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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부자는 하늘에 달렸고, 작은 부자는 부지런함에 달렸다”[명심보감 인문학] 제11강 성심편(省心篇) 상(上)…마음을 살펴라㊹
한정주 기자  |  jjoo@iheadlin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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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1  07: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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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11강 성심편(省心篇) 상(上)…마음을 살펴라㊹

[한정주=역사평론가] 大富(대부)는 由天(유천)하고 小富(소부)는 由勤(유근)이니라.

(큰 부자는 하늘로부터 나오고, 작은 부자는 부지런함으로부터 나온다.)

작은 부자는 근검절약만으로도 될 수 있다. 그러나 아껴 쓰고 부지런한 것만 가지고는 큰 부자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큰 부자는 하늘로부터 나온다”는 말을 큰 부자는 사람의 능력과 지혜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늘의 뜻에 달려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하나?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말은 큰 부자는 본래 하늘의 뜻에 달려 있기 때문에 하늘의 뜻을 타고난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큰 부자가 되고 하늘의 뜻을 타고나지 못한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큰 부자가 되지 못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오히려 하늘의 뜻을 사람의 능력과 지혜로 헤아려 재물을 운용할 줄 알아야 큰 부자가 된다는 얘기다.

즉 천지자연의 변화와 조화나 세상사와 인간사의 이치를 두루 통달해 재물을 운용하면 큰 부자가 되지 않으려고 해도 큰 부자가 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러한 까닭에 천하와 한 나라를 움직일 만한 재물을 축적한 고대 중국 부자들의 비법과 비결을 분석한 열전인 <화식열전>에서 사마천은 “근검절약은 사람이 생업(生業)을 다스리는 올바른 방법이다. 그렇지만 큰 부자가 된 사람은 반드시 기이하고 기발한 방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사람의 지혜와 능력으로 하늘의 뜻이라고 할 수 있는 ‘천지자연의 조화나 세상사와 인간사의 이치’를 두루 통달하고 재물을 운용하여 천하를 움직였던 사람을 <화식열전>에서 찾는다면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

앞서 ‘상업의 귀재’라고 소개한 적이 있는 범려(도주공)와 그의 스승 계연이다. 범려와 계연이 월나라 왕 구천에게 올린 나라가 부강해지고 백성이 부유해지는 계책과 방법을 살펴보면 그들이 얼마나 하늘의 뜻 곧 ‘천지자연의 변화와 조화’나 ‘세상사와 인간사의 이치’를 두루 헤아리고 살펴서 재물을 운용했는가를 알 수 있다.

“세성(歲星: 목성)이 서쪽에 자리하고 있으면 풍년이 들고, 북쪽에 자리하고 있으면 수해가 일어나고, 동쪽에 자리하고 있으면 기근이 들고, 남쪽에 자리하고 있으면 가뭄이 발생합니다. 이렇게 천지자연의 변화를 헤아려서 가뭄이 들 조짐이 있는 해에는 미리 배를 준비해두고, 수해가 발생할 조짐이 있는 해에는 미리 수레를 준비해둡니다. 이것이 사물의 이치입니다.

6년마다 한 차례씩 풍년이 찾아오고, 6년마다 한 차례씩 가뭄이 찾아오고, 12년마다 한 차례씩 흉년이 찾아옵니다. 이때 쌀값이 지나치게 싸거나 비싸면 농민과 상인이 고통을 받게 됩니다. 쌀값을 안정시켜 지나치게 싸거나 비싸지 않도록 해야 농민과 상인에게 모두 이롭습니다.

나라에서 물자를 축적하는 원칙은 물품을 온전하게 보존하는 것이지 오래도록 사용하지 않고 쌓아두는데 있지 않습니다. 물자를 교역하거나 교환할 때는 상하기 쉬운 물품은 남겨두지 않고 비싼 값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 법입니다. 물품이 넘쳐나는가 아니면 부족한가를 잘 살펴서 헤아리면 그 물품의 귀함과 천함을 알 수 있습니다. 물품이 귀해져서 비싼 값으로 팔 수 있으면 오물을 배설할 때처럼 내다 팔아야 합니다. 물품이 천해져서 싼 값으로 팔 수 밖에 없으면 구슬을 손에 넣을 때처럼 사들여야 합니다. 이렇게 물품과 금전은 물이 흐르는 이치처럼 원활하게 유통시키는 것이 올바른 도리입니다.”

확실히 범려와 계연의 재물 축적 방법은 근검절약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큰 부자는 하늘로부터 나온다는 말은 곧 큰 부자가 되려면 하늘의 뜻을 살펴서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앞서 말했듯이 여기에서 하늘의 뜻이란 ‘천지자연의 변화와 조화’나 ‘세상사와 인간사의 이치’라고 해석할 수 있다.

때문에 하늘로부터 나온 큰 부자들의 남다른 비결이자 비법이란 것도 결국에는 -범려(도주공)와 도주공처럼- ‘천지자연의 변화와 조화’ 그리고 ‘세상사와 인간사의 이치’, 다시 말해 하늘의 뜻을 잘 헤아리고 살펴서 재물을 운용할 줄 알았던 능력과 지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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