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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믿을 수 있다고 하지만 오히려 눈은 믿을 수가 없구나”[명심보감 인문학] 제12강 성심편(省心篇) 하(下)…마음을 살펴라⑨
한정주 기자  |  jjoo@iheadlin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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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15  07: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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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자(왼쪽)와 제자 안회.

[명심보감 인문학] 제12강 성심편(省心篇) 하(下)…마음을 살펴라⑨

[한정주=역사평론가] 經目之事(경목지사)도 恐未皆眞(공미개진)인데 背後之言(배후지언)을 豈足深信(기족심신)이리오.

(눈으로 직접 보고 경험한 일도 오히려 모두 진실이 아닐까봐 두려워하는데 등 뒤에서 하는 말을 어찌 깊게 신뢰할 만하다고 하겠는가?)

진(秦)나라의 승상 여불위가 편찬한 『여씨춘추』에 실려 있는 진나라와 채나라의 국경지대에서 ‘공자와 수제자 안회’가 겪었던 일화를 보면 『명심보감』의 “눈으로 직접 보고 경험한 일도 오히려 진실이 아닐까봐 두려워해야 한다”는 말의 진정한 뜻을 되새겨볼 수 있다.

공자가 제자들을 거느리고 초나라로 가기 위해 국경지대에 이르렀을 때 진나라와 채나라가 군사를 보내 공자 일행의 초나라 행을 막으려는 상황이 벌어졌다. 당시 공자는 무려 7일 동안이나 포위당한 채 나물국으로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다.

7일 동안 쌀 한 톨 구경하지 못하고 굶주림의 곤경을 겪는 바람에 지칠 대로 지쳐버린 공자는 깜빡 낮잠이 들고 말았다. 이때 안회가 어렵게 쌀을 구해 와 밥을 지었다.

밥이 거의 다 되어 갈 즈음 낮잠에서 깬 공자가 바라보니 안회가 솥 안의 밥을 손가락으로 집어먹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안회의 불손한 행동이 심히 못마땅했지만 공자는 일부러 못 본 척했다.

잠시 후 안회가 공자에게 밥상을 올리자 공자는 아무 것도 보지 못한 척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방금 전 낮잠을 자다가 꿈속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뵈었다. 그래서 청결한 음식을 바쳐야겠다.”

공자의 말은 안회가 밥을 짓다가 몰래 먼저 집어먹은 불손한 행동을 은근하게 꾸짖어 그 잘못을 깨닫게 하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안회는 깜짝 놀라며 이렇게 말했다.

“스승님 이 음식은 안 됩니다. 조금 전 밥을 지을 때 숯불에 탄 재티가 솥 안으로 들어가서 떨어졌다. 그런데 밥을 버리는 일은 상서롭지 못해 불경스럽지만 제자가 손가락으로 집어내 먹었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이미 자신이 먼저 손을 댄 음식이기 때문에 스승 공자의 돌아가신 아버님께 올릴 수 있는 청결한 음식이 아니라는 고백이었다. 안회의 말에 공자는 크게 탄식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눈은 믿을 수 있다고 하지만 오히려 눈은 믿을 수가 없구나. 마음은 믿을 수 있다고 하지만 오히려 마음은 믿을 수가 없구나. 제자는 이 일을 기록하라. 사람을 안다는 것은 진실로 쉬운 일이 아니구나.”

안회는 공자가 가장 아끼고 신뢰하는 수제자였다. 공자가 ‘어질다’고 말한 유일한 제자가 바로 안회였다.

공자와 같은 성인도 가장 아끼고 신뢰하는 제자의 행동을 이렇게 쉽게 오해하는데 하물며 보통 사람의 경우가 말해 무엇 하겠는가. 직접 눈으로 보고 겪은 일조차도 그 사실과 진실 여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야 한다는 깨우침을 주는 일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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