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요금에 감춰진 물이용부담금 ‘위헌’”…납세자연맹, 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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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요금에 감춰진 물이용부담금 ‘위헌’”…납세자연맹, 소송 제기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7.06.0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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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요금에 포함돼 납부하는 물이용부담금의 위헌여부가 법원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전 국민이 납부하는 물이용부담금이 위헌결정될 경우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납세자연맹은 물이용부담금이 수많은 납세자에게 금전적 부담을 지우고 있다면서 9일 오전 서울행정법원에 서울시를 상대로 물이용부담금 부과처분 취소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부당한 부담금 폐지운동의 시작의 첫 단계로 전국 4대강 수계 중 부담금 부과징수액 규모가 가장 많은 한강수계관리기금에 속한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번 행정소송에는 서울시 일반주택과 아파트에 거주하며 서울시로부터 수도요금 고지서를 받는 시민 6명이 참여했다.

지난해 기준 각 행정부처가 부담금의 명목으로 거둬들이는 부담금은 총 90개에 징수액은 19조7000억에 달한다.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2조에 따르면 “부담금은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특정 공익사업과 관련하여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하는 조세 외의 금전지급의무”라고 규정돼 있다.

물이용부담금은 수도사업자가 공공수역으로부터 취수된 원수를 직접 또는 정수해 공급받는 최종 수요자에게 물사용량에 비례한 금액을 부과해 징수하는 것인데 현재 이 금액은 4대강 수계관리기금으로 관리하고 있다.

▲ 서울시 종로구 빌라에 거주하는 김00 씨 가정의 2월분 수도요금 청구서 내역. <한국납세자연맹 제공>

한강수계의 경우 물이용부담금 부담률(%)은 1999년 도입 당시 톤당 80원이었던 것이 계속 인상돼 2011년부터 현재까지 170원을 유지하고 있으며 2015년 한해 징수금액은 약 4600억원에 이른다.

또한 2015년 한해 4대강 전체 물이용부담금 징수액은 약 8600억원에 달한다.

납세자연맹은 “물이용부담금은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법으로 법률에 물이용부담금 산정기준과 부과율 등 중요한 사항에 대해 대강을 정하지 않고 시행령에 전적으로 위임하고 있어 헌법상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배돼 위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즉 아파트 거주자의 경우 단독주택과 달리 세대별로 고지서가 발부되지 않고 단지별로 하나의 고지서가 발부돼 거주자는 물이용부담금이 납부되고 있는 것 자체를 모르고 있기 때문에 이는 고지서 발부 없이 물이용부담금을 징수한 것이 되어 원천무효라는 것이다.

연맹은 또 “기존 헌법재판소의 판례에도 부담금은 특정과제 수행을 위해 별도로 관리하고 지출돼야 하며 일반적인 국가 과제를 수행하는 데에 사용되지 말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지만 “물이용부담금을 비롯한 각종 부담금이 국회의 통제나 국민의 조세저항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용되고 일반예산으로 해야 할 수진개선사업에 사용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공익소송의 진행을 맡은 이경환 변호사는 “학교용지부담금과 문예진흥기금 사건에서 헌법재판소가 물이용부담금과 같은 재정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부담금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위헌이라고 판시했다”며 “물이용부담금 징수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실질적 세금인 부담금징수액은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1.2%에 달하는데 조세수입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고 일반예산은 부족한데 부담금징수액으로 운영되는 기금예산은 남아 돈다”며 “부담금은 점진적으로 폐지해야 하며 국가예산이 부족하면 정정당당하게 국민의 동의를 받아 세금으로 징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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