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은 탓하지 않고 남 탓만 하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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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탓하지 않고 남 탓만 하는 사람은?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9.03.21 0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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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12강 성심편(省心篇) 하(下)…마음을 살펴라⑪

[명심보감 인문학] 제12강 성심편(省心篇) 하(下)…마음을 살펴라⑪

[한정주=역사평론가] 不恨自家汲繩短(불한자가급승단)하고 只恨他家苦井深(지한타가고정심)이니라.

(자기 집의 두레박줄이 짧은 것은 탓하지 않고 단지 다른 사람 집의 우물이 깊어서 고되다고 탓하는구나.)

『논어』 <위령공> 편에 보면 “君子求諸己(군자구저기) 小人求諸人(소인구저인)”이라는 공자의 말이 나온다.

군자는 자기의 잘못과 허물을 자신에게서 찾지만 소인은 자기의 잘못과 허물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는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군자는 자신을 탓하지만 소인은 다른 사람을 탓한다는 것이다.

공자의 말에 비추어본다면 『명심보감』의 “不恨自家汲繩短(불한자가급승단)하고 只恨他家苦井深(지한타가고정심)이니라”, 즉 “자기 집의 두레박줄이 짧은 것은 탓하지 않고 단지 다른 사람 집의 우물이 깊어서 고되다고 탓하는구나”라는 구절은 전형적인 소인의 태도라고 하겠다.

자신에게서 문제의 원인을 찾지 않고 다른 것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는 것은 곧 자신은 탓하지 않고 다른 것만 탓하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렇게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한 해법의 실마리는 『채근담』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먼저 “人之過誤(인지과오) 宜恕(의서) 而在己則不可恕(이재기즉불가서)”라는 말을 살펴보자. 이 말은 “다른 사람의 잘못과 허물은 마땅히 용서하되 자신의 잘못과 허물에 대해서는 용서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문제가 있을 경우 만약 자신에게 잘못과 허물이 있다면 반드시 반성하고 고쳐서 다시는 그렇지 않도록 해야 하는 반면 다른 사람에게 잘못과 허물이 있다면 마땅히 용납하고 용서할 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이다.

물론 다른 사람의 잘못과 허물을 무조건 용납하고 용서하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다른 사람의 잘못과 허물을 지적하거나 꾸짖을 때 지나치게 엄격하게 하면 감당하지 못하거나 혹은 반발하는 바람에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 쉽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잘못과 허물을 지적하거나 꾸짖을 때는 반드시 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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