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대박 영화 ‘신과 함께’ 제작사 덱스터 주가조작 의혹 휘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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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대박 영화 ‘신과 함께’ 제작사 덱스터 주가조작 의혹 휘말려
  • 박철성 칼럼니스트·아시아경제TV 리서치센터 국장
  • 승인 2018.09.03 0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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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주간증시] ‘전환 가능 주식’ 시장 풀리던 날 52주 최저가 시간문제

[박철성의 주간증시] ‘전환 가능 주식’ 시장 풀리던 날 52주 최저가 시간문제

영화 ‘신과 함께’가 1·2편 쌍 천만의 대박을 터뜨렸다. 반면 김용화 감독이 대표인 덱스터는 개미 무덤이 됐다. 여기에 주가조작 의혹까지 제기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주가 폭락상황의 최대 피해자는 최대주주인 김용화 감독이란 얘기도 나왔다.

덱스터 주가는 지난달 6일 장중 1만1700원을 찍었다. 최근의 고점이었지만 폭락의 신호탄인 줄은 누구도 몰랐다.

▲ 영화 ‘신과 함께’로 기대를 모았지만 덱스터 주가는 곤두박질하고 있다. <덱스터 홈페이지 캡처>

이날 장중 보호예수가 풀린 전환사채 물량 84만여주가 쏟아졌다. 지난달 6일 덱스터는 1만900원, -3.96%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고점 대비 6.83%의 낙폭이었다.

3.96%밖에 하락하지 않았는데도 덱스터 일봉 그래프에는 장대 음봉이 새겨졌다. 이는 고점에 뿌려진 전환사채 물량을 개미투자자들이 ‘신과 함께2’의 기대감으로 매수했기 때문에 생겼다는 분석 보고다.

주가가 더 이상 하락하지 않았던 것도 매도물량에 버금가는 강력한 매수세가 뒷받침됐다는 방증이다.

그렇게 하락을 시작한 덱스터 주가는 지난달 31일 장중 7150원까지 내려갔다. 이는 고점 대비 약 40%가 하락한 가격이다. 거의 반 토막이 됐다. 그래프는 낙화암을 연상케 했다.

▲ 덱스터 일별 주가. 전환사채 물량이 쏟아지며 거래량이 터졌고 덱스터의 폭락은 시작됐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문제는 하락의 끝이 어딘지 가늠되질 않는다는 점이다. 덱스터 주가가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있다.

더욱이 덱스터에는 아직 전환되지 않은 ‘전환 가능 주식’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다. 한 주당 6769원에 전환되는 158만8122주가 대기 중이다.

이 경우 발행 대상자가 주식으로 전환을 요청하면 언제든 바로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상황이 터지면 52주 최저가인 6650원이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란 지적이다.

특히 지난달 6일 덱스터 주가가 고점을 찍기까지 과정이 비정상적이란 지적이다. 그래프엔 세력의 흔적이 남아있다.

덱스터 주가가 고점을 찍기 직전의 저점은 지난 5월30일 장중 8340원이었다. 불과 2개월 만에 약 41%가 급등했다. 당시 세력의 매수 평균가는 1만020원 부근이었다.

따라서 당시 주가를 견인했던 세력들은 이미 덱스터를 떠났다. 현재 상당 주식의 손 바뀜이 일어났고 지금도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또 최근의 폭등은 저점을 끌어올리는 계단식 상승이었다는 점에 전문가들은 주목했다. 인위적 연출 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한 급등 그래프 형태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덱스터 주가는 그렇게 ‘신과 함께2’의 개봉과 ‘전환청구’에 맞춰 고점을 만든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밝힐 게 있다. 이런 비정상적 주가 급등과 폭락을 텍스터 측이나 혹은 김용화 대표가 주도했다고 지적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분명한 것은 미확인 세력이 덱스터 주가를 견인했고 이익 실현을 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는 의혹이다.

▲ 덱스터 일봉 그래프. 의도적인 계단식 상승 연출로 급등했다. 고점에서는 전환사채 물량과 수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주가는 폭락했다. 바닥이 어딘지 가늠되질 않은 상황이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네이버 증권 종목 게시판은 아비규환의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주가조작 의혹과 김용화 대표의 도덕적 무책임을 질타하는 내용으로 빼곡하다. 영화를 풍자, 주가 폭락을 방관하는 덱스터 측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했다.

덱스터의 수상한 주가 폭등과 폭락에 대해 덱스터 공시 담당 김진성 차장은 “(최근의 주가 폭락이) 특별한 악재가 있거나 한 상황은 아니다. 우리도 특별히 파악된 사항은 없다”고 전화 통화에서 밝혔다.

