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매출 후진할 때 인건비는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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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 “매출 후진할 때 인건비는 전진”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8.01.2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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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텐 빌리언 차트, 2016년 매출은 4462억 감소…인건비는 4681억 증가

코리아 텐 빌리언 차트, 2016년 매출은 4462억 감소…인건비는 4681억 증가

국내 자동차 업계의 인건비 경고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매출은 하락하는데 인건비 부담은 더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2015년 대비 2016년 국내 자동차 업체 1081곳의 매출은 4462억원 감소했지만 인건비는 되레 4681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출 대비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5년 9.3%에서 2016년 9.5%로 증가해 자동차 업체들의 인건비 경쟁력이 더 약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 데이터 센터 코리아 텐 빌리언 차트는 최근 2년간 국내 자동차 업체 1081곳의 인건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텐 빌리언 차트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국내 자동차 업종에서 매출 100억원이 넘는 기업은 1081곳으로 확인됐다. 이들 기업의 2016년 총인건비는 23조5193억원 규모. 이는 전년도 23조512억원보다 4681억원 증가한 액수다.

매출 규모별 전체 인건비는 매출 1조원이 넘는 대기업 집단 인건비 비중이 60.8%로 가장 컸다. 매출 1조 클럽에 가입된 기업 숫자는 1081곳 중 20곳에 불과했지만 인건비 합산 금액은 14조3035억원에 달했다.

매출 5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30곳) 대기업 집단의 총 인건비는 1조6251억원으로 6.9% 비중을 보였다. 이어 1000억~5000억원 미만(217곳) 매출 중견기업군은 3조9934억원(17%)이었고 매출 1000억원 미만(814곳) 중소기업 집단은 3조5973억원(15.3%)의 인건비를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매출 규모별 인건비 비중과 실제 고용률은 다소 차이를 보였다. 2016년 기준 1081개 자동차 기업에서 고용한 실제 직원 수는 33만5754명이었다. 이중 매출 1조원이 넘는 20개 기업의 실제 고용 인원은 15만7740명이었다.

매출 1조 클럽 기업의 고용률은 47%로 집계됐다. 61%에 달하는 인건비 비율보다 14% 낮았다. 인건비 금액 여력만 놓고 보면 20만3400만명 정도를 충분히 고용할 수 있지만 실제 매출 1조 클럽 기업은 이보다 5만명 정도 적은 15만명대 인원만 고용 책임을 지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매출 1000억원 미만 중소기업 인건비 비중은 15.3%지만 2016년 실제 고용률은 24.5%였다. 고용률보다 인건비 비율 수치가 9.2% 더 높았다. 인건비 비중만 놓고 보면 5만여명을 고용하면 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3만명 정도 많은 8만2315명의 고용을 책임졌던 것이다.

매출 1000억~5000억원 사이 중견기업 집단 고용률도 21.0%(7만 679명)로 해당 기업집단 인건비 비중 대비 4% 정도 높았다. 매출 5000억~1조 사이 대기업 집단의 고용률은 7.5%(2만 5020명)로 인건비 비중(6.9%)과 다소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조사 대상 1081곳 자동차 업체 전체적으로는 2015년 대비 2016년 매출액이 4462억원 감소할 때 인건비는 거꾸로 4681억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2015년 247조4609억원 매출이던 것이 2016년에는 247조14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한 해 사이 매출 외형은 0.2% 하락했을 뿐인데 인건비는 2.0%나 뛴 것이다.

자동차 업계 인건비가 증가한 이유는 고용 확대에 따른 요인이 작용했다. 2015년 대비 2016년 8612명이나 많은 인력을 고용하다 보니 자동차 업계 인건비 부담이 더 늘어난 것이다.

매출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5년 9.3%에서 2016년 9.5%로 높아졌다. 특히 인건비 비율이 10%가 넘는 자동차 업계 기업 수도 2015년 576곳에서 2016년 601곳으로 2.3% 많아졌다. 인건비 부담이 커진 기업이 한 해 사이에 더 많이 생겨났다는 얘기다.

매출액 100억 이상인 1081개 국내 자동차 업체 중 2015년 대비 2016년 매출이 오른 기업 숫자는 627곳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인건비 총액이 이전해보다 더 오른 기업은 717곳이나 됐다. 100개 정도 회사는 매출이 감소함에도 인건비 부담액이 더 늘어났다는 얘기다.

한 해 사이 직원 1인당 보수가 오른 기업 수도 619곳으로 더 내린 기업 수 343곳보다 두 배 넘게 많았다. 또 매출 대비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오른 기업 수는 612곳으로 더 내린 기업 수 446곳보다 166곳 많았다.

오일선 코리아 텐 빌리언 차트 소장은 “국가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자동차 업체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건비를 늘려 고용을 확대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매출 하락에도 인건비 부담이 높아져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력은 오히려 더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매출 외형이 상승하면서 비례적으로 고용 확대에 따른 인건비 증가는 국가 경제와 기업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지만 매출 외형이 감소하는데 인건비만 나홀로 오르게 되면 자동차 업체들의 경영 부담감이 커져 향후 기업 성장 동력이 약화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출이 감소하는데 인건비가 증가하는 현상이 몇 년간 이어지게 되면 자동차 업체들은 지금보다 좀 더 세분화된 설비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예상보다 더 빨리 진행할 수 있다고 오 소장은 내다봤다.

자동화가 도입되면 회사 측면에서는 적은 인력으로도 지금보다 더 높은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는 효율성은 높아지지만 고용 인력은 그만큼 줄어들어 고용률 저하로 인한 사회적 부담감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매출 성장과 궤를 함께 하지 못하는 인건비 증가는 단기적으로는 고용 확대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더 빨리 도입하게 해 고용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의미가 강하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는 코리아 텐 빌리언 차트가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기업 중 자동차 업종에 속하는 1300여개 회사를 전수 조사한 후 2016년 기준 매출액 100억원 이상 기업 1081곳을 다시 추려 분석했다. 1081곳 중 97곳은 상장사이고 나머지 984곳은 비상장 회사다.

인건비는 매출원가와 판매 및 관리비에 포함되는 급여와 퇴직급여를 포함한 금액으로 계산했으며 복리후생비는 제외시켰다. 급여와 복리후생비 등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 기업은 해당 기업에서 명시한 인건비 금액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1인당 평균 보수액은 해당 기업 인건비에 감사보고서에 명시된 직원 수로 나눈 값으로 하되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기업은 해당 기업에서 밝힌 금액으로 분석했다. 매출 등의 금액 수치는 별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조사했다. 조사 기간은 2015년과 2016년 2개 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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