB투자증권 김현태 연구원은 “2016년 연결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기 위한 국내 그룹사의 이익 기여분이 2013년 대비 8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면서 “그 구체적 방안 중 하나로 ‘미얀마 PJT’가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김 연구원은 “2016년 미얀마 프로젝트 영업이익은 3500억원 수준으로 국내 그룹사 이익 증가분의 44%에 해당하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은 경영권 매각까지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을 매각하지 않고 품고 갈 것이란 예상도 힘들다.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에 대해 시장이 관심을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즉 시기가 언제이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2016년 이후가 예상되고 있다. 미얀마 가스전의 100% 가동으로 고배당이 가능해져 M&A매물로 나올 경우 PEF 등에서는 매력적인 인수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대증권 전용기 연구원은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전체 매각 외에 지분 일부 매각, 사업부 분할 매각, 다른 계열사와의 합병, 사업 양수도 등 포스코의 어떠한 매각결정도 대우인터내셔널의 주주가치에 유리하지 않고 포스코의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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