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테마주’ 티비씨 주가 3.3배 폭등…주요주주 손의호 30억원 규모 장내 매도
상태바
‘황교안 테마주’ 티비씨 주가 3.3배 폭등…주요주주 손의호 30억원 규모 장내 매도
  • 박철성 칼럼니스트·팍스경제TV 리서치센터 국장
  • 승인 2019.02.11 0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철성의 주간증시] 평소 1만주도 안 되는 거래량…16개 계열사 귀뚜라미그룹이 모기업

[박철성의 주간증시] 평소 1만주도 안 되는 거래량…16개 계열사 귀뚜라미그룹이 모기업

“그래프가 부러지고 개미 무덤이 돼서야 상투인 줄 알았다.”

어느 개미투자자의 한 맺힌 푸념이다. ‘황교안 테마주’로 거론되는 티비씨(033830) 주가가 폭등했다. 최근 저점 대비 3.3배나 뛰었다.

지난 2009년 황교안 전 총리가 대구 고검장 시절이었다. 그는 ‘대구 기독 CEO 클럽’이란 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의 회장이 대구백화점 구정모 회장이다. 구 회장은 티비씨 이사로 등재돼 있다. 그런 배경으로 티비씨는 ‘황교안 테마주’로 거론되고 있다.

▲ 티비씨 일봉 그래프. 주요주주인 손의호 이사가 300만주를 장내 매도했던 시기가 티비씨 주가 고공행진 중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특히 주가가 고공행진 중인 상황에서 주요주주인 손의호 비상근이사(청우에스아이 대표)가 대규모 매도를 했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300만주(3.00%)를 장내 매도했다고 23일 공시한 것이다. 이는 30억원 규모로 상당한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분석됐다.

그렇다고 손 이사가 주식을 판 게 위법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대주주를 비롯해 주요주주의 지분 매각이 주가 상승에 찬물을 끼얹는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손 이사의 장내 대량 매도를 바라보는 시장과 투자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다.

▲ 티비씨 주요주주 특정 증권 소유 상황보고서. 주요주주인 손의호 이사가 최근 장내에서 300만주, 30억원 규모를 매도했다.

한국거래소는 티비씨의 비정상적 주가 폭등을 좌시하지 않았다. 티비씨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한 것이다.

또한 매매거래정지 예고, 단기과열 완화장치, 조회공시, 소수계좌 매수관여 과다종목, 특정계좌 매매관여 과다종목 등의 주가폭등 관련 내용을 공시했다. 이를 통해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티비씨는 미확인 세력에 의한 주가견인 의혹도 제기됐다. 개미 무덤 경계령이 발동된 배경이다.

▲ 티비씨 일별 거래 상세 내역. 최근의 주가 폭등 기간 거래가 폭발했음을 알 수 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티비씨는 총 1억주를 발행했다. 그중 유동주식은 6072만4590주. 이는 총 발행 주식의 60.72%다.

평소 티비씨 주식 거래는 한산했다. 마치 개점휴업(?)을 방불케 했다. 시장의 시선을 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실제 지난해 11월26일 티비씨 1일 거래량은 고작 2492주에 불과했다. 이날 하루 거래금액은 겨우 100만원이었다.

그런데 최근 티비씨 거래가 터졌다. 지난 8일 티비씨는 264만4693주의 1일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날 거래금액은 34억2600만원. 1일 거래금액이 100만원이던 날과 견주면 천문학적 숫자였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엄청난 거래를 주도했을까? 개미투자자일까? 혹시 그들끼리 연대라도 한 것일까?

티비씨 주가는 미확인 세력이 견인했고 통정거래를 통한 대량거래가 연출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실제 티비씨 일봉 그래프에는 세력의 발자국이 선명하다. 티비씨 주가 폭등은 지난해 12월27일부터 1월15일 사이 세력이 발을 담갔다는 분석 보고다. 평균 매수가격은 583원.

물론 많은 수량을 매집하지는 않았다. 단지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그들 나름의 확인 차원이었다.

▲ 티비씨 일별 주가. 평소 1일 거래대금이 수백만 원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의 폭등 기간 거래가 폭발했다. 개인 창구를 통한 미확인 세력의 순매수세가 주가를 부양했음을 입증하고 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티비씨 주가폭등은 지난 1월16일 시동을 걸었다. 일봉 그래프는 세력이 핸들을 잡았음을 대변하고 있다.

티비씨의 미확인 세력은 이날부터 2월8일 사이 300만주 규모의 순매수를 일으켰다. 평균 매수가격은 1088원.

주가는 1월15일 장중 저점 대비 12거래일 만에 2.5배 급등했다. 상승률이 150%에 달하는 폭등이었다.

그 사이 기관의 매도세가 눈길을 끌었다. 기관은 1월17일~2월1일 총 18만1317주를 팔아치웠다. 평균매도가격은 1034원.

기관이 매도할 때 주요주주인 손의호 이사도 장내에서 300만주를 팔았다. 30억원을 현금화한 것이다.

그런데도 티비씨 그래프는 무너지지 않았다. 세력이 버텼고 뒤늦게 합류한 개미투자자들까지 매도물량을 받아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폭등 주식은 반드시 폭락하기 마련이라는 점. 전문가들은 세력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질 때를 우려하고 있다. 그 순간 주가가 무너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티비씨 투자에 대해 공격보다 방어적 스탠스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 티비씨 주봉 그래프. 주가가 불과 3주 만에 2.6배 폭등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티비씨의 이전 사명은 ‘대구방송’이었다. 당시 대구·경북 TBC로 부르기도 했다. 창사 20주년 기념일이었던 2015년 5월14일 TBC(Taegu Broadcasting Corporation)로 변경됐다.

