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OEM 수입차…무늬만 국산차에 브랜드 정체성도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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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OEM 수입차…무늬만 국산차에 브랜드 정체성도 ‘혼란’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8.06.2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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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형차 르노 클리오(왼쪽)와 한국지엠 중형 SUV 이쿼녹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가 갈수록 심화되는 경쟁 속에 ‘무늬만 국산차’로 불리는 국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늘리고 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은 국내에 생산 공장이나 합자법인을 둔 완성차업체가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이 아닌 모회사의 해외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을 국내에 가져와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가 내수시장 회복을 위해 각각 중형 SUV ‘이쿼녹스’와 소형차 ‘클리오’를 국내에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한국지엠 이쿼녹스는 제너럴모터스(GM)가 캐나다와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로 SUV 시장 최대 격전지인 미국에서 지난해 29만대 연간 판매고를 올리며 풀사이즈 픽업트럭 실버라도에 이어 최다 판매 모델로 자리매김한 효자 차량이다.

지난달 31일 군산공장을 완전히 폐쇄하며 크루즈와 올란도를 단종시킨 한국지은 이쿼녹스로 내수 회복을 노리고 있다. 현재 한국지엠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차량은 스파크, 말리부, 트랙스 등 3종이다.

한국지엠의 OEM 차량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기차 볼트(BOLT) 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볼트(VOLT)를 수입·판매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쿼녹스 등 주력 차종으로 수입 범위를 확대했다.

이쿼녹스의 흥행에 따라 대형 SUV ‘트래버스’와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가 국내에 출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르노삼성차도 지난달 14일부터 소형 해치백 ‘클리오’의 수입·판매를 시작했다. 터키와 프랑스 공장에서 생산되는 르노 클리오는 유럽시장에서 10년 이상 동급 판매 1위를 차지한 베스트셀링카로 르노의 엠블럼인 다이아몬드 로장쥬가 부착된다.

앞서 르노삼성차는 유럽에서 ‘캡처’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인 소형 SUV QM3를 지난 2014년부터, 전기차 트위지는 지난 2016년부터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OEM 차량은 이미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검증된 모델을 들여와 판매하는 형식으로 위험 부담이 적다. 또 수입차지만 저렴한 가격 등이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신차 개발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국내에 구축된 영업망을 활용해 국산차와 같은 A/S 등을 누릴 수 있어 단기간에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하지만 수입되는 차량이기 때문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며 현지 판매물량과의 조율로 물량 확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에 기다리다 못해 다른 차량으로 갈아타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국내 공장 생산과 수입방식 판매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한국지엠의 군산 공장 폐쇄만 봐도 외국 자동차 회사가 국내 유통망만 활용해 수익만 노리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배제할 수는 없다.

국내의 비판적인 여론도 감내해야 한다. 국내에 생산설비를 둔 완성차업체가 OEM 수입차를 들여와 판매하면 그만큼 국내 공장 물량이 감소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에 인수된 르노삼성차와 한국지엠을 국내완성차 브랜드로 보는 이유는 국내 공장에서 차량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OEM 비중이 확대된다면 삼성과 대우의 명맥을 잇고 있는 국산 브랜드의 지위를 잃게 됨과 동시에 정체성마저 모호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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