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 폭등’ 아이디스 주가, 위험한 고공비행…기관 매물 쏟아지면 추풍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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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폭등’ 아이디스 주가, 위험한 고공비행…기관 매물 쏟아지면 추풍낙엽
  • 박철성 칼럼니스트·다우경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18.09.1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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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주간증시] A증권사, 막연한 기대 분석 리포트…현혹 투자 주의

[박철성의 주간증시] A증권사, 막연한 기대 분석 리포트…현혹 투자 주의

아이디스 주가가 최근 136% 폭등했다. 불시착이 우려되는 고공비행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연거푸 경신중인 신고가의 끝은 어딜까. 아이디스 주가의 비정상적 폭등에 대해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일부 세력들은 이미 차익실현에 돌입했다는 분석 보고다.

현재 아이디스 주가를 지탱하는 기관의 매물이 쏟아지는 순간 추풍낙엽 신세가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일순간 폭락에 따른 ‘개미 무덤’ 경계령까지 발동된 배경이다.

다만 최근 아이디스 주가급등이 아이디스 측이나 혹은 김영달 대표가 관여됐다는 얘기는 아니다. 분명한 것은 아이디스 주가가 미확인 세력들의 손놀림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폭등했다는 점이다.

또 최근 아이디스에 대한 A증권사의 기대 분석 리포트가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막연한 기대치라는 지적과 자칫 개미투자자들이 현혹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 아이디스 홈페이지 메인화면.

지난 7일 한국거래소에서는 아이디스에 대해 ‘투자주의’를 공시했다. 거래소는 공시를 통해 “아이디스를 소수계좌 매수관여 과다종목으로 지정했다”면서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 투자주의”를 당부했다.

거래소가 지적한 소수계좌는 1개의 개인과 2개의 기관 계좌였다. 15일 동안 아이디스 주가 상승률이 105.41%였는데, 이들 계좌의 매수 관여율이 각각 30.5%씩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들 계좌가 주가폭등에 깊이 관여됐다는 얘기다.

거래소 측은 “투기적이거나 불공정거래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공표한다”면서 “이는 일반 투자자들의 뇌동매매 방지 및 잠재적 불공정거래 행위자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아이디스가 거래소의 집중 모니터링 대상임을 알리는 강력한 경고로 해석하고 있다.

거래소는 최근 수차례에 걸쳐 아이디스의 비정상적 폭등에 대해 ‘투자주의’ 조치를 했다.

지난달 23일 아이디스의 현저한 시황 변동에 대한 ‘조회 공시’요구를 했고 지난달 22일엔 3거래일 동안 단일가 매매로 제한하는 ‘단기 과열 완화장치’ 발동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쯤 되면 세력들은 차익실현을 서둘기 마련”이라면서 “세력들의 이익 실현 매물이 애초 그들 계획보다 일찍 쏟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디스 일봉 그래프에는 세력의 발자국이 선명하다. 세력은 이익을 추구할 가능성이 풍부한 힘을 말한다. 즉 주식시장에서 세력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자본력을 가진 개인이나 단체를 뜻한다. 따라서 세력은 기관과 외국인, 주식동호회와 주가조작꾼까지 포함된다.

아이디스 주둔 세력은 지난 3월30일부터 개인 창구를 통해 매집을 시작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들은 지난달 20일까지 집중 매수해 주가를 견인했다. 매수 평균가는 9084원 부근이었다.

특히 지난달 20일 아이디스 거래량은 217만 여주의 대량거래가 터졌다. 평소 아이디스 거래량은 채 일만 주도 안 된다.

이날 세력들의 자전(통정)거래 정황이 포착됐다. 통정(자전)거래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사전에 가격과 거래시간을 미리 정해 놓고 서로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세력은 원하는 가격으로 주가를 조종한다.

