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간판’만 달면 주가 급등…신라젠 올들어 5배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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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간판’만 달면 주가 급등…신라젠 올들어 5배 폭등
  • 박철성 칼럼니스트·아시아경제TV 탐사뉴스 보도국장
  • 승인 2017.11.13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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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주간증시] 정책 밀고 기관 끈다고 개인투자자 바이오 쏠림 투자?

[박철성의 주간증시] 정책 밀고 기관 끈다고 개인투자자 바이오 쏠림 투자?

코스닥 시장에 ‘묻지마 투자’ 주의보가 내려졌다. 형님격인 코스피가 숨 고르는 사이 아우 코스닥이 신바람 행진을 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 바이오주에 대한 지나친 쏠림 현상은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내증시는 훈풍에 돛을 단 격이다. 특히 코스닥 시장은 이제 대세 상승이 시작됐다. 이 같은 랠리에는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해 기대감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만났다.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에 마침표를 찍었다.

특히 오는 12월 중 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다. 대통령 취임 후 첫 방중이다.

이때 시 주석과 다시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 양국 간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따라서 그동안 사드 갈등으로 경색됐던 한·중 관계가 본격적으로 정상화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내년 2월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시 주석의 방한도 공식 요청했다. 이에 시 주석은 “방한을 위해 노력하겠다. 만일 사정이 여의치 못해 못 가더라도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말했다. 한·중 관계의 정상화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국 내 사드 보복 조치는 확실하게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기업의 활동과 중국인들의 한국관광이 복원돼 중국인 관광객 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현상은 내수시장 안정화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리란 분석 보고다.

여기에 최근 한 달 이상 계속 더 비싸지고 있는 원화의 가치(환율 하락)도 내수주에 상승에 더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 호조와 기업 실적 개선 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펀더멘탈 부분 등이 강화되는 것도 원화의 계속적인 강세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이에 따라 원화 강세 수혜 중형주인 중국 소비 관련 주와 증권·음식료 등의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바이오주들이 먼저 내달렸다. 코스닥 지수가 2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덩달아 개미들은 한 달 새 항암신약업체로 몰렸다.

해당 업종 종목들엔 ‘통정거래(자전거래)’가 난무하고 있다. 견인세력이 관련 종목 주가를 급등시켰다. 거래소와 금감원·검찰이 노려보는 이유다.

흔히 자전거래라고 불리는 통정거래는 매수할 사람과 매도할 사람이 사전에 가격을 미리 정한다. 그리고 정해놓은 시간에 동시에 매수·매도 클릭을 한다. 따라서 통정거래는 동일증권사를 통해 매수·매도가 이뤄지고 거래된 시·분·초가 같다.

통정거래는 마치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함이다. 투자자들을 유혹하기 마련이다. 세력들은 그렇게 주가를 조작하고 시세조종을 통해 부당이익을 취하는 게 목적이다. 따라서 증권거래법은 이를 금지하고 있다.

최근 코스닥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상승률 1위 업체는 신라젠(215600·대표 문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항암치료제 전문업체인 신라젠은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5배 가깝게 폭등했다.

▲ 신라젠 일봉 그래프. 신라젠은 2단 점프로 상승했고 코스닥 상승률 1위에 자리매김했다. <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라젠은 지난 1월2일 1만3250원이었던 주가가 지난 10일에는 7만5600원으로 상승했다. 이 기간 상승률은 470.56%에 달한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시장에서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 ‘펙사벡’의 가치가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또 유방암 표적 항암제를 개발 중인 앱클론(174900·대표 이종서)은 지난 9월 상장한 후 공모가(1만원)보다 6배 가까이 올랐다.

CMG제약은 정밀의료 유전정보 기반의 표적항암제를 개발 중이고 내년 미국 임상시험 허가신청(IND)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시장에 어필했다.

결국 신라젠(9월14일)과 앱클론(10월31일), CMG제약(058820·대표 이주형)은 한국거래소로부터 최근의 현저한 시황변동(주가 급등) 관련 조회공시가 내려졌다.

또한 한국거래소는 주가가 급등한 앱클론을 투자 경고 종목, 지난 8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CMG 제약은 단기과열 종목으로 지정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바이오주 쏠림 투자는 확연했다. 최근 한 달간 셀트리온에 몰린 개인들의 자금은 4235억원. 전체 개인 순매수 규모의 절반에 가까웠다. 이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2764억원이 투자됐다.

지난 6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티슈진에도 2568억 원이 유입됐다. 메디톡스(767억원) 휴젤(420억원) 앱클론(362억원) 신라젠(333억원) 등에도 개인투자자들이 몰렸다.

문재인 정부는 일찍이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을 표방했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과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을 연이어 발표했다.

지난달 말에는 연기금의 코스닥시장 투자 확대 등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이어 지난 2일에는 3년간 30조원을 지원해 기술혁신형 창업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결국 주요 연기금이나 공제회가 코스닥 종목 편입 비중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지수에 힘을 보탠 형국이다.

실제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 7일 취임식에서 “중소·벤처기업 투자를 늘리겠다”며 이례적으로 코스닥 투자 확대를 시사했다.

이에 앞선 6일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조찬간담회에서 “코스닥시장이 발전하려면 혁신성장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코스닥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지난 3일 취임사에서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첫 번째 과제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지수는 어느새 720선마저도 돌파했다. 코스피의 뒤를 이어 하늘길이 열린 셈이다. 추가 상승에 대해 기대는 당연하다.

▲ 코스닥 지수 일봉 그래프. 코스닥 지수가 45도로 급등, 날개를 펼쳤다. 주가 조작꾼들이 이런 타이밍을 놓칠 리 만무다. 따라서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은 3조4902억원, 외국인은 1조8799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유독 기관이 매도 일색을 보이며 3조8973억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그동안 코스닥 지수는 기관의 매도 공세에 억눌리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기관의 매도 공세가 줄었다. 오히려 매수로 전환됐다.

월별 기준으로 기관이 매수 우위를 보인 것은 이달과 지난 4월, 두 번에 불과하다. 개인과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보인 달이 딱 한 달씩밖에 없었던 것과는 극명한 대조다.

증권시장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기관이 매도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당분간 기관 매수세를 낙관하긴 어렵더라도 매도세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코스닥 지수는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차 효과와 수급개선, 이익 모멘텀, 투자심리 개선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코스닥 지수가 800선을 웃돌 것이라는 시장의 장밋빛 전망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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