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점 들으면 가시 지고 있는 것처럼, 좋은 점 들으면 난초 품고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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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점 들으면 가시 지고 있는 것처럼, 좋은 점 들으면 난초 품고 있는 것처럼”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8.05.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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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5강 정기편(正己篇)…몸을 바르게 하라⑤

[명심보감 인문학] 제5강 정기편(正己篇)…몸을 바르게 하라⑤

[한정주=역사평론가] 康節邵先生曰(강절소선생왈) 聞人之謗(문인지방)이라도 未嘗怒(미상노)하며 聞人之譽(문인지예)라도 未嘗喜(미상희)하며 聞人之惡(문인지악)이라도 未嘗和(미상화)하고 聞人之善(문인지선)하고 則就而和之(즉취이화지)하고 又從而喜之(우종이희지)니라 故(고)로 其詩(기시)에 曰樂見善人(왈낙견선인)하며 樂聞善事(낙문선사)하고 樂道善言(낙도선언)하며 樂行善意(낙행선의)하고 聞人之惡(문인지악)이면 如負芒刺(여부망자)하고 聞人之善(문인지선)이면 如佩蘭蕙(여패란혜)니라.

(소강절 선생이 말하였다. “다른 사람에게 비방을 듣는다고 해도 곧바로 화내지 말라. 다른 사람에게 칭찬을 듣는다고 해도 곧바로 기뻐하지 말라. 다른 사람의 나쁜 점을 듣는다고 해도 곧바로 맞장구치지 말라.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듣는다면 그 즉시 그렇다고 화답하고 또한 함께 기뻐할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시(詩)에서 말하기를 ‘착한 사람 보는 것을 즐거워하고 착한 일을 듣는 것을 즐거워하며 좋은 말을 하는 것을 즐거워하고 착한 뜻을 행하는 것을 즐거워하라. 다른 사람의 나쁜 점을 듣게 되면 마치 등에 가시를 지고 있는 것처럼 하고 다른 사람의 착한 점을 듣게 되면 마치 난초를 품고 있는 것처럼 하라’고 하였다.”)

사람이 행하는 선(善) 가운데 ‘최상의 선(善)’은 무엇일까? 인간 본성의 참된 가치를 선(善)에서 찾았던 성선설(性善說)의 주창자인 맹자의 의견을 한 번 들어보자.

맹자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잘못을 들으면 기뻐했던 공자의 제자 자로(子路)의 선행, 다른 사람에게 선(善)한 말을 들으면 기뻐했던 하나라 우왕(禹王)의 선행, 다른 사람과 더불어 선(善)한 일을 함께 하는 것을 즐거워했던 순(舜)임금의 선행을 비교하면서 ‘무엇이 가장 위대한 선(善)인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이렇게 밝혀 놓았다.

“자로는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잘못을 말해주면 기쁘게 받아들였다. 우왕은 다른 사람에게 선(善)한 말을 들으면 그 자리에서 큰 절을 했다.

순임금에게는 더욱 위대한 점이 있었다. 다른 사람과 더불어 선(善)을 함께 하셨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 선(善)한 점이 있으면 자기를 버리고 그 사람을 따르는 것을 망설이지 않으셨다. 항상 다른 사람의 선(善)한 점을 취해 선(善)을 실천하는 것을 즐거워하셨다.

농사를 짓는 일, 질그릇을 굽는 일, 고기를 잡는 일에서부터 제왕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다른 사람에게서 선(善)을 취하지 않은 것이 없으셨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선(善)을 취하여 실천한다는 것은 곧 사람들에게 선(善)을 권장하는 것으로 더불어 선(善)을 함께 실천하도록 사람들을 이끄는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다른 사람과 함께 선(善)을 실천하는 일보다 더 위대한 것은 없다고 하겠다.”

맹자는 잘못을 들으면 기뻐한 자로의 선(善)과 다른 사람에게 선(善)한 말을 들으면 크게 사례한 우왕의 선행 역시 높게 보았다. 그러나 자로의 선행은 자기 수양에 그치고, 우왕의 선행은 선(善)을 좋아하는 마음을 보여 그 사람을 선(善)으로 이끄는데 머물고 있다.

하지만 순임금의 선행은 자신이 선(善)을 취했던 사람의 선행을 다른 사람에게 권장하는데서 멈추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함께 선(善)을 실천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자로와 우왕의 선(善)이 ‘나 혹은 나와 너만의 선행’에서 멈춘다면 순임금의 선(善)은 ‘나와 세상 모든 사람의 선행’으로 확산된다고 할 수 있다.

맹자는 세상 모든 사람을 선행으로 이끈다는 점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선(善)을 실천하는 순임금의 선행’보다 위대한 것은 없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사람이 행하는 선(善) 가운데 ‘최상의 선(善)’은 바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선(善)을 실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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