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 제작사 덱스터는 돈방석…주주들은 빚 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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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과 함께’ 제작사 덱스터는 돈방석…주주들은 빚 방석
  • 박철성 칼럼니스트·아시아경제TV 리서치센터 국장
  • 승인 2018.12.17 0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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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주간증시] 3분기 흑자전환에도 주가는 62% 폭락…“여기가 개미지옥”

[박철성의 주간증시] 3분기 흑자전환에도 주가는 62% 폭락…“여기가 개미지옥”

‘배신 지옥’의 저주라도 내린 걸까. 영화 ‘신과 함께’가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그런데도 정작 제작사 덱스터(206560)는 ‘개미지옥’이 됐다.

덱스터는 지난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5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흑자전환했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30억원. 90.5% 급증했다. 순이익은 30억원. 흑자로 올라섰다.

하지만 덱스터 주가는 전 고점 대비 62% 주저앉았다. 시쳇말로 ‘폭망했다’는 게 주주들 입장이다. ‘바로 여기가 지옥’이라고 망연자실한 주주들은 이구동성이다.

▲ 영화 ‘신과 함께’가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제작사인 덱스터 주가는 폭락했다. 주주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덱스터 홈페이지 캡처>

덱스터는 지난 8월6일 장중 1만1700원을 찍었다. 최근의 전 고점이었다.

이날 84만2074주의 전환사채(CB)는 주식으로 전환됐다. 전환가격은 6769원. 이날 덱스터 종가는 1만900원이었다.

종가기준 1주당 4131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했다. 산술적 수익은 총 35억원 규모였다.

이날부터 덱스터 주가가 하락을 시작했다. 그렇게 지금 다섯 달째다.

지난 10월29일 덱스터는 제1회차 전환사채 전환가액을 조정한다고 공시했다. 기존 6769원을 5953원으로 낮췄다. 공시에는 주가 하락에 의한 조정임을 밝혔다.

또 지난 11월5일 덱스터는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즉 임직원 스톡옵션 주식을 추가 상장한다고 공시했다. 행사가격은 723원, 총 1만주 규모였다. 당장 매도해도 엄청난 시세차익을 누린다.

▲ 덱스터 재무제표. 3분기 흑자전환했다.

결국 곪은 게 터졌다. 주주들이 폭발했다. 일부 주주들은 수차례에 걸쳐 덱스터 본사를 방문했다. 주가 폭락을 방치한 덱스터 측의 수수방관에 거세게 항의했다. 입구에서 시위도 했다.

그들은 덱스터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입은 개미투자자들이었다. 여기서 주주들의 외침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취재진은 먼저 덱스터 소액주주모임 연명준 대표와 인터뷰를 했다. 연 대표는 “최근 나흘 동안 덱스터 본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했다”면서 “가장 큰 문제점은 지난 8월 ‘신과 함께’ 개봉에 맞춰 전환사채를 시장에 풀었다는 점”을 꼬집었다.

연 대표는 “지난 10월10일 항의 방문 때도 ‘현재 투자유치 진행 중인데 3개월 전에는 주가 관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면서 “덱스터는 ‘신과 함께’로 3분기 흑자 전환했고 큰돈을 벌었음에도 도대체 주주들은 안중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류춘호 부사장과 직원들은 투자유치 중이라며 결과적으로 이는 감언이설이었다”면서 “이로 인해 대부분 투자자는 손절매 기회를 놓쳤고 큰 피해를 보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덱스터가 정말 비도덕적이고 악랄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면서 “최근 전환가액이 조정됐는데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게 전환가액이 낮아지면 금액대비 주식 수가 늘어나고 그래야 ‘돈벌이 욕심’을 충족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덱스터에 대한 불신의 심정을 털어놓았다.

