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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백 년 살기 어렵고 무덤은 백 년 유지하기 어렵다”[명심보감 인문학] 제11강 성심편(省心篇) 상(上)…마음을 살펴라⑬
한정주 기자  |  jjoo@iheadlin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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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0  08: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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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11강 성심편(省心篇) 상(上)…마음을 살펴라⑬

[한정주=역사평론가] 未歸三尺土(미귀삼척토)에는 難保百年身(난보백년신)이요 已歸三尺土(이귀삼척토)에는 難保百年墳(난보백년분)이니라.

(석 자 무덤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백 년 동안 이 몸을 보존하기 어렵고, 이미 석 자 무덤 속으로 들어간 다음에는 백 년 동안 무덤을 보존하기 어렵다.)

앞서 진나라의 여불위가 제작·편찬했다고 한 『여씨춘추』 <12기(十二紀)>에는 ‘안생(安生)’, 즉 편안한 삶 못지않게 ‘안사(安死)’, 곧 편안한 죽음을 중요하게 여겼던 고대 중국인의 사고방식이 잘 나타나 있다.

먼저 『여씨춘추』에서는 “인간의 수명은 아무리 길어봐야 100년을 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대개의 경우 60세를 넘기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죽음이란 한 순간과 다름없기 때문에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며 백 년을 살아보겠다고 아등바등 대는 사람의 행동이 얼마나 허망하고 어리석은가를 밝히고 있다.

살아 있는 동안이나 죽은 다음에도 자신의 몸을 잘 보존하기 위해서는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이치를 받아들이고 죽음은 물론 삶에 대해 집착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하고, 잘 살다 보면 잘 죽게 된다고 말할 수 있겠다.

『여씨춘추』에서는 삶과 죽음에 대한 고대 중국인의 사고방식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삶을 아는 사람은 외물(外物)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혀 자신의 삶을 손상시키지 않는다. 이것을 삶을 기르는 양생(養生)의 도리라고 말한다. 죽음을 아는 사람은 외물(外物)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혀 자신의 죽음을 어지럽히지 않는다. 이것을 편안한 죽음을 맞는 안사(安死)의 도리라고 말한다.”

또한 『여씨춘추』 <12기>를 읽다보면 편안한 삶과 죽음 이후 어떻게 장례를 치러야 도굴의 위험을 피해 무덤을 온전히 보존할 수 있는가, 곧 ‘사후(死後)의 안락(安樂)’에 대한 고대 중국인의 사고방식 역시 엿볼 수 있다.

이 경우 특히 사후의 안락을 위해 강조하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절상(節喪)’, 즉 예절을 갖추되 ‘간소하게 장례를 치르는 것’이다. 무덤이란 너무 얕아서 여우나 너구리가 시체에 손상을 입히고 너무 깊어서 지하수 때문에 시체가 부패되지 않도록 하면 될 뿐이다.

그렇지 않고 사치스럽고 호화스럽게 무덤을 장식하느라 그 속에 온갖 금은보화와 재물 그리고 그 밖의 기물과 기호품들을 많이 묻어 놓으면 반드시 악인과 도둑들을 불러들이는 도굴의 대상이 될 뿐이다.

여불위 시대, 즉 전국시대 말기에 들어서면 각 나라가 강성해지고 부유해지면서 군주는 물론이고 공경대부와 부자들이 너나없이 앞 다투어 더욱 호화롭게 장례를 치르느라 죽은 사람의 입에는 주옥(珠玉)을 물리고, 죽은 사람의 몸에는 구슬을 감추며, 죽은 사람이 생전 즐기고 좋아한 온갖 보물은 물론 평소 사용한 그릇·솥·병·가마와 말·의복·창과 검 등의 재물을 산더미처럼 함께 매장하는 풍속이 크게 유행했다.

그러면서 도굴을 하지 못하게 한다면서 시체를 안치한 관곽(棺槨: 속 널과 겉 널)을 몇 겹으로 하고 그것도 모자라 돌로 돌려 쌓고 또 습기가 배지 않도록 숯을 둘레에 묻었다. 그런 다음 무덤 주변을 엄중하게 경계하고 도굴하다 잡히면 중죄로 다스리겠다고 엄포를 놓고 위협을 했지만 끝내 도굴꾼의 도굴을 모면하지 못했다.

무덤이 오래되면 후손의 경계가 소홀해지고 경계가 소홀해지면 무덤을 지키는 사람의 감시 역시 게을러지고, 감시가 게을러지면 무덤을 노리는 도굴꾼이 활개를 쳤기 때문이다.

천하를 호령하던 제왕의 무덤 역시 예외가 아니다. 역사상 멸망하지 않는 나라는 없고, 멸망한 나라의 제왕의 무덤치고 도굴당하지 않는 무덤은 없다. 제왕의 무덤도 이러한데 보통 사람의 무덤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간소한 무덤은 백 년을 넘게 보존하지만 사치스럽고 화려한 무덤은 백 년은 고사하고 십 년도 보존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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