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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권력 장악한 범죄자들과의 협력·거래”…『한국 자본권력의 불량한 역사』
심양우 기자  |  syw@iheadlin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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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1  09: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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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비리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년의 중형을 구형받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1일(음력 10월4일) 만 95세 생일을 맞았다.

신 총괄회장은 1970년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재벌로 본격 성장한다.

이때 박정희는 신격호에게 반도호텔을 불하해줄 테니 국제적인 호텔을 만들어 성공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노구치의 반도호텔은 해방과 함께 국가 소유로 넘겨져 당시 관광공사가 운영하고 있었다. 오늘날 롯데그룹의 출발점이었다.

한국 재벌 대부분이 정경유착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롯데그룹 같은 전격적이고 화끈한 출발의 일화를 찾기는 힘들다.

이후 1974년 6월 롯데는 반도호텔 매각 입찰에 단독 응찰해 낙찰을 받았고 박정희의 지시로 반도호텔 옆의 국립도서관도 손쉽게 사들였다. 중국음식점 아서원을 비롯한 인근 사유지 매입에도 정부의 도움을 받았다.

‘도심 인구집중 억제 정책’으로 대규모 백화점이 시내 한복판에 들어설 수 없었지만 롯데는 백화점이 아닌 쇼핑센터로 명칭을 바꾸는 편법을 동원해 현재의 소공동 롯데백화점도 준공했다.

박정희가 롯데쇼핑센터 건을 재가한 것은 궁정동 안가에서 숨지기 불과 몇 시간 전인 1979년 10월26일 오후였다.

신간 『한국 자본권력의 불량한 역사』(내일을여는책)는 불법과 탈법과 정경유착으로 부와 권력을 쌓아올린 자본권력을 마피아보다 더 사악한 ‘범죄집단’으로 규정한다.

저자는 “사법적 심판을 벗어나 있고 나아가 사법을 포함한 국가와 사회의 권력을 총체적으로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책에서는 재벌의 불량한 역사의 시작을 일제강점기로부터 보고 있다. 오늘날의 삼성그룹과 비견될 만큼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노구치콘체른’의 정경유착과 차입경영, 무차별적 사업 다각화가 바로 대한민국 재벌의 원형이었던 셈이다.

일제강정기가 끝나자마자 재빨리 ‘친일’에서 ‘친미’로 옷을 갈아입은 식민지 부역자들은 이른바 적산불하 과정을 통해 거대한 부를 축적하고 민족의 비극인 한국전쟁을 오히려 사업 확장의 기회로 삼았다.

이어 5·16 세력과 손을 잡고 ‘반공’의 기치 아래 군사정권의 든든한 뒷배가 됨으로써 드디어 재벌의 반열에 올랐다.

그 대가로 재벌은 언제나 든든한 정권의 동반자 혹은 하수인이었다. 정권에서 필요로 하는 정치자금의 마르지 않는 젖줄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본은 권력의 통제를 벗어났고 오히려 정권을 창출하고 조종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백했듯이 대한민국의 실제적인 권력은 이미 재벌의 손으로 넘어간 것이다. 권력의 하수인 혹은 동반자에서 스스로 권력을 손에 쥔 재벌을 ‘자본권력’이라 규정한 이유다.

저자는 “한국의 자본은 국가권력을 장악한 범죄자들과 협력하고 거래하며 조성됐다”며 한국 자본주의의 본질적 특성도 ‘범죄자본주의’라고 칭한다.

따라서 “건전한 시장자본주의를 찾아내고 공동체의 이익이 보장되는 새로운 경제·사회 구조를 창안하는 출발점은 ‘범죄자본주의’에서 부당한 이익을 축적하고 무람없이 특권을 누린 현존 자본의 소유구조를 해체하고 자본의 성격을 소수과두집단에 봉사하는 것에서 사회에 봉사하는 것으로 변경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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