김 차장은 “이번에 주식으로 전환된 것은 아주아이비투자 측이 행사한 주식”이라면서 “항간의 얘기처럼 우리가 주가조작을 할 상황이 전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주가 하락에 대해서 계속 자체 회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신과 함께2’ 편이 어느 정도 개봉 종료되면서 모멘텀도 조금 빠진 것으로 보는 상황이다. 하반기부터는 여러 실적이 확연하게 돌아올 예정이고 신과 함께 관련해서도 계속 수익이 정산될 예정이기 때문에 주가가 다시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김 차장은 김용화 대표를 찾는 취재진에게 “대표이사는 차기 작품이랑 ‘신과 함께3’편 관련 스케줄을 진행하려고 출장갔다”면서 “하와이로 갔는데 이번 주(지난주) 복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출장갔다던 김 대표는 하와이 현지에서 문자를 통해 “5년 만의 일주일 하와이 휴가”라면서 “30일 돌아간다”고 밝혔다. 김 차장과 김 대표, 둘 중 한 사람은 거짓말을 했다.

취재진은 지난 주말 김 대표에게 문자로 몇 가지 질문을 했다. 그러나 답을 받진 못했다. 그런 얼마 후 덱스터 류춘호 부사장이 취재진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류 부사장은 “솔직히 주가 하락에 대해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면서 “추측건대 기대가치가 떨어지면서 차익매물들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금 모멘텀이 떨어졌다고 시장은 판단하는 거 같다. 그래서 앞으로는 IR을 활성화하고 주주들에게 장기적인 계획을 설명할 수 있도록 내용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본시장의 M&A 전문가 A씨는 “엄밀히 따지면 덱스터 김용화 감독이 제일 큰 피해자”라면서 “최대주주 입장에서 주가 폭락을 좋아할 사람이 어딨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방어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굳이 주가를 견인할 필요가 있겠느냐”면서 최근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했던 아주아이비투자 측은 당연히 1년간 투자하고 수익을 실현해야 하는 입장이었다고 본다. 또 투자사가 수익 창출이 이뤄져야 다음 작품에 또 투자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리얼라이즈픽쳐스 원동연 대표는 ‘신과 함께’ 1·2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과는 각별한 인연이다. 2001년 첫 만남 후 4편을 함께해 모두 성공했다.

▲ 김용화 덱스터 대표.

원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마지막 늑대’의 실패로 실의에 빠졌을 때 김용화 감독이 ‘미녀는 괴로워’(608만명)를 가져와 제작했다”면서 “그 보답으로 내가 기획했던 ‘국가대표’(839만명)를 다른 회사와 작업할 수 있도록 김 감독에게 선물했다”고 김 대표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신과 함께’는 원 대표가 웹툰 판권을 산 뒤 ‘미스터 고’의 흥행 참패로 위기에 빠져 있던 김 감독과 손잡고 만들었다. 컴퓨터그래픽(CG) 업체 덱스터 대표를 겸임하는 김 감독으로서는 특수시각효과를 활용하기 좋은 작품이었다.

원 대표는 “김 감독은 시골 할머니부터 하버드 출신 엘리트까지 모두 울릴 수 있는 뛰어난 대중영화 감독”이라면서 “이야기를 쉽게 할 줄 알다. 나는 쉽게 얘기하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많이 안다고 믿는다”라고 김 대표에 대한 전폭적 신뢰를 대변했다.

덱스터 스튜디오 대표 김 감독은 아시아 최고의 스튜디오로 도약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영화판에 그렇게 알려져 있다. 그는 “기획·제작뿐 아니라 투자와 배급을 아우르는 진정한 스튜디오를 이루고 싶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이에 대해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김용화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큰 기대를 보이며 “그의 선배 강제규 감독이 시도했다가 성공하지 못했지만 국내외 영화 시장 여건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누구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전 평론가는 “김 감독이 자신의 본래 품성대로 겸손함을 지키면서 열린 마음으로 주변과 협력을 이뤄내는 게 관건”이라면서 “영화를 통해 번 돈을 공적으로 활용하는 단계까지 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희망 담은 조언을 남겼다.

김 대표가 한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신과 함께’에서 ‘나쁜 사람은 없다, 나쁜 상황이 있을 뿐’이라는 대사가 떠오르는데 어떤 느낌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김 대표는 “이 세상이 아이러니 자체”라고 전제한 뒤 “20대 때 생선 장사부터 채석장 막노동·운전기사까지 안 해 본 일이 없다. 인도네시아산 갈치를 제주 갈치로 속여 팔기도 했다. 어머니 병원비와 학비를 벌기 위해서였지만 과연 정당한 행동이었을까? 영화에서 저승사자들의 주장도 그거다. 죄를 짓지 않을 수 없는 세상을 만들어 놓고 그 죄를 저승에서 심판하는 게 합당할까, 하는 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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