통정(자전)거래는 세력들 내부에서 동일 종목의 주식을 주고받으며 마치 대량거래가 발생한 것으로 눈속임하는 것. 이처럼 통정거래는 시장을 교란하고 시세차익에 따른 부당이익을 취하기 때문에 증권거래법상으로 금지하고 있다.

아이디스 주둔 일부 세력들은 이미 차익실현에 들어갔다. 지난 8월21~24일, 28~30일, 9월3일·6일·7일 철저하게 계산된 이익 실현 분할 매도를 했다. 주가가 주저앉지 않도록 완급 조절을 했다는 분석이다.

▲ 아이디스 주가가 136% 폭등했다. 그런데 딱히 이유도 없다. 턴어라운드가 나온 것도 아니고 그 흔한 바이오 소재가 붙은 것도 아니다. 단지 앞으로 실적이 개선되지 않겠냐는 막연한 기대가 전부다. 아이디스 일봉 그래프.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현재 아이디스 주가의 고공행진 버팀목은 기관이다.

지난달 21일과 23일·24일 기관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8월 21일~9월 5일까지 기관의 순매수는 37만 주 규모인 것으로 집계 분석됐다. 이 기간 기관의 평균 매수가격은 1만5553원 부근이었다.

아이디스 그래프는 지금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이다. 개미투자자들도 수익 구간이고 설령 손실 중이라도 미미한 상태기 때문이다.

앞서 지적처럼 아이디스 일부 세력은 이미 차익실현에 들어갔다. 문제는 나머지 세력과 기관의 수익실현 매물이 언제 쏟아지느냐다. 따라서 9일 현재 아이디스 투자 전략은 공격보다 방어에 치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그래도 굳이 도전하겠다면 어쩔 도리는 없다. 하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질 땐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될 전망이다.

한편 앞에서 얘기했던 아이디스에 대한 A증권사의 기대 분석은 지나치게 막연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7일 A증권사 B연구원의 리포트에 의하면 “아이디스의 실적이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라며 “3분기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아이디스의 신제품 출시가 실적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하면서 “앞으로 출시될 신제품의 경우 중국 저가 제품보다 가성비가 높아 국내 출동 경비업체 시장 점유율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여기까진 좋다. 이는 아이디스 측 IR(Investor Relations) 자료에 근거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B연구원은 리포트에 아이디스 실적까지 구체적으로 전망했다.

B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아이디스의 2018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1178억원”이라면서 “영업이익은 30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그는 “2019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67% 증가한 11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 아이디스 측이 제공한 IR 자료. 3분기에 신제품 출시와 턴어라운드가 전망된다고 명시돼있다. 하지만 향후 구체적인 실적 예상까지 밝히진 않았다.

문제는 아이디스 측조차 3분기 예상실적 밝히기를 꺼린다는 점이다.

아이디스 공시 담당 채광민 부장은 취재진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3분기 실적 예상은 아직 9월이라 정확히 모르겠다”면서 “7월 달 수치만 보고 있는 상황인데 반기와 작년 실적보다는 좋아질 것 같다”고만 말했다.

그런데 B연구원은 어떻게 아이디스의 실적까지 리포트에 명시 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투자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취재진은 해당 리포트를 작성한 B연구원과 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나 답을 받지 못했다.

또 아이디스의 채 부장은 “지난 5월30일 아이디스와 코텍, 빅솔론, 아이디스홀딩스까지 합동 IR을 진행했다”면서 “3분기 실적이 어느 정도 숫자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실적 자체가 조금씩 좋아지는 모양새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서 애널리스트 25곳을 다(전부) 돌았고 그중에서 한 8군데 정도가 우리를 커버(?)해 주겠다고 했는데, 커버라는 얘기는 세일즈(영업·리포트)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 채 부장은 “전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다 탐방을 돌았고(모두 만났고) 25개 기관을 다 돌았다(미팅을 마쳤다)”면서 “(자산)운용사들을 소개해 주겠다고 해서 만나기 시작했는데 현재 한 60곳 정도를 만났다”고 덧붙였다.

