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용 베어링 담합’…일본·독일계 4개 제조업체에 20억원 과징금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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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용 베어링 담합’…일본·독일계 4개 제조업체에 20억원 과징금 부과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7.06.2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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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공급하는 자동차용 베어링의 가격 수준을 합의한 일본·독일계 베어링 제조업체 4개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2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이들 업체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에 납품하는 각자의 베어링 시장을 서로 침탈하지 않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일본정공과 제이텍트는 2002년 6월 현대자동차 싼타페와 투싼 등 국내 SUV 자동차용 동력전달장치에 장착되는 32911JR 베어링의 납품가격 수준을 동일하게 하기로 합의한 후 2009년 12월까지 이를 실행했다.

일본정공은 베어링, 정밀기계를 제조·수출하는 일본 회사로 에스케이에프, 셰플러와 함께 세계 3대 베어링 메이커 중 하나다.

제이텍트는 베어링, 자동차 부품 등을 제조·수출하는 일본 회사로 본사는 일본 오사카에 있다.

또한 이들 2개 업체는 셰플러코리아, 한국엔에스케이 등 2개 베어링 제조업체와도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에게 납품하는 각자의 베어링 시장을 서로 침탈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실행했다.

셰플러코리아는 독일 셰플러 그룹(FAG)이 100%의 지분을 보유한 국내 자회사이며 한국엔에스케이는 일본정공이 100%의 지분을 보유한 국내 자회사다.

일본정공, 제이텍트, 셰플러코리아는 2006년 3월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에게 각자 납품하고 있는 베어링 시장을 서로 침탈하지 않기로 합의했고 이를 2009년 1월까지 실행했다.

각 사별로 납품중인 베어링은 일본정공과 제이텍트는 32911JR 베어링, 셰플러코리아는 SM T/F용 5종 베어링이다. 32911JR 베어링과 SM T/F용 5종 베어링은 동력전달장치(트랜스퍼)에 사용된다.

또한 일본정공, 한국엔에스케이, 셰플러코리아는 2008년 9월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에게 납품하고 있는 베어링 시장을 서로 침탈하지 않기로 합의했고 이를 2011년 8월까지 실행했다.

일본정공과 한국엔에스케이는 각각 리니어볼 베어링과 6903 베어링, 셰플러코리아는 M5HF2용 8종 베어링을 납품하고 있다. 리니어볼 베어링, 6903 베어링, M5HF2용 베어링 등은 변속기에 사용된다.

이들 업체는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가 베어링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납품업체를 다원화하는 과정에서 이들 4개 베어링 제조업체가 경쟁을 회피하기 위해 담합을 한 것으로 공정위는 설명했다.

이를 위해 4개 베어링 제조업체는 임직원 간의 전화통화, 회합 등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상호 조정하는 수법을 동원했다.

공정위는 셰플러코리아에 8억3300만원, 일본정공에 5억8400만원, 제이텍트에 5억3300만원, 한국엔에스케이에 7100만원 등 총 20억2100만원의 과징금과 함께 시정명령을 부과키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에 사용되는 고품질 베어링은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부품”이라며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기업과 소비자에 피해를 주는 국제담합 행위에 대해서는 사업자 국적과 담합이 이루어진 장소를 불문하고 철저히 감시해 엄정하게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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