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 부끄러움이 없으면 얼굴에도 부끄러운 기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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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 부끄러움이 없으면 얼굴에도 부끄러운 기색이 없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8.07.24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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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7강 存心篇(존심편)…마음을 보존하라⑪

[명심보감 인문학] 제7강 存心篇(존심편)…마음을 보존하라⑪

[한정주=역사평론가] 心不負人(심불부인)이면 面無慙色(면무참색)이니라.

(마음속에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일이 없다면 얼굴에도 부끄러운 기색이 드러나지 않는다.)

‘부끄러움’이란 대개 잘못을 하거나 허물이 있었을 때 가지게 되는 사람의 감정 혹은 마음이다.

일찍이 맹자가 사람이면 태어날 때부터 마땅히 지녀야 한다고 말한 네 가지 마음이란 측은지심(惻隱之心)·시비지심(是非之心)·사양지심(辭讓之心)·수오지심(羞惡之心)을 가리킨다. 이 네 가지 가운데 ‘수오지심’은 바로 자신의 잘못과 허물을 부끄러워하거나 미워하는 마음이다.

명나라 말기 때 관료이자 학자인 원료범(袁了凡)은 자신의 기구한 운명을 개척할 목적으로 3000가지 더 나아가 1만 가지 선행을 실천하기로 결심하고, 그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찾아 『음즐록(陰隲錄)』이라는 서책을 저술했다.

그는 이 책에서 “사람이 잘못을 고치려면 가장 먼저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이다. 그러면서 부끄러움이 있으면 사람이고, 부끄러움이 없다면 새나 짐승에 불과하다고 했다.

부끄러움을 알고 자신의 잘못과 허물을 고친다면 누구라도 성현(聖賢)이 될 수 있지만 온갖 탐욕(貪慾)과 불의(不義)를 저지르고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면 새나 짐승과 무엇이 다르냐는 것이다. 그러므로 잘못을 고치는 단서(端緖)는 다른 무엇도 아닌 ‘수오지심’, 곧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이라고 하겠다.

또한 원료범은 재차 강조하기를 이러한 까닭에 맹자는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맹자는 『맹자』 <진심 상> 편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람에게는 반드시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사람이 자신에게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면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을 것이다.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임시변통의 기교를 부려 거짓이나 꾸미는 사람은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만약 사람이 마땅히 지니고 있어야 할 부끄러운 마음이 없다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어찌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이야말로 진실로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과 허물을 고치는 길은 부끄러움을 아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이 없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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