▲ 비정상적으로 주가가 폭등한 아이디스에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아이디스 일봉 그래프.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채 부장은 아이디스의 주가 폭등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렇게 운용사들이 들어오기(매수하기) 시작하면서 수급이 한번 엎어졌다(거래가 터졌다). 운용사들이 조금씩 들어오면서(매수하면서) 다른 운용사들도 같이 붙었고(매수 가세) 주가가 올라가는 모양새였다. 수급이 한 바퀴 돌 때 200만 주 이상 거래가 한 3일 정도 진행됐다. 최근이다. 8월20일·21일·23일 200만 주 이상이 거래됐다. 이때 수급이 한번 싹 바뀌면서 거래량이 터졌다. 그 이후부터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이 대목에서 잠깐. 채 부장이 얘기했던 21일과 23일 기관(운용사)의 매수세가 있었던 것은 정확했다.

그러나 20일은 미확인 세력이 개인 창구를 통해 아이디스 주식을 집중 매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혹시 채 부장이 이렇게 밖에 설명할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또 그는 “아이디스는 사업을 하므로 얘기할 내용이 꽤 있었고 그 부분을 많이 어필해서 운용사가 들어오면서(매수하면서) 그렇게 주가가 오른 것”이라면서 “(아무)이슈 없이 주가조작! 요건 전혀 아닌 거 같다”고 힘줬다.

취재진은 거래소가 지적했던 ‘주가폭등에 관여된 소수계좌’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채 부장은 “소수계좌 세 곳, 우리는 (어딘지)안다. 기관하고 개인으로 두 군데 잡힌 것도 기관(계좌) 것이다. (개인이 기관에게) 일임받는 게 있다”면서 “그런데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디스 전체 발행주식의 5% 이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공시 대상이 아니고 ‘미공개 정보’라는 게 이유였다.

자칫 앞으로의 주가 폭락 상황에 대해 아이디스 측은 주주 보호 대책이 있는지도 질문했다.

이에 대해 채 부장은 “내부적으로 조금 고민하는 사안들이 있는데 주가가 하락할 경우에 대한 대처방안도 고민하고 있다”면서 “미공개정보이기 때문에 (더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힘들다”고 했다.

그는 “이런 질문으로 연락 온 게 (언론사 중) 처음이어서 당황스럽다”면서 “H증권이나 S증권 쪽에서 리포트가 나온 게 있고 실적 전망치에 대한 리포트를 썼는데, 그걸 보고 기관·개인들도 매수하는 게 많이 있다”고 밝혔다.

결국 채 부장 얘기는 증권사 리포트가 비정상적 주가폭등의 견인차 구실을 했다는 얘기로 풀이됐다.

또한 IR 자료를 요청한 취재진에게는 “리포트를 우리가 제공할 이유는 없는 거 아니냐”고 말하더니 인터뷰를 마치고 그는 이메일로 IR 자료를 보내왔다.

또 취재진은 “그동안 주가에 별 신경 안 쓰던 김영달 대표가 주가에 바짝 신경을 썼다”고 밝힌 배경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졌다.

채 부장은 “내부적인 이유”를 전제한 뒤 “작년에 (아이디스) 설립한 지 21년 만에 처음 적자가 났다. 그래서 사장(대표) 입장에서는 굉장히 자존심 상했던 게 있었다. 모태 기업이 처음 적자가 났고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고 (대표이사 주변으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지 않았겠느냐? 본인을 믿고 투자했던 주주들한테 전화를 많이 받았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대표이사) 나서서 주가를 안정시키고 우리가 이만큼 하고 있다는 걸 보여 줘야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아이디스에서 적자가 나자 대표이사가 자존심이 상했고 그래서 회사홍보를 했더니 주가가 폭등했다는 의미였다.

아이디스 측이 밝힌 주가폭등 이유나 배경을 독자들은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까? 판단은 독자와 투자자들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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