전화연결이 된 홍영진 주주는 “정말 죽겠다. 집안이 풍비박산”이라고 긴 한숨을 쉬더니 “투자금은 대략 8억원 규모인데 현재 거의 40% 손실이다. 그나마 중간에 물타기를 해서 손실 폭을 많이 줄인 것”이라고 나름 처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류춘호 부사장이 한다는 말이 ‘덱스터 연 매출액이 300억원, 지금이 적정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면서 “그러면 상장 당시 주가가 1만6000원까지 치솟았고 시가총액 3000~4000억원 규모로 시작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지금이 적정가라는 얘기는 투자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홍 주주는 “김용화 대표는 마이바흐, 류춘호 부사장은 포르쉐 등 고급 외제차를 끌고 다닌다”면서 “자기들은 호의호식하면서 개미투자자들은 전부 죽으라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 덱스터 일봉 그래프. 전환사채가 풀리던 날부터 주가의 하락은 시작됐다. 고점 대비 현재 주가가 폭락했음을 알 수 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익명을 요구한 A 주주는 “집에서 쫓겨날 판이고 겨우 무마시켜 숨겼는데 알면 이혼당한다”면서 “김용화 대표, 류춘호 부사장과는 아예 소통이 안 된다. 말 그대로 주주들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덱스터 측이 말하는 언론 보도, 그런 게 전부 다 재탕이었다”면서 “주가 안정을 위한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김용화 대표는 상이나 받으러 다니고 그러면서 명예도 쌓였고 돈도 많이 벌었다”면서 “그런데 오늘날 김용화가 주주들 없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었겠느냐. 주주들과는 단 한 건의 메시지 소통도 없었다는데 열불이 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덱스터 측은 투자유치를 한다고 계속 말해왔다”면서 “투자유치 때문에 주가안정을 못 시키는 게 무슨 금융 거래법에 위반되기 때문이라던데 웃기는 얘기”라고 일침을 놨다.

B 주주는 이 바닥 용어로 깡통계좌가 됐다. 그는 “덱스터 주식을 많게는 6만주 정도를 보유했고 총투자금은 6억원 정도였다”면서 “덱스터를 믿었기 때문에 하락 때마다 물타기를 했고 결국 신용계좌까지 쓰다가 반대매매 직전에 전부 손절매했다. 결국 내 의지와 무관했으니 반대매매 당한 꼴”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내가 10억원 중 여유 자금을 투자한 게 아니라 전재산 3억원을 무리하게 운용하다가 이 지경이 됐다. 앞으로 어떻게 꾸려나갈지가 막막하다”면서 “김용화 감독은 전환사채를 끌어들여 영화에 성공했는데, 이렇게까지 주가가 내려가는 것을 방치해선 안 되는 일이었다”라고 지적했다.

또 B 주주는 “정황상 추측이지만 행여 개인의 이익을 위해 세력과 결탁했다면 정말 분노가 치솟는 일”이라면서 “한국의 마블을 꿈꾼다고 해놓고 그게 아니라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웠다면 큰 벌 받을 것”이라고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 덱스터 주주들은 주가 폭락에 항의해 본사 앞에서 시위했다. 하지만 그들은 김용화 대표와 류춘호 부사장이 소통마저 거부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사진=주주 모임 제공>

덱스터 주주들은 김용화 대표에게 궁금한 내용을 질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14일 오후 취재진은 김 대표와 두 차례의 전화 인터뷰를 진행됐다.

Q 주가 폭락 이유와 배경은?
A 신과 함께의 기대치가 굉장히 높았는데, 그것만큼 충족을 못시켰다는 거 아닐까? 주가가 내려가고 그것이 손해로 직결된다면 가장 큰 손해를 입을 사람이 누구인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고점 대비라는 표현을 쓰던데 사실 지금 주가가 안 내린 회사가 어디 있느냐. 현재 여러 가지 경제적 상황까지 보면서 얘기하는 건지, 아니면 단순히 ‘신과 함께’까지 잘됐는데, 그거보다 (주가 하락이) 좀 과하지 않느냐는 얘긴지 조금 의문스럽긴 하다. 사실 뭐 주가야 고점 대비한 게 아니라 평균가를 대비하면 그렇게 많이 빠진 것도 아닐 텐데, 그렇지 않나?

