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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사람도 재물이 많으면 뜻을 해친다”[명심보감 인문학] 제11강 성심편(省心篇) 상(上)…마음을 살펴라㉓
한정주 기자  |  jjoo@iheadlin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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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6  0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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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11강 성심편(省心篇) 상(上)…마음을 살펴라㉓

[한정주=역사평론가] 疏廣曰(소광왈) 賢人多財(현인다재)면 則損其志(즉손기지)하고 愚人多財(우인다재)면 則益其過(즉익기과)니라.

(소광이 말하였다. “현명한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자신의 뜻을 해치게 되고, 어리석은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허물만 더하게 된다.”)

소광(疏廣)은 한나라 제10대 황제인 선제(宣帝) 때 뛰어난 학문과 인품으로 황태자(훗날의 원제(元帝))의 스승인 태자태부(太子太傅)의 자리에까지 오른 사람이다.

그는 5년여 동안 황태자를 가르치다가 늙고 병들었다는 핑계를 대며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당시 황제는 소광에게 특별히 하사금으로 황금 20근을 주었고, 여기에 황태자는 50근을 더해 주었다.

그런데 고향 집으로 돌아온 후 소광은 하사받은 금을 가지고 매일같이 친척과 친구와 이웃 사람들을 초대해서 잔치를 벌였다. 그렇게 하고도 소광은 매일같이 금이 얼마나 남았느냐고 묻고 집안사람들에게 더욱 성대하게 잔치 준비를 하도록 독촉하곤 했다.

한 해가 지나자 하사받은 금을 잔치에 탕진하지나 않을까 염려한 자손들이 마침내 소광과 절친한 사이인 친척 노인에게 찾아가 아버지가 더 이상 음식을 마련하고 잔치를 벌이는데 금을 소비하지 않도록 말려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남은 금을 가지고 논밭을 사도록 권유해달라고 부탁했다.

친척 노인은 기회를 엿보다가 마침 한가한 틈이 나자 소광에게 자손들이 부탁한 말을 건네면서 더 이상 하사받은 금을 소비하지 말고 자손들에게 물려주라고 권유했다. 그러자 소광은 “賢而多財則損其志(현이다재즉손기지) 愚而多財則益其過(우이다재즉익기과)”라고 말했다.

“현명한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자신의 뜻을 해치게 되고 어리석은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허물만 더하게 된다”는 뜻이다. 소광이 여기에 덧붙여서 한 말은 다음과 같다.

“내가 비록 늙어 내일 모레 죽을 몸이라고 해서 어떻게 자손들의 앞날을 걱정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우리 집안에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답이 있기 때문에 자손들이 부지런하기만 하다면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다네. 그런데 만약 여기에 내가 다시 집안의 재물을 늘려주려고 한다면 단지 자손들에게 게으름과 위태로움만 가르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네. 현명한 사람도 재물이 많으면 자신의 뜻을 해치게 되고, 어리석은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허물만 더하게 되네. 재물이 많은 부자는 세상 사람의 원망을 살 뿐이네. 나는 이미 늙고 병들어서 자손들을 가르쳐서 올바른 길로 이끌 만한 기력이 남아 있지 않네. 그렇기 때문에 다만 자손들이 허물을 더해 세상 사람들로부터 원망을 사는 일이 없게 하려고 할 뿐이네.”

소광의 말은 자손들에게 재물을 많이 물려주면 줄수록 거기에 더해 더욱 많은 허물과 원망을 물려주게 된다는 가르침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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