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가지 신화로 읽는 인간의 또 다른 역사…『신화로 읽는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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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가지 신화로 읽는 인간의 또 다른 역사…『신화로 읽는 심리학』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6.11.07 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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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영웅 아킬레우스의 죽음 뒤에는 아들의 운명을 바꾸려 한 어머니 테티스의 욕심이 있었다. 그리고 그 욕심 이면에는 테티스의 불운한 결혼 생활이 있었다.

무거운 돌을 다시 정상까지 계속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은 시시포스의 비극도 자신의 재능을 과신한 데서 비롯됐다.

사모스 섬의 폭군 폴리크라테스는 성공에 도취해 계속 권력과 부를 탐했으며 스스로를 무적이라고 믿었다.

욕심에 눈이 먼 그는 불행을 예견하는 모든 조언과 징조를 무시했고, 결국 페르시아 총독인 오로에테스에 잡혀 십자가에 못 박히고 말았다. 폴리크라테스의 오만은 스스로의 힘을 맹신한 데서 비롯됐다.

신간 『신화로 읽는 심리학』(유아이북스)은 그리스·로마 신화부터 히브리, 이집트, 켈트족 그리고 북유럽 신화에 이르기까지 총 51가지 신화를 인간의 삶에 맞춰 소개한다.

한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가족 안에서 자라고 끝없는 시련을 통해 성장하며 이후 부모의 곁을 떠나 독립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마지막으로 인생의 종착지인 죽음으로 향하는 과정을 신화를 통해 조명하고 있다.

특히 부모의 잘못된 사랑, 형제간 경쟁, 부모로부터의 독립, 삶의 목적 찾기, 부부 간 믿음, 불행한 결혼 생활, 물질에 대한 집착, 죽음에 대한 공포 등 일상에서 겪는 인간의 내면을 신화 속 이야기로 들여다본다.

신화의 주인은 대부분 신이지만 그들은 인간의 모습을 한 또 다른 우리들이다.

그러나 신화는 인간이 당면한 문제에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직선적, 인과적, 이성적 사고는 오히려 세상의 깊은 의미와 문제 해결책을 찾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화는 삶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우회도로와 같다.

힌두교에서 전해 내려오는 인드라와 개미 이야기에서는 죽음이란 아무도 피할 수 없으며 물질에 집착하지 않아야 행복하게 살 수 있음을 일깨워 준다. 그 어떤 위대한 신이라도 여러 번 환생 끝에 결국 개미가 되었다는 내용은 욕심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덧없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준다.

동아프리카에서 전해 내려오는 므쿠라네와 카냥가 형제 이야기는 어린아이처럼 보이는 작은 사람들을 다르게 대접하는 형제의 태도를 통해 성공의 열쇠가 주변 사람들에게 있음을 알려 준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 어떠한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나 자신의 무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또한 아서 왕의 군대 이야기에서는 목표를 이룬 뒤에 일어나는 무료감을 다루었다. 수많은 전쟁으로 혁혁한 공을 쌓았지만 아서 왕의 군인들은 전쟁이 끝난 뒤 모든 의욕을 잃고 말았다. 이 이야기를 통해 삶의 목표를 정하는 것이 결코 사소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핀란드 서사시 ‘칼레발라(Kalevala)’ 속 영웅 베이네뫼이넨이 인생의 목표를 바꾼 이야기를 통해서는 우리의 꿈 또한 언제든 바뀔 수 있으며, 그것이 나쁜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신화를 읽으면 고통과 두려움, 갈등과 번민이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면서 “이를 통해 신화의 의미를 좀 더 잘 이해하고 또한 그 의미를 삶에 적용하는 데 도움을 얻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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