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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잘 기르고 물을 잘 관리하고 사람을 잘 기르면?[명심보감 인문학] 제11강 성심편(省心篇) 상(上)…마음을 살펴라⑭
한정주 기자  |  jjoo@iheadlin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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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1  08: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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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秦)나라의 제9대 제후 목공(穆公)과 그를 보필했던 인재들.

[명심보감 인문학] 제11강 성심편(省心篇) 상(上)…마음을 살펴라⑭

[한정주=역사평론가] 景行錄云(경행록운) 木有所養則根本固而枝葉茂(목유소양즉근본고이지엽무)하여 棟樑之材成(동량지재성)이요 水有所養則泉源壯而流派長(수유소양즉천원장이류파장)하여 灌漑之利博(관개지리박)이요 人有所養則志氣大而識見明(인유소양즉지기대이식견명)하여 忠義之士出(충의지사출)이니 可不養哉(가불양재)리오.

(『경행록』에서 말하였다. “나무를 잘 기르면 뿌리가 튼튼하고 가지와 잎이 무성하여 기둥과 대들보의 재목으로 성장하게 된다. 물을 잘 관리하면 샘의 근원이 왕성하고 물줄기가 장대하여 관개의 이로움이 널리 미치게 된다. 사람을 잘 기르면 뜻이 크고 기상은 당당하며 식견이 밝아져서 충성스럽고 의로운 선비가 나오니 어찌 잘 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여씨춘추』는 <12기(十二紀)>, <8람(八覽)>, <6론(六論)>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12기>는 1년을 춘하추동(春夏秋冬)의 사계절로 나눈 다음 다시 각 계절을 맹(孟)·중(仲)·계(季)로 나누어 열 두 달로 분할하고, 각각의 달의 천문기상(天文氣象)이나 자연현상에서부터 나라의 정사와 백성의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여기에서는 ‘치목(治木)’, 특히 나라에서 월마다 나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나무를 잘 길러서 재목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일이 국가 정책의 중대사 중 하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예를 들어 초봄에 해야 할 일을 규정하고 있는 ‘맹춘(孟春)’에서는 벌목(伐木)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늦봄에 해야 할 일을 규정한 ‘계춘(季春)’에서는 뽕나무를 자르지 못하도록 했고, 초여름에 해야 할 일을 규정하고 있는 ‘맹하(孟夏)’에서는 큰 나무를 베지 못하도록 했고, 늦여름에 해야 할 일을 규정한 ‘계하(季夏)’에서는 어떤 나무도 베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늦가을에 해야 할 일을 규정하고 있는 ‘계추(季秋)’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땔감으로 쓰기에 적당한 나무를 골라 숯을 만드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물을 관리하는 일은 나무를 관리하는 일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국가 정책 사업이었다. 우왕이 치수(治水)의 공로를 인정받아 순임금에게 제왕의 자리를 물려받아 하나라를 세웠다는 이야기는 앞서 소개한 적이 있다. 고대에 치수는 국가의 성쇠(盛衰)와 존망(存亡)을 좌지우지할 만큼 중차대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사마천이 지은 『사기』는 황제의 기록인 <12본기(本紀)>, 제후 혹은 제후 왕의 기록인 <30세가(世家)>, 인물 전기인 <70열전(列傳)>과 함께 상고시대부터 한나라 때까지의 역사를 시대별로 구분한 연대표인 <10표(表)>와 국가의 중요한 제도와 문물을 주제별로 나누어 정리한 기록인 <8서(書)>로 구성되어 있다.

이 <8서> 가운데 중국 고대 왕조의 수해(水害)와 치수(治水) 및 수리(水理) 사업을 정리해 기록한 글이 바로 ‘하거서(河渠書)’이다. <8서>에서 다루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물을 잘 관리하는 관개 사업은 중국 고대 국가의 8대 중요 정책 및 사업 중의 하나였다.

특히 사마천은 물을 잘 다스리는 조운(漕運)과 관개(灌漑)가 백성의 삶을 안정시키고 풍요롭게 하는데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라는 사실을 밝히기 위해 큰 힘을 기울였다.

그러나 치목(治木)과 치수(治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일은 뭐니 뭐니 해도 ‘치인(治人)’이라고 말할 수 있다. 치목과 치수를 누가 하겠는가. 바로 사람이다. 따라서 사람을 잘 기르는 일이야말로 국가의 중대사 중 중대사라고 할 수 있다.

이때 특히 중요한 것은 치목과 치수와 치인에 두루 통달한 인재를 기르는 일이었다. 이러한 까닭에 강성하고 부유한 나라에는 반드시 그 나라를 그러한 방향으로 잘 이끈 인재가 있게 마련이다.

이 경우 필자의 주목을 끌었던 ‘인재론’은 『서경』 <주서>의 ‘진서(秦書)’ 편에 실려 있는 진(秦)나라의 제9대 제후 목공(穆公)의 인재론이다.

당시 서쪽 변방의 후진 국가에 불과했던 진나라를 일약 천하의 패권을 거머쥔 나라로 변신시킨 인물이 바로 목공이다. 목공은 제나라의 환공과 진(晋)나라의 문공(文公)에 뒤이어 세 번째로 패자(覇者: 제후들의 우두머리)에 오를 만큼 진나라의 권세와 위용을 만천하에 과시했다.

목공이 패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탁월한 인재론에서 찾아볼 수 있다. 목공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만약 꿋꿋이 자신에게 맡겨진 일만 성실하게 하고 정말 다른 재주와 능력이 없는 어떤 신하가 있다고 하자. 그렇더라도 나는 그가 남의 재주와 능력을 시샘하거나 질투하지 않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반드시 그를 중용할 것이다. 다른 사람의 재주와 능력을 자신의 재주와 능력처럼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의 뛰어나고 어진 덕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칭찬하는 사람이라면 기꺼이 중용할 것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반드시 우리 진나라의 자손과 백성을 지켜주고 또한 이롭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재주와 능력을 갖춘 자라도 다른 사람의 재주와 능력을 시기하고 미워하며 다른 사람의 뛰어나고 어진 덕을 가려 빛을 보지 못하게 하는 자라면 나는 결코 그를 조정에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우리 진나라의 자손과 백성을 지켜주지 못할 뿐 아니라 반드시 위태롭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재주와 능력을 믿는 인재보다는 재주와 능력은 떨어지더라도 다른 사람의 재주와 능력을 질투하거나 시기하지 않고 도리어 자신의 것인 양 기뻐하는 인물이야말로 나라와 백성을 위해 진실로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자신의 재주와 능력만을 믿는 사람은 자신만을 위해 말을 하고 일을 교묘하게 꾸미느라 재주와 능력 있는 사람을 나라와 백성을 위해 등용하려고 하지 않고 배척하겠지만 다른 사람의 재주와 능력을 자신의 것인 양 기뻐하는 사람은 나라와 백성을 위해 그 재주와 능력을 기꺼이 중용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나라와 백성에 도움이 되는 사람인지는 삼척동자도 알 만한 일이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사람을 잘 기른다는 것’은 재주와 능력을 갖춘 사람으로 기르는 것보다 재주와 능력을 갖춘 사람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으로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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