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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주 제외’…허술한 ‘주식 대량보유 공시제도’[박철성의 주간증시] 제도 역이용 주가조작 의혹…피해도 눈덩이
칼럼니스트 박철성 <아시아경제TV 리서치센터 국장>  |  news2020@ak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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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3  16: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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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주간증시] 제도 역이용 주가조작 의혹…피해도 눈덩이

‘주식 대량보유 공시제도’에 우선주가 제외되는 점을 역이용한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종목인 계양전기우와 우진은 개인투자자의 무덤이 됐다. 주가는 전 고점 대비 각각 60%, 31%가 폭락했다.

주말과 휴일 내 해당종목 그래프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곡소리가 가득했다. 문제는 피해가 계속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것.

일부 피해자들은 해당 기관에 민원을 제기했다. 결국 피해자 모임도 결성됐다. 그들은 지금 법적 대응을 위한 고소장을 작성 중이다.

   
▲ 카카오 증권 실전투자대회에서 부정행위로 1600%의 수익률을 기록한 리거가 퇴출당했다. <카카오 증권 캡처>

뿐만이 아니다. 카카오증권 실전투자대회에서는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카카오 증권은 해당 A 리거(leaguer)를 즉시 퇴출했다. 불과 30거래일 만에 이뤄낸 1600%의 천문학적 수익률. 이는 리그규정을 위반하고 조작(造作)으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 해당 퇴출 A 리거는 계양전기우선주를 고점에 매도했다. 직전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강력 매수 문자를 보냈다. 그는 이익 실현을 위해 개인투자자들을 일명 ‘총알받이’로 사용했다. <카카오 증권 매매내역 캡처>

이익 실현 때도 개미투자자들은 철저히 농락당했다. A 리거의 매도는 마치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그는 휴대전화를 끈 채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주문을 했다.

카카오 증권 실전투자대회는 매매체결 문자 수신 즉시 카카오 증권과 연동된다. 그대로 A 리거의 매매내용이 노출되기 때문이었다.

이뿐이 아니었다. 공개된 매수내역에서도 ‘단주매수’를 비롯해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해당 A 리거가 카카오 증권 실전 투자대회 리그 순위에서 사라졌다. 이에 대해 카카오 증권 측은 “해당 유저(user)는 리그 규정 위반으로 탈퇴 처리됐다”고 문자회신을 보내왔다.

   
▲ 카카오 증권이 “리그 규정 위반으로 수익률 1위의 A 리거를 강제퇴장”시켰음을 알려온 문자메시지. <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특히 퇴출당한 해당 리거 A가 ‘개인투자자 무덤’이 된 계양전기우·우진에서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주식ㅇㅇ’과 동일인이라는 게 피해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또 해당 리거 A는 실전투자대회에 사용했던 닉네임을 문자와 밴드 게시판에 수시로 드러냈다. 1600%의 수익률이 본인임을 우회적으로 홍보해 개미투자자들을 유혹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퇴출 리거 A와 동일인으로 추정되는 ‘주식ㅇㅇ’은 최근 계양전기우·우진을 최고점에서 강력히 매수하라고 대량문자를 발송했다.

   
▲ 계양전기우선주 일봉 그래프는 허허벌판에 산이 하나 그려졌다. 주가는 전고점 대비 60%가 폭락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오비이락이었을까. 그날부터 두 종목은 매도물량이 쏟아졌다. 이는 고점에서 시세차익을 노린 매도물량이었다.

결국 문자를 보고 매수에 가담했던 개미투자자들이 수익 실현을 노린 세력의 매도물량을 고스란히 받은 꼴이 됐다. 개인투자자들을 일명 ‘설거지 팀’으로 이용했다.

   
▲ 우진 일봉 그래프.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그나저나 카카오 증권 실전 투자대회에서 퇴출된 A 리거와 동일인으로 추정되는 ‘주식ㅇㅇ’은 도대체 어떤 규정을 위반했던 걸까.

이에 대해 카카오 증권 고객지원팀 관계자 김 모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해당 유저는 (실전 투자대회) 규정을 위반해 최근 탈퇴 처리했다”면서 “해당 리거는 문자 수신시간을 임의로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설명처럼 카카오 증권 실전 투자대회는 매수·매도 체결 문자를 리그의 매매근거로 삼는다. 이를 토대로 매매 시점부터 수익률을 계산해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 그는 “해당 유저의 경우 매수체결 문자는 정상적으로 수신됐으나 매도문자를 임의로 지연시켰다”면서 “다분히 고의적이라고 판단해 리그에서 퇴출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증권 측 설명처럼 ‘매도문자 임의 지연’, 이 대목이 중요하다. 카카오 증권 실전 투자대회는 관심 랭커의 매매내역 구독을 신청하면 회원의 경우 누구라도 그 내용을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주가조작 의혹 속의 ‘주식ㅇㅇ’이 ‘계양전기 우, 강력 매수’라는 내용의 문자를 대량으로 보낸 뒤 정작 본인이 고점에서 보유 중인 계양전기 우선주를 이익 실현을 위해 매도했다는 점이 실시간으로 알려져선 절대 안됐을 것이다. 이내 개미투자자들이 물량 떠넘기기 위함이었음을 알아채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퇴출당한 A 리거는 매도주문을 넣을 때 휴대전화의 전원을 껐다.

