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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대 상장사 부채비율 174%…‘국가부도의 날’ 당시보다 3분의 1 수준CXO연구소, 부채비율 고위험 기업도 5.6배 줄어…국가경제 위기 가능성 낮아
이성태 기자  |  stlee@iheadlin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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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6  08: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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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부채비율 고위험 기업도 5.6배 줄어…국가경제 위기 가능성 낮아

영화 ‘국가부도의 날’이 상영되면서 IMF 외환위기 당시 상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후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한국CXO연구소가 6일 발표한 ‘1996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 부채비율 현황 분석’에 따르면 올해 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의 부채비율은 174%로 조사됐다. 1997년 589%를 기록했을 때보다 400% 이상 낮아진 수치다.

단순 수치만 놓고 보면 올해 부채비율은 1997년 때보다 3.4배 줄어들어 재무 건전성이 우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부채비율이 400%를 넘는 고위험 기업 숫자도 지난 1997년 1000 곳 중 342곳에서 올 상반기에는 61곳으로 5.6배 대폭 줄었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이 200% 이하일 경우 재무 건전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300% 이상이면 금융비융이 순익을 깎아 먹고, 400% 이상 되면 기업 존립이 위태로운 수준으로 본다.

1997년 IMF 외환위기가 찾아오기 1년 전인 1996년 국내 1000대 상장사 평균 부채비율은 463%였다. 부채 상황만 놓고 보면 1996년 국내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에 이미 경고등이 들어와 있었던 셈이다.

1996년 당시 부채비율 400%를 넘어선 기업 숫자만 해도 1000개 기업 중 299곳에 달했다. 문제는 당시 재무 건전성에 대한 위험 경고등을 무시한 채 달리다 보니 다음해인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에 금융 구제 신청을 하는 경제 위기에 직면하고 말았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지금의 상황에서 보면 IMF 외환위기가 초래되기 1년 전인 1996년 국내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높아 재무 건전성에 위험 요소가 크다는 징조는 충분히 감지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부채비율이 높다고 대기업과 은행까지 실제 도산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시 정부가 외환보유고 정보 등을 좀 더 투명하게 공개하고 기업의 높은 부채를 단계적으로 관리해나가는 정책을 펼쳐 나갔다면 IMF 외환위기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오 소장은 덧붙였다.

1997년 당시 국내 1000대 상장사의 부채비율은 이전해보다 126% 더 높아진 589%까지 치솟았다. 부채비율 400%가 넘는 고위험 기업도 342곳으로 많아졌다. 열 곳 중 세 곳 이상은 부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었다.

실제 부채 금액을 보면 1997년 당시 심각성은 뚜렷했다. 1996년 당시 1000대 상장사의 총 부채액은 569조원 수준이었다. 다음해인 1997년은 727조원으로 급증했다. 한 해 사이 158조원 정도의 부채가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1996년과 1997년 당시 자본 규모는 각각 123조원으로 거의 비슷했다. 자본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데 부채는 150조원 넘게 늘어나 재무 건전성이 매우 부실해졌다.

IMF에 금융구제 신청을 한 다음해인 1998년 1000대 상장사의 부채비율도 496%로 여전히 높았다. 당시 부채비율 400%를 넘는 고위험 기업도 238곳이나 됐다. 1998년에도 부도 위험의 공포는 크게 사라지지 않았다.

1999년부터 2003년 사이에는 부채비율이 300%대 수준으로 조금씩 줄어갔다. 1999년 305%(부채비율 400% 이상 기업 170곳)→2000년 323%(157곳)→2001년 339%(139곳)→2002년 351%(110곳)→2003년 326%(93곳)였다.

2004년부터 2009년 사이는 200%대 부채비율을 보이며 감소 추세가 뚜렷했다. 2004년 264%, 2005년 217%, 2006년 220%, 2007년 221%, 2008년 216%, 2009년 201%로 안정세를 찾아갔다.

2010년 이후부터는 부채비율이 200% 미만으로 떨어지며 유동성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사라졌다. 2010년 189%, 2011년 191%, 2012년 186%, 2013년 179%, 2014년 183%, 2015년 182%, 2016년 179%, 2017년 171% 등의 부채비율 변동을 보였다. 올 상반기 부채비율도 지난해와 비슷했다.

부채비율만 놓고 보면 제2의 IMF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1997년 당시와 비교할 때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우리나라에 제2의 IMF 외환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은 현저하게 낮아진 셈이다.

올 상반기 기준 국내 1000대 상장사의 총부채 규모는 2162조9369억원이고 자본은 1246조6161억원으로 집계됐다.

오일선 소장은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정부가 기업의 부채비율을 어느 정도 관리해 나감으로써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낮아졌다”면서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유동성 문제보다는 산업별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이 더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와 조선 등 산업별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면서 또 다른 경제 먹구름이 서서히 드리워지고 양상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1996년부터 2017년까지 부채비율(부채총액/자기자본)은 각 기업의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2018년은 반기보고서를 참고했다. 부채 현황 등은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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