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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과 비정규직은 ‘한국적 자본주의’가 낳은 사생아”…『한국은 자본주의 사회인가』
심양우 기자  |  syw@iheadlin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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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7  10: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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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 전인 1980년대 후반 한국사회에는 사회구성체 논쟁이 한창이었다.

1985년 박현채 교수의 ‘국가독점자본주의론’에 대해 이대근 교수가 ‘주변부자본주의론’의 입장에서 문제제기를 하면서 촉발된 논쟁은 이후 NL(민족해방) 진영의 ‘식민지반자본주의론’과 PD(민중해방) 진영의 ‘신식민지독가독점자본주의론’의 대립으로 이어졌다.

출발선은 한국의 자본주의와 국가의 근본적 성격에 대한 좌파진영의 고민이었다. 봉건사회에서 식민지를 거쳐 자본주의 사회로 변화해 왔던 구조적 특수성을 진단하고 현실적 모순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도가 내포돼 있었던 것이다.

논쟁은 1990년대 사회주의의 몰락과 함께 사라졌지만 한국 자본주의 역사에 대한 연구와 함께 사회운동의 향방이 이론과 결합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유의미한 평가를 받고 있다.

신간 『한국은 자본주의 사회인가』(페이퍼로드)는 이제는 유물이 돼버린 빛바랜 사회구성체논쟁을 떠오르게 한다. 물론 이 책이 그 논쟁을 끄집어내려거나 그 중심으로 다시 들어가려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국의 자본주의를 규정하는 저자의 시각이 단순히 자본주의의 한계에 그치지 않고 한국적 특수성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자본주의를 만들고 발전시켜왔던 서구 국가들이 자본주의 심화에 따른 시스템적인 경제 부작용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지만 한국은 심화할 자본주의조차 아직 제대로 도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은 아직 자본주의 사회라고 말하기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한국 경제에서 가장 대표적인 재벌에 의한 경제력 집중과 소득 격차 심화의 문제를 통해 서구의 자본주의와 한국의 자본주의를 비교하고 그 차이를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재벌은 전통사회 혹은 국가 주도의 이권사회에서나 가능한 시스템이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불가능한 시스템이다. 특히 2~3세에 이어 4세에 이르는 재벌의 경영 세습은 자본주의 원리보다는 혈연중심으로 이어지는 신분사회의 메커니즘에 더 가깝다고 주장한다.

또 기업의 운영에서도 전문경영자인 월급사장의 합리적 의견보다 ‘회장님’의 결정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현실도 지적한다.

따라서 한국 재벌들이 경제 지배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한국에서 자본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증거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자본주의 적용을 완화하기보다 오히려 강화하는 게 해결방안”이라며 “제대로 된 자본주의에서는 재벌의 세습 체제가 자연스럽게 해체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소득격차도 마찬가지다. 서구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소득격차가 커지고 있지만 그것은 근로자의 수입이 감소한 것이 아니라 부자가 더욱 부자가 되면서 발생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비정규직·계약직 등 새로운 노동자층이 생기면서 이들의 임금수준이 떨어져 소득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 즉 원래 1000만원과 1억원을 버는 근로자가 500만원과 2억원을 버는 근로자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에서는 노동자를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하지 않고 이는 자본주의적이지도 않아 자본주의를 제대로 받아들여야 해결되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저자는 “한국은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많은 제도를 도입해 ‘한국적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단어까지 만들어냈지만 한국경제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또 자본주의 문제를 파악한다”면서 “일단 자본주의가 제대로 도입된 이후에야 한국적 자본주의의 치유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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