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파인텍, 한 달 새 100% 주가 폭등…대규모 자전거래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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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파인텍, 한 달 새 100% 주가 폭등…대규모 자전거래 의혹
  • 박철성 칼럼니스트·다우경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17.01.05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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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핫 키워드] 시·분·초까지 일치…회사측, “자전거래·주가조작 전혀 모르는 일”

[박철성의 핫 키워드] 시·분·초까지 일치…회사측, “자전거래·주가조작 전혀 모르는 일”

코스닥 상장사 대성파인텍에 대규모 자전거래가 포착됐다. 시세조종을 노린 짙은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자전거래(cross trading)는 동일 증권사에서 동일 종목·동일 수량··동일 가격의 매도와 매수를 동시에 시행하는 매매로 거래 체결의 시·분·초가 같다.

작전세력들은 이러한 방법을 악용한다. 자신들의 물량을 주고받는 방법으로 거래를 폭발, 개인 투자자들을 유인하면서 시세조종을 한다.

지난 2일 대성파인텍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 대비 800원이 오른 3475원에 마감했다. 이날 거래량은 2200만여주. 거래금액은 740억여원에 달했다.

이튿날인 3일도 6.33% 오른 3695원에 마감했다. 이날은 4100만여주의 대량거래가 터졌다. 거래금액은 1533억여원.

주가는 4일에도 2.84%가 올랐다. 종가는 3800원을 마크했다.

이처럼 최근 3거래일을 통해 대성파인텍의 주가는 1125원이 올랐다. 이는 지난해 12월29일 종가 기준으로 42.05%가 상승한 것이었다.

▲ 대성파인텍 일봉 그래프. 한차례 이익 실현과 1차 주가견인 이후 최근 다시 주가를 부양한 세력의 발자국이 선명하다. <자료=미디어캠프 신원>

그런데 이번급등이 전부가 아니었다. 대성파인텍은 지난해 12월9일과 10일 양일에 걸쳐 57.78%의 1차 급등을 했다. 최근의 급등 포함하면 지난해 12월8일 종가 1895원 대비 무려 100.52%가 폭등한 것이다. 채 한 달이 안 된 18거래일 만에 주가는 두 배가 되었다.

거래회전율도 엄청났다. 최근 3거래일 동안만 283.3%를 기록했다. 거래회전율은 상장주식의 총 주식 수에 대한 거래량 비율을 말한다. 즉 3거래일 동안 주식의 주인이 2.8번 바뀌었다는 얘기다.

▲ 대성파인텍 일별주가. 지난 1차 급등과 최근의 급등 당시 거래량 회전율이 눈길을 끈다. <자료=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그렇다면 누가 대성파인텍의 주가 상승을 주도했을까. 또 대량의 거래 회전율은 누가 일으켰을까.

최근 한 달간 주체별 거래비중은 개인이 98.51%로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외국인이 1.35%, 기관은 0.13%를 나타냈다. 지난 3일 기준 최근 5일간 거래비중은 개인이 98.65%, 외국인이 1.3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급등한 3거래일의 전체 거래내용을 확인한 결과 천문학적 금액의 대규모 자전거래가 드러났다.

대성파인텍의 자전거래는 주로 키움증권 계좌를 통해 발생했다. 10만주 이상 거액의 자전거래만 수백 건으로 확인됐다. 물론 이들 자전거래는 시·분·초까지 일치했다. 수량도 같았거나 거의 비슷했다.

이들 자전거래는 거래 당시 현재가보다 몇 호가의 갭(Gap)을 두고 매수·매도가 일어났다. 체결 즉시 대성파인텍의 현재가는 자전거래 체결가격으로 바뀌었다. 바로 시세조종이었던 것이다.

▲ 지난 2일 대성파인텍의 상한가 진입은 오후 2시 9분 55초, 단 한 건의 자전거래로 이뤄졌다. <자료=미디어캠프 신원>

혹자들은 이를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규모 거래의 시·분·초가 동일하고 동일 가격으로 맞아떨어지려면 어느 정도의 확률이면 가능일까. 그것도 수백 건의 거래가 일치했을 때의 확률 말이다.

특히 지난 2일 상한가는 오후 2시9분55초, 단 한 건의 자전거래로 이뤄졌다. 44만주의 매수주문과 52만주의 매도 주문이 체결되면서 대성파인텍은 곧장 상한가에 안착했다. 이때 매수와 매도 수량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앞서 대기 중이던 다른 주문에 거래가 체결됐기 때문이다.

대성파인텍에 주둔, 최근 급등을 주도한 세력의 매수평균가는 2890원 근처로 분석됐다. 이는 4일 종가 3800원 기준으로 대략 31%의 수익구간이다.

현재 대성파인텍은 2차 주가견인구간이다.

현재 대성파인텍에 발을 담근 세력은 아직 차익 실현을 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안전하다거나 혹은 마냥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기에는 무리다. 무턱대고 빨간 불기둥을 쫓아선 안 된다는 얘기다. 대성파인텍에 ‘설거지팀’이 언제 투입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설거지’는 이 바닥 은어로 세력이 이익 실현하려는 물량을 받아주는 역할을 말한다. 그들은 쏟아지는 이익 실현 물량을 받아주면서 아직 상승추세가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연출하는 것이다. 이는 개미의 이탈을 막고 새로운 개미를 유혹하기 위함이다.

최근 주가급등에 대해 대성파인텍의 김강섭 전무는 “아마도 정치 테마주로 묶여서 급등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면서 “자전거래니 주가조작이니 하는 등의 내용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대성파인텍은 지난 9월 비상근 등기임원으로 선임된 이재순 변호사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다. 문 전 대표와도 깊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정치테마주에 합류됐다.

하지만 이번 급등은 자전거래 등을 통한 주가견인의 실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대성파인텍은 파인블랭킹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파인블랭킹은 철판 프레스 가공 시 후공정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절단면을 정밀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 코스닥 상장사 대성파인텍의 공장 내부.

대성파인텍은 내수시장 위주로 영업활동을 했다. 그러나 2005년부터 세계 4위 자동차 부품 기업인 마그나와의 거래를 통해 수출이 점차 증가해 현재 16개 업체에 수출하고 있다.

내수시장 주요 매출처는 현대기아차, 르노삼성차 등이다. 또 태양열을 이용한 사업에 신규 진출하기 위해 태양열 온수기 제조업체인 강남을 흡수합병했다. 대성파인텍은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이다.

한편 정치 테마주에 대해 증권계는 투기 세력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상 급등 종목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태스크 포스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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