그렇게 고점 매도를 했고 이익 실현을 했다. 천문학적 숫자의 수익률도 그렇게 조작됐다. 그는 매매를 통해 실제 거액의 수익도 챙겼다.

A 리거는 매도를 마친 뒤에야 휴대폰 전원을 켰다. 그때부터 연거푸 ‘띵 똥’, 쌓여있던 미수신 매도 체결문자를 수신했다. 동시에 해당 체결문자가 카카오 증권 측에 전달됐다.

그래서 A 리거는 실제 매도했던 실제 시간보다 체결 문자 수신시간이 지연됐다.

   
▲ 부정행위로 A 리거가 실전투자대회에서 퇴출당하기 직전의 계양전기우선주 당시 내역. <카카오 증권 매매내역 캡처>

부정행위로 퇴출당하기 직전 A 리거의 매매내용을 입수했다.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상황이었다.

A 리거는 무수히 많은 종목을 거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에는 대량 문자를 통해 강력 매수를 주문했던 계양전기우선주와 우진도 그의 매매내역에 담겨있었다.

특히 A 리거는 계양전기우선주가 종가기준 1만6050원이었던 이날까지 모두 7만1347주를 보유 중이었다. 평균 매수가격은 5007원이었고 3억5700여만원어치를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는 이날까지 계양전기우선주를 19일 동안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산술적으로는 적어도 19일 그 이전부터 보유했을 수도 있다는 표현이 정확하겠다.

계양전기우선주를 통한 A 리거의 수익금은 7억8400여만원(수수료·세금 포함). 이는 개인투자자로는 수상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수익이었다.

여기서 A 리거의 계양전기 우선주 보유 수량이 눈길을 끌었다. 7만1347주다. 하지만 경우의 수를 열고 생각해야 한다. 최소한 7만1347주를 보유 중이었고 다른 계좌가 있었다면 혹은 그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고 해야 옳다.

계양전기우선주는 거래소에 총 140만주가 상장됐다. 그렇다면 A 리거는 상장주식의 5%가 넘는 수량을 취득한 것이었다. 7만1347주만 놓고 계산해도 이는 발행 주식 수의 5.096%에 해당한다.

그런데 공시가 안 됐다. 그래도 공시 규정 위반이 아니었다.

이처럼 ‘주식 대량보유 공시제도’는 상장법인 등의 발행주식을 5% 이상 새롭게 취득하는 경우, 5% 이상 보유자가 1% 이상 지분을 사거나 팔 경우, 주식 대량보유 목적에 변경이 있는 경우가 해당한다. 그로부터 5일 이내에 금융감독위원회와 증권거래소에 보고하도록 의무를 규정한 제도다.

문제는 주식 등의 대량보유 여부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느냐다.

관련 법령 제147조 제1항에 따르면 “주식 등의 총수는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자기주식을 포함한다)와 법 제147조 제1항에 따른 대량보유를 하게 된 날에 본인과 그 특별관계자가 보유하는 주식 등 [주권, 교환사채권의 교환대상이 되는 주권, 파생결합증권의 기초자산이 되는 주권 및 증권예탁증권의 기초가 되는 주권은 제외한다]의 수를 합하여 계산한 수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 2017.3.31.>

A 리거는 바로 이점을 노렸다. 주식 등의 대량보유 여부는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의 숫자만을 따진다는 것.

A 리거가 취득한 주식은 계양전기 우선주이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다. 따라서 ‘주식 대량보유 공시제도’에 해당하지 않는다. 공시 의무가 없었다.

이는 A 리거가 계양전기 우선주를 타깃으로 삼은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허술한 ‘주식 대량보유 공시제도’를 악용했다는 점이다.

거래소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제도의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공시제도는 증권시장 내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증권시장의 공정성을 확보하여 투자자를 보호하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명시했다. 무엇보다 ‘투자자 보호 기능’에 역점을 두고 있었다.

그런데 이 자체가 모순이었다. 부정행위로 실전 투자대회에서 퇴출당한 리거 A가 계양전기 우선주 발행 수의 5%가 넘는 많은 주식을 취득했다. 그것도 단기간이었다. 매매내용에서 확인됐듯 퇴출당한 리거 A는 계양전기 우선주를 아주 싼 값에 매수했다. 당시 주가는 이미 600%가 상승했다. 그래프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보유 수량이 많았기 때문에 충분히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금감원·거래소의 공시제도는 ‘투자자를 보호하는 기능’, 즉 공시 의무에는 해당하지 않았다. 그게 바로 금감원과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공시제도의 허점이었다.

그렇다면 우선주 투자자는 ‘투자자 보호’에서 예외라는 말인가. 전문가들은 금감원과 거래소가 어긋난 공시제도를 운용했다고 꼬집고 있다.

그로 인해 지금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더욱이 그 규모는 날로 불어나고 있다. 피해자들은 “지금 죽고 싶다”라고까지 토로한다.

자칫 제2의 ‘부자 아빠 주가조작 사건’과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 사건’이 재현될 수 있다는, 어쩌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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