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력은 크게, 마음은 작게, 지혜는 원만하게, 행동은 반듯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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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력은 크게, 마음은 작게, 지혜는 원만하게, 행동은 반듯하게"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8.07.1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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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7강 存心篇(존심편)…마음을 보존하라⑦
 

[명심보감 인문학] 제7강 存心篇(존심편)…마음을 보존하라⑦

[한정주=역사평론가] 孫思邈曰(손사막왈) 膽欲大而心欲小(담욕대이심욕소)하고 知欲圓而行欲方(지욕원이행욕방)이니라.

(손사막이 말하였다. “담력은 크게 가지려고 하되 마음은 작게 가지려고 하고, 지혜는 원만하게 하려고 하되 행동은 반듯하게 하려고 한다.”)

손사막은 당나라 초기 때 사람인데 ‘약왕(藥王)’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국 의학사에 불후의 명성을 남긴 명의(名醫)이다. 581년 태어나 682년 사망한 손사막은 당시의 평균 수명 기준으로는 상상하기도 힘든 102세의 장수를 누렸다.

의학은 물론 제자백가의 사상, 노자와 장자 등 도가(道家)의 철학, 불교 경전, 양생법(養生法)과 음양술(陰陽術) 등에 두루 통달했던 손사막을 세상 사람들은 인간의 경지를 넘어서 ‘신선(神仙)’에 도달했다면서 존경했다고 한다.

훗날 손사막이 도교(道敎)의 궁관(宮官) 중 약왕전(藥王殿)에 배향된 것만 보아도 손사막이 의학자이자 도가사상가 또는 양생가(養生家)로 세상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가를 알 수 있다.

이러한 손사막의 생애와 철학은 『신당서(新唐書)』 <은일전(隱逸傳)>중 ‘손사막(孫思邈)’에 기록되어 있다.

여기 『명심보감』의 엮은이가 인용한 손사막의 말 역시 『신당서』 <은일전> 중 ‘손사막(孫思邈)’에 나오는 내용인데 제자 노조린의 질문에 대해 손사막이 답변한 것이다.

제자 노조린이 인간사와 세상사의 이치에 대해 묻자 손사막은 “마음은 작게, 담력은 크게, 행동은 반듯하게, 지혜는 원만하게” 가지려고 해야 한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하나하나 가르침을 주었다.

첫째, “마음은 군주와 같다. 군주는 항상 공경해야 한다. 그러므로 마음을 ‘작게[小]’ 가지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손사막은 『시경』 <소아(小雅)>에 실려 있는 ‘소민(小旻: 높은 하늘)’이라는 시에 나오는 “如臨深淵(여림심연) 如履薄冰(여리박빙)”이라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이것이 ‘마음을 작게 가진다’는 의미라고 했다.

다시 말해 “마치 깊은 연못에 다다른 듯[如臨深淵], 얇은 살얼음을 밟고 건너는 듯[如履薄冰]” 두려워하고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담력은 장군과 같다. 장군은 결단을 임무로 한다. 그러므로 담력을 ‘크게[大] 가지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손사막은 『시경』 <주남(周南)>에 실려 있는 ‘토저(兎罝: 토끼 그물)’라는 시에 나오는 “赳赳武夫(규규무부) 公侯干城(공후간성)”이라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이것이 ‘담력을 크게 가진다’는 의미라고 했다.

다시 말해 “굳세고 씩씩한 무사[赳赳武夫]”가 “한 나라를 지키는 방패와 요새[公侯干城]”가 되는 것처럼 위풍당당하고 용맹스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어진 사람이 고요한 것은 땅의 형상과 닮았다. 그러므로 ‘반듯하게[方]’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손사막은 『춘추좌전(春秋左傳)』에 나오는 “不爲利回(불위리회) 不爲義疚(불위의구)”라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이것이 ‘행동을 반듯하게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다시 말해 “이익을 위해 거스르지 않고[不爲利回], 의로움을 위해 해치지 않는[不爲義疚]” 것처럼 이익을 얻기 위해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고 의로움을 추구한다고 다른 사람에게 해악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넷째, “지혜로운 사람이 움직이는 것은 하늘의 형상과 닮았다. 그러므로 ‘원만하게[圓]’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손사막은 『주역』 <계사전 하(繫辭傳 下)>에 나오는 “見機而作(견기이작) 不俟終日(불사종일)”이라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이것이 ‘지혜를 원만하게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다시 말해 “기미(징조)를 보고 일어나서[見機而作], 하루 종일 기다리지 않는[不俟終日]” 것처럼 길흉화복(吉凶禍福)의 기미(징조)를 보고서 미리 알아 조치한다면 하루 종일 기다리지 않아도 모든 것이 원만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만약 “담력은 크게, 마음은 작게, 지혜는 원만하게, 행동은 반듯하게” 할 수만 있다면 세상 어떤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지 못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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