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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론이 게장을 먹지 않은 이유”…『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음식 속 조선 야사』
심양우 기자  |  syw@iheadlin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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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9  10: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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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제20대 국왕이었던 경종은 1724년 8월25일 가슴과 배에 복통을 호소하며 며칠을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

이때 궁에는 이상한 소문이 퍼졌다. 세제였던 연잉군이 바친 게장과 생감을 먹고 경종이 독살됐다는 것이었다. 어의들도 한방에서는 게장과 생감을 함께 먹는 것을 매우 꺼린다고 입을 모았다.

경종에게 게장과 생감을 바친 연잉군은 조선 제21대 국왕 영조다.

이 사건으로 치열한 정권 다툼을 이어오던 노론과 소론의 처지는 한순간에 뒤바뀐다. 영조를 옹립한 노론은 다시 정권을 잡지만 경종을 모셨던 소론은 정권에서 밀려났다. 이후 소론은 경종이 먹고 죽었다고 생각한 게장을 입에도 대지 않았다. 민간에서도 게장과 생감을 함께 먹는 것은 위험하다는 속설이 퍼져나갔다.

밥도둑 정도로 알고 있었던 간장 게장은 숙종의 화려한 여성편력과 세 차례의 환국, 경종의 의문스러운 죽음과 노론·소론의 갈등을 품고 있는 음식이었다.

신간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음식 속 조선 야사』(팜파스)는 역사책엔 없지만 27가지 음식과 관련한 야사를 통해 조선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본다. 음식의 유래뿐만 아니라 조선의 정치사와 생활사, 시대상, 향토사, 신분과 관련한 폭넓은 지식까지 한 번에 알 수 있는 셈이다.

때문에 관료부터 천민까지, 때로는 암행을 나온 임금이 찾았던 주막을 배경으로 그 시대의 사람들과 마주앉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음식에 붙은 이름의 유래도 찾아나선다.

인조가 한양을 떠나 공주에 머무르며 반란군이 진압되기를 기다리며 공산성에 올라 북쪽을 바라보고 내려올 때쯤 시장기를 해결해 준 음식은 인절미였다. 공주에 사는 한 부자가 광주리에 무언가를 가득 담아와 인조에게 바친 것이다.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떡이 콩고물에 버무려져 있는 인절미는 인조를 감탄해 했고 떡의 이름을 물었지만 어느 신하도 이름을 알지 못했다. 다만 임씨 부자가 가져왔다는 것만 알렸을 뿐이었다.

이 말을 들은 인조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생각하다가 떡에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가장 맛있는 떡이라는 뜻의 ‘절미’에 임씨 집에서 가져왔다 해 ‘임절미’라고 부르게 한 것이다.

현직 역사 교사인 저자가 수많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들려주는 조선시대 음식과 관련된 야사는 부담 없이 소화할 수 있는 소박한 상차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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