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형태의 보호무역주의 장벽 ‘우회덤핑’ 요건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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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형태의 보호무역주의 장벽 ‘우회덤핑’ 요건 검토해야”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7.06.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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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업에 대한 우회덤핑조사 우려가 고조되고 있어 해외투자전략 수립 시 우회덤핑의 누명을 쓰지 않도록 해당 요건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5일 ‘미국과 EU의 우회덤핑 방지규정에 대한 이해와 우리의 대응’ 보고서를 통해 우회덤핑 방지규정을 운영 중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우회덤핑 요건과 과거 한국산 컬러TV 사건 등 대표적인 사례를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우회덤핑이란 반덤핑관세가 부과된 제품의 생산·선적방법을 변경해 기존 반덤핑조치의 적용을 회피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기존 반덤핑조치의 대상이었던 제품이 우회덤핑되고 있다고 판정되면 해당 제품뿐만 아니라 구성부품까지도 기존 반덤핑조치가 확대 적용된다.

그러나 글로벌가치사슬이 고도로 발달한 현 경제상황에서 경영 전략적 판단으로 결정된 생산기지 해외 이전과 반덤핑조치 회피를 목적으로 하는 우회덤핑 간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져 미국과 EU의 해당 규정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보고서는 WTO 차원에서 우회덤핑에 대한 규정이 없어 각국이 자의적으로 우회덤핑 방지조치를 운영한다면 새로운 형태의 보호무역주의 장벽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우회덤핑을 수입국 우회, 제3국 우회, 사소한 변경이 가해진 제품, 추후 개발된 제품으로 구분하고 각 유형마다 고유의 법적 요건을 두고 있다.

분석 결과 제3국 우회와 사소한 변경이 가해진 제품에 대한 조사가 가장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회덤핑 요건이 충족된 경우에는 기존 반덤핑조치가 우회덤핑된 제품 및 그 구성부품으로 확대 적용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1990년대 후반 벌어진 한국산 컬러TV 사건이다. 멕시코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는 우리 기업의 컬러TV에 대해 미국 상무부는 멕시코에서는 사소한 조립공정만 이루어졌고 이는 한국산 TV에 대한 기존 반덤핑조치를 우회하는 것이라며 우회덤핑조사를 개시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을 WTO에 제소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지만 미국 정부가 우회덤핑조사를 중지함에 따라 우리도 소를 취하했다.

EU는 모든 유형에 적용되는 공통요건과 EU 역내·외에서 단순조립 형태로 이루어지는 우회덤핑에 적용되는 특별요건을 구분한다.

분석 결과 환적에 대한 조사가 가장 빈번히 이루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교역형태가 우회덤핑으로 판정되면 미국과 마찬가지로 우회덤핑된 제품 및 그 구성부품에 기존 반덤핑조치가 확대 적용된다.

무역협회 통상연구실 곽동철 연구원은 “우리 기업으로서는 해외투자전략 수립 시 우회덤핑 해당여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면서 “우회덤핑 방지규정을 다자규범화하는 한편 우리나라도 우회덤핑 방지규정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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