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감투욕에 눈먼 문창극의 구차한 해명과 사과
상태바
[칼럼] 감투욕에 눈먼 문창극의 구차한 해명과 사과
  • 한정곤 기자
  • 승인 2014.06.15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쓰럽다’는 표현밖에 떠오르질 않는다. 구차한 변명으로 무엇을 구하고자 하는지도 의문이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만 끄면 된다는 임시방편에 의한 해명 아닌 해명은 아닌지, 진의 역시 의심스럽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5일 오후 서울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지난날 중앙일보에 게재한 칼럼과 서울대 강의, 교회 특강 등에서 쏟아냈던 발언에 대해 해명과 함께 사과한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신의 모든 발언은 진의가 잘못 전달돼 빚어진 오해라는 게 취지다. 말실수도 소신도 아니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문 후보자는 위안부 발언은 “진정한 사과가 전제되지 않고 금전적 내용만 한 당시 협상을 지적한 것”이며 일본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발언은 “우리 민족에게는 시련과 함께 늘 기회가 있었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서도 “전직 대통령인 국가 원로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은 행동으로는 적절하지 못했다는 것을 언론인으로서 지적한 것”이며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칼럼 역시 “시중에 회자된 비자금 문제나 해외재산 도피 의혹에 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문 후보자의 해명과 사과는 국회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 제출을 하루 앞두고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리를 사퇴하지 않고 고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자신의 삶을 통해 굳어진 소신을 국무총리라는 감투에 팔아넘기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차라리 전관예우 논란으로 후보직에서 사퇴한 안대희 전 후보자가 ‘군자(君子)’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특히 이날 해명으로 그의 역사관이 바뀔 것으로 믿는 국민도 아무도 없다. 그는 이날 입장 발표 배경으로 “총리 지명 다음날부터 갑자기 제가 반민족적인 사람이 돼버렸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은 반민족적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구분 못하는 ‘미개한 국민’이라는 또 다른 표현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그동안 문 후보자의 역사관은 발언을 통해 백일하에 드러났다. 칼럼을 통한 이념적 편향성 역시 극명하다. 정답은 해명과 사과와 함께 사퇴 선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