티비씨는 대구·경북, 경남 일부 지역이 가시청권이다. 1995년 5월14일 지상파 민영 방송사로 개국했다. 1997년에는 라디오 방송 첫 전파를 송출했다.

티비씨는 SBS와 제휴했다. 네트워크 프로그램(SBS 편성)으로 약 70%를 편성하고 있다. 나머지 약 30%를 자체 편성하고 있다.

광고단가도 낮춘 티비씨는 경북지역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뉴미디어 성장에 따른 광고 수주 위축 등이 해결할 현안으로 꼽히고 있다.

티비씨의 모기업은 보일러로 유명한 귀뚜라미그룹이다. 1995년 5월 개국 당시에는 대구 지역 굴지의 건설업체 청구가 티비씨의 모체였다. 그러나 1997년 청구가 부도났고 2002년 귀뚜라미보일러가 인수했다.

귀뚜라미그룹은 1962년 창립했다. 가정용 보일러 제조업체인 귀뚜라미를 모태로 발전한 기업이다. 당시 상호는 신생보일러.

귀뚜라미는 1960~1970년대 연탄 난방에서 유류 난방으로 교체된 시기와 맞물려 급속하게 성장했다. 50년 이상 보일러 업계에서 탄탄한 기반을 쌓고 있다.

현재 귀뚜라미그룹은 총 16개의 국내 계열사를 두고 있다. 티비씨도 그중 한 계열사다. 최진민 귀뚜라미 명예회장은 국내 최초로 기름보일러를 개발하는 등 보일러 업계 선구자다. 최 명예회장은 경북 청도 출신. 대구공고와 청구대학교를 졸업했다. 그리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2007년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최진민 회장은 2012년 TBC 대구방송 회장에 취임했다. 최 회장은 부인 김미혜 여사와의 사이에 2남 3녀를 뒀다. 최 회장은 장남인 성환 씨와 차남 영환 씨 두 아들을 통해 부국증권, 두산그룹과 사돈지간이 됐다.

장남 성환 씨는 부국증권 김중건 회장 사위다. 차남 영환 씨는 2012년 2월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막냇동생인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의 차녀 혜원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최 명예회장의 부인 김미혜 여사는 귀뚜라미재단 중 복지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귀뚜라미그룹은 주요 계열사들의 유동비율이 매우 높다. 동시에 부채비율이 평균 10% 이하 대. 거의 무차입 경영이라고 부를 만큼 건강한 기업이다.

티비씨는 SBS, KNN에 이어 지역 민영 방송사로는 세 번째로 코스닥에 상장한 방송사다. 웹사이트 나무위키 보고에서는 “원래 TBC라는 이름을 쓰던 동양방송이 폐국 이후, 중앙일보가 TBC로 종합편성채널 사업에 진출하려 했다”면서 “중앙일보 측에서 TBC를 사용하기 위해 TBC 측과 여러 차례 접촉했지만 TBC 측이 거절했다”고 밝혔다.

▲ 티비씨 주요 주주현황

티비씨 이익구조는 영업에서 50%선, 금융수익에서 50%선으로 나타난다.

이와 관련 회계 및 재무지표·기업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스카이어 홀딩스 김천년 대표는 “본업은 뒷전이고 부업으로 수익 창출을 꾀하는 구조”라고 지적하면서 “5% 이상 주주들이 대부분 기업 대표들인데 혹시 방송을 부가적으로 활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준다”고 꼬집었다.

또 김 대표는 “영업 손익과 영업 외 손익은 본업과 부업의 차이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티비씨는 영업 외 손익비율이 97.6%에 이른다. 이는 금융 이자수익으로 돈벌이를 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티비씨는 2018년 3분기까지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영업이익이 났다”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원가 생산성은 5% 하락했는데 매출의 증가보다 매출원가에서 외주제작비 및 출연료 등의 상승이 영업이익 하락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티비씨 공시 담당 김유식 팀장은 전화통화에서 최근의 주가 폭등과 관련 “공시에 나온 사항이 전부”라고 전제한 뒤 “주가가 왜 뛰었는지 모르겠다. 내부적으로 주식을 팔고 사고하는 게 아니라서 별로 크게 신경을 안 쓰고 있었다”고 말했다.

거래소 측으로부터 소수계좌 매수 관여 과다종목으로 지정됐는가 하면 주가폭등 관련 공시가 즐비하고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에 대한 회사 측 입장도 요청했다.

김 팀장은 “그것은 의혹을 제기한 그 사람한테 물어보라”면서 “회사가 주가조작을 무엇 때문에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걸 회사에 따질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 티비씨 수익 중 금융수익에 대해 그는 “회사 보유자금이 많고 투자를 많이 해서 이자수익을 내면 올라갈 수 있는 거(금융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그게 궁금증이나 의문 사항이 될 이유가 없는 거 같다”고 말을 잘랐다.

또한 김 팀장은 “사업보고서 보면 다 아는 내용을 왜 자꾸 묻느냐?”면서 “그리고 다른 증권사나 경제지, 신문사 기자들이 자꾸 이렇게 전화하는 이유가 뭐냐? 이런 식으로 다 빤한(뻔한) 내용을 갖고 계속 이야기하느냐”고 다그치듯 말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아직 티비씨 그래프가 고점이라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욕심만 줄인다면 얼마든지 엑시트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만약의 폭락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추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