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새해 화두로 그룹 내부 겨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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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새해 화두로 그룹 내부 겨냥한 이유
  • 김윤태 기자
  • 승인 2014.01.0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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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기업의 사회성 강조…올해 내부혁신 제시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새해 화두로 “다시 한 번 바꿀 것”을 주문했다.

지난 1993년 “자식과 마누라만 빼고 다 바꾸자”며 신경영을 선언했던 이 회장이 20년만에 동일한 화두를 들고 나온 것이다.

이건희 회장은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삼성그룹 회장단·사장단·임원진 1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신경영 20년간 글로벌 1등이 된 사업도 있고 제자리걸음인 사업도 있다”면서 “선두사업은 끊임없이 추격을 받고 있고 부진한 사업은 시간이 없다”고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5년 전, 10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는 과감하게 버리자”고 주문했다. 또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제도, 관행을 떨쳐내자”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면서 “산업의 흐름을 선도하는 사업구조의 혁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기술혁신, 글로벌 경영체제를 완성하는 시스템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불황기일수록 기회는 많다”고 전제한 이 회장은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자”고 당부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회장이 제시한 올해 화두가 그룹 내부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신년사를 통해 이 회장이 제시한 새해 화두는 동반성장(2011년)과 국민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2012년),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2013년)이었다.

3년 연속 기업의 사회성을 강조한, 그룹 외부를 향한 화두를 내놓았던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시 한 번 바꿔야 한다”로 표현된 ‘내부 혁신’으로 집약된다.

재계 일부에서는 이 회장이 제시했던 새해 화두에 대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구호성에 그쳤다는 평가에 따른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놓았다.

실제 이 회장의 지난 3년 동안의 새해 화두는 삼성그룹 경영과 동일시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2011년과 2012년 화두로 제시됐던 동반성장과 사회적 책임은 오히려 역행했다는 게 시민사회단체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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