Q 주주들에게 투자유치한다고 했다던데 무산됐나?
A 내가 사실 이 상황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알겠지만 우리가 공시정보 외에는 사견이나 진행되는 건들에 대해서 (밝히기가) 굉장히 조심스러운 건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논의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 결정된 건 없다. 물론 중단되지도 않았다.

Q 주주들에게 투자 유치 중이라 주가 부양(관리)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던데 이유는?
A 주가안정(부양)에 대해서 이렇게 통화로 하는 건 유감스럽다. 왜냐하면 투자자 보호법 상 가능한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주가 관리에는 여러 가지 차원이 있다. 예를 들어 자사주 매입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그런데 실제 회사 내 자산이 많이 있다고 해서 함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알겠지만 작년에 영업 적자가 많아서 법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덱스터는) 적법하게 움직이고 있고 그런 사안 때문에 못 하는 거다. 생각해 봐라. 우리도 얼마나 하고 싶겠냐? 사실은. 이걸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그런 논의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사실은 8월 말인가, 9월 초쯤도 내가 그랬다. 주가가 좀 많이 내리는 거 같다고. 왜냐하면 실제로 부사장이나 경영 전문가들이 많으니까 주가를 (내가) 매번 일일이 체크할 수 없지만 실제로 나도 최대 주주로서의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노력하고 있다.

▲ 덱스터 대표 김용화 감독. <사진=덱스터 홈페이지 캡처>

Q 작년 300억원 전환사채 발행으로 지금처럼 폭락이 생겼고 해당 사채의 43% 콜옵션 행사가 가능한데 왜 행사를 안 하느냐는 게 주주들 질문이다.
A 콜옵션 행사가 2월까지로 알고 있다. 세상에 그걸 뿌릴 바보는 없다. 누가 시장에 뿌리겠나. 2월까지 기한이 있다. 회사에 자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내가 볼 때는 ‘신과 함께’ 수익금도 그렇고 전혀 그런데는 문제가 없다.

Q 2018년 3월 연결 현금흐름표 내 금융보증충당부채 항목에 72억원 손실로 잡았던 부분을 2분기에 김용화 대표가 직접 메웠다. 어떤 내용이냐?
A 맞다. 내가 주식담보(로 대출받았다)를 했다. 우리가 투자를 받으면서 풋옵션 걸린 게 있었다. 그걸 회사가 책임지는데 재무제표가 너무 안 좋아질 것 같아서 내가 주식담보 대출로 갚았다.

Q 사업보고서에 99억원의 파생 상품부채가 있다. 어떤 내용이냐?
A 나는 그거 잘 모르겠다. 파생상품 부채가 뭘까? 왜냐하면 내가 재무제표 제대로 들여다볼 소량도 안 되고 전체적으로 공시정보는 이렇게 나가는 정도만 알고 있다. 모든 건 재무 책임자가 하는 거 아닌가?

Q 김용화 대표 승용차는 마흐바흐, 류춘호 부사장은 포르쉐 등 고급 외제차를 탄다던데 소유주가 개인인가? 법인인가? 주주들이 꼭 질문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A 말할 수 없다. (이런 내용은) 부사장하고 통화해라. 보통 상장법인 대표가 어느 정도 차를 타고 다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아반떼는 안타고 다니잖아? 마이바흐가 3억원이나 4억원짜리 차도 아니다.

Q 개인적으로 감독과 대표 중 어떤 호칭이 더 좋은가?
A 난 감독을 잘하는 사람이지 기업을 잘 운영하는 사람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상장법인의 주인은 주주라는 사실이다. 주주 없이는 상장사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주들이 김용화 대표의 마이바흐, 류춘호 부사장의 포르쉐를 꼬집은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결코 불법이라는 얘긴 아니었다.

다만 주주들이 흘리는 피눈물을 외면해선 곤란하다는 얘기다. 그것은 상식이 통하는 세상의 중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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