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하지 않는다면 어찌 알 수 있겠는가?
상태바
경험하지 않는다면 어찌 알 수 있겠는가?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8.09.27 09: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심보감 인문학] 제11강 성심편(省心篇) 상(上)…마음을 살펴라⑦

[명심보감 인문학] 제11강 성심편(省心篇) 상(上)…마음을 살펴라⑦

[한정주=역사평론가] 子曰(자왈) 不觀高崖(불관고애)면 何以知顚墜之患(하이지전추지환)이며 不臨深泉(불림심천)이면 何以知沒溺之患(하이지몰닉지환)이리오 不觀巨海(불관거해)면 何以知風波之患(하이지풍파지환)이리오.

(공자가 말하였다. “높은 낭떠러지를 보지 않고서 어찌 굴러 떨어지는 우환을 알겠는가. 깊은 연못에 가보지 않고서 어찌 빠져 죽는 우환을 알겠는가. 큰 바다를 보지 않고서 어찌 세찬 바람과 험한 파도의 우환을 알겠는가.”)

앞서 공자가 나이 55세 때 당시 노나라의 권력자였던 계환자와 정치적으로 충돌을 빚으면서 관직에서 물러난 다음 제자들을 거느리고 노나라를 떠나 천하를 주유하게 된 사연을 말한 적이 있다.

천하를 주유하면서 공자와 제자들은 다른 어느 곳에서보다 진(陳)나라와 채(蔡)나라에서 굶주림 등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곤액(困厄)을 겪었고, 정(鄭)나라와 송(宋)나라 그리고 광(匡) 땅과 포(蒲) 땅에서는 목숨을 잃을 뻔한 환난을 겪었다.

『공자가어』 <곤서(困誓)> 편은 바로 공자와 제자들이 천하를 주유하면서 진나라와 채나라 그리고 광 땅과 포 땅 등에서 곤액과 환난을 겪으면서도 함께 힘을 합쳐 그것들을 이겨낸 사실을 격려하고 맹세한 기록을 담고 있다.

『명심보감』의 엮은이가 인용하고 있는 공자의 말 역시 『공자가어』 <곤서> 편에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노나라에 있었으면 겪지 않았을 온갖 곤액과 환난을 경험하면서 공자는 비로소 자신에게 닥친 역경과 세상풍파를 헤쳐 나갈 용기와 지혜를 얻게 되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여기 “높은 낭떠러지를 보지 않고서 어찌 굴러 떨어지는 우환을 알겠는가. 깊은 연못에 가보지 않고서 어찌 빠져 죽는 우환을 알겠는가. 큰 바다를 보지 않고서 어찌 세찬 바람과 험한 파도의 우환을 알겠는가”는 공자의 말을 읽다 보면 그가 천하 주유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인(巨人)이자 현인(賢人)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사실을 짐작해볼 수 있다.

그리고 공자는 이 말 뒤에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사람이 실수한다는 것은 대개 이 세 가지 경우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선비 된 자가 이 세 가지를 신중하게 여긴다면 자신을 더럽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