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와 그의 아들 증원의 부모 봉양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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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자와 그의 아들 증원의 부모 봉양 방법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8.05.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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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4강 효행편(孝行篇)…효도를 실천하라④
▲ 증자(왼쪽)와 공자의 제자이기도 했던 그의 아버지 증석(曾晳).

[명심보감 인문학] 제4강 효행편(孝行篇)…효도를 실천하라④

[한정주=역사평론가] 子曰(자왈) 父命召(부명소)하시면 唯而不諾(유이불낙)하고 食在口則吐之(식재구즉토지)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아버지께서 부르시면 곧바로 대답하고 머뭇거리지 않아야 한다. 음식이 입 안에 있을 경우에는 즉시 뱉어내고 대답해야 한다.”)

그렇다면 효도 가운데 최상의 효도는 무엇일까요? 『예기』 〈제의(祭義)〉편에 실려 있는 증자와 그의 제자 공명의의 질문과 답변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그 답을 찾아보자.

증자 : “효도에는 세 가지가 있다. 가장 큰 효도는 부모님을 존경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부모님을 욕되게 하지 않는 것이다. 그 다음은 부모님을 봉양하는 것이다.”

공명의 : “그럼 선생님은 효도를 한다고 할 수 있습니까?”

증자 : “그것이 무슨 말이냐, 그것이 무슨 말이냐! 자식이 효도를 한다고 말할 때는 부모님이 그 뜻을 나타내기 전에 먼저 그 뜻을 알아서 그 뜻을 이루어드리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부모님을 모시는 도리에 어긋남이 없게 된다. 그러나 나는 단지 부모님의 몸을 봉양하는 것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 어찌 효도를 한다고 할 수 있겠느냐.”

『효경』을 저술할 만큼 공자의 제자 중 ‘효 사상’에 관한 최고의 전문가이자 권위자였던 증자가 생각한 최상의 효도란 바로 ‘부모님의 뜻을 봉양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부모님의 몸만 봉양하는 것’은 효도라고 하기에도 부끄럽다는 게 증자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부모님의 뜻, 곧 마음을 봉양하는 것’과 ‘부모님의 몸만 봉양하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여기에 대해서는 증자 가문의 3대에 걸친 부모 봉양 방법에 대한 맹자의 흥미로운 해석이 눈길을 끈다.

증자의 아버지는 공자의 제자이기도 했던 증석(曾晳)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모두 공자의 제자였던 셈이다.

어쨌든 증자는 반드시 술과 함께 고기를 상에 차려 아버지 증석을 봉양했다고 한다. 그리고 증석이 술과 고기를 다 먹고 난 후 상을 들고 나올 때는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술과 고기를 드릴까요?”라고 여쭈었다. 이에 증석이 “남은 술과 고기가 있느냐?” 하고 물으면 반드시 “예,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후 증석이 죽고 증자도 나이가 들어 자식의 봉양을 받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증자가 증석을 모신 모습을 보고 자란 증자의 아들 증원(曾元) 역시 반드시 술과 고기를 상에 차려서 증자를 봉양했다.

그런데 증원은 증자가 술과 고기를 다 먹고 난 후 상을 들고 나올 때 “다른 사람에게 술과 고기를 드릴까요?”라고 여쭙지 않았다. 또한 증자가 “남은 술과 고기가 있느냐?”라고 물으면 “아니오,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증원이 이렇게 한 까닭은 남은 술과 고기를 다른 사람에게 주지 않고 보관해두었다가 나중에 다시 상에 차려서 내놓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맹자는 증원의 행동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러한 효도는 이른바 부모님의 입과 몸만 봉양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럼 맹자는 증자의 행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했을까?

“증자께서는 아버지 증석의 마음까지 봉양했다고 할 수 있다. 부모님을 모실 때에는 증자처럼 해야 옳다.”

『맹자』〈이루(離婁)〉상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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