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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차지인 전답이 장차 누구 차지가 될지 어찌 알겠는가”[명심보감 인문학] 제12강 성심편(省心篇) 하(下)…마음을 살펴라⑮
한정주 기자  |  jjoo@iheadlin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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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05  08: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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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왕(왼쪽)은 손숙오라는 현자(賢者)를 재상으로 얻어 초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들고 자신은 패자의 지위에까지 올랐다.

[명심보감 인문학] 제12강 성심편(省心篇) 하(下)…마음을 살펴라⑮

[한정주=역사평론가] 一派靑山景色幽(일파청산경색유)한데 前人田土後人收(전인전토후인수)라 後人收得莫歡喜(후인수득막환희)하라 更有收人在後頭(갱유수인재후두)니라.

(한 줄기 푸른 산 풍경 그윽한데, 앞사람 짓던 전답 뒷사람이 차지하네. 뒷사람이여! 그 전답 차지했다고 기뻐하지 말라. 다시 또 그 전답 차지할 사람이 머리 뒤에 있지 않은가.)

춘추시대 제후국 가운데 중국 대륙 남쪽에 자리하고 있던 초(楚)나라는 변방의 오랑캐 취급을 받았다. 제후국 가운데 영토는 가장 넓고 물자 역시 풍부했지만 작위가 낮았기 때문에 초나라 왕은 제후들 사이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다.

그런데 장왕(莊王)에 이르러서 초나라는 남쪽의 강대국으로 성장해 중원의 진(晋)나라와 동쪽의 제(齊)나라와 천하의 패권을 다툴 정도로 급부상했다. 심지어 장왕은 제나라 환공·진나라 문공에 이어 세 번째로 제후의 우두머리인 패자(覇者)의 지위에까지 올랐다.

즉위 초기 장왕은 나라를 잘 다스린 임금이 아니었다. 오히려 수렵(狩獵)과 무용(武勇)을 좋아하고 향락을 일삼아 도통 정사를 돌보지 않은 임금이었다. 더욱이 “감히 내게 간언하는 자가 있다면 결코 용서하지 않고 죽여버리겠다”고 선언해 온 나라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그렇다면 장왕은 어떻게 초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들고 자신은 패자의 지위에까지 오를 수 있었을까. 그것은 손숙오라는 현자(賢者)를 재상으로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재상이 된 손숙오는 나라 안팎의 정치에 힘써 불과 3년 만에 초나라를 중국 대륙을 호령하는 강대국으로 만들고 또한 장왕을 패자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손숙오는 초나라의 최고 관직인 영윤(令尹)의 자리에 세 번이나 오르면서도 기뻐하지 않았고 또한 세 번이나 영윤의 자리에서 물러나면서도 불쾌해하거나 불만을 품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의 할 일에 전념했을 뿐 권력과 재물에 대한 사사로운 욕심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손숙오는 죽음 직전까지도 자신이 가진 권력과 재물에 대해 경계하고 두려워했다. 죽음 직전 손숙오가 자신의 아들에게 남긴 유언과 그 유언이 자손들에게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에 대해서는 앞서 자세하게 소개한 적이 있다.

죽음을 앞둔 손숙오가 자신의 아들에게 남긴 유언 역시 권력과 재물이 후손에게 미칠 재앙을 경계하고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에 손숙오의 자손들은 멸문의 재앙을 피하고 오래도록 가문의 명맥을 이을 수 있었다.

비록 지금은 나의 차지이지만 장차 누구의 차지가 될지도 모를 권력과 재물에 대한 미련과 욕심 때문에 목숨을 잃고 멸문의 재앙을 입는다면 이보다 더 어리석은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것은 오래도록 지키지도 못할 권력과 재물을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오래도록 소유하지도 못할 권력과 재물을 자신의 집안과 후손의 생명보다 더 귀중하게 여긴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권력과 재물에 눈이 어두워 곧 다가올 재앙조차 살피지 못하는 사람을 어리석다고 하지 않으면 누구를 어리석다고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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