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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와 잣나무는 날이 차가워진 다음에야 그 푸름을 알 수 있다”[명심보감 인문학] 제12강 성심편(省心篇) 하(下)…마음을 살펴라㉘
한정주 기자  |  jjoo@iheadlin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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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7  09: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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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12강 성심편(省心篇) 하(下)…마음을 살펴라㉘

[한정주=역사평론가] 益智書云(익지서운) 白玉(백옥)은 投於泥塗(투어니도)라도 不能汚穢其色(불능오예기색)이요 君子(군자)는 行於濁地(행어탁지)라도 不能染亂其心(불능염란기심)이니 故(고)로 松栢(송백)은 可以耐雪霜(가이내설상)이요 明智(명지)는 可以涉危難(가이섭위난)이니라.

(『익지서』에서 말하였다. “백옥은 더러운 진흙탕에 던져도 그 빛깔을 더럽힐 수 없고, 군자는 혼탁한 곳에 머물러도 그 마음을 어지럽힐 수 없다. 이러한 까닭에 소나무와 잣나무는 서리와 눈을 견뎌낼 수 있고, 밝은 지혜는 위태로움과 어려움을 넘어설 수 있다.”)

-『논어』 <자한(子罕)> 편을 보면 “歲寒然後(세한연후)에 知松柏之後彫也(지송백지후조야)니라”라는 구절이 나온다. “날씨가 차가워진 다음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여전히 푸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온산의 나무가 푸른 잎을 자랑할 때는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름은 눈에 띄지 않지만 푸름을 자랑하던 온산의 나뭇잎이 누렇게 시들어 떨어지고 난 후에는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변함없이 푸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 얘기이다.

공자가 이렇듯 소나무와 잣나무의 변함없는 푸름을 말한 까닭은 태평한 시절에는 사람의 지조와 절개와 신의를 알기 어렵지만 위태롭고 어려운 상황이 닥치게 되면 비로소 좋을 때나 힘들 때나 변함없이 지조와 절개와 신의를 지키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기 위해서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자가 말한 소나무와 잣나무는 『명심보감』의 엮은이가 인용하고 있는 ‘더러운 진흙탕에 던져도 그 빛깔이 더럽혀지지 않은 백옥’처럼 ‘혼탁한 곳에 머물러도 마음을 어지럽힐 수 없는 군자의 밝은 지혜’를 상징한다고 하겠다.

특별히 “歲寒然後(세한연후)에 知松柏之後彫也(지송백지후조야)니라”는 범엽의 『후한서』에 나오는 ‘질풍경초(疾風勁草)’라는 고사성어와 관련해 살펴볼 수 있다.

이 고사성어는 왕망에 의해 멸망한 한나라를 다시 세운 후한의 초대 황제 광무제와 그의 신하 왕패의 이야기에서 나왔다.

왕망에 맞서 군대를 일으킨 유수는 각지를 떠돌며 전투를 치르다가 자신을 찾아온 왕패와 그 친구들을 받아들여 부하로 삼았다. 그 후 왕패는 여러 전투에서 큰 공훈을 세웠다.

그런데 유수가 군대를 이끌고 하북 지방으로 원정(遠征)에 나서 황하를 건널 때 농민군과 큰 전투가 벌어졌다. 유수의 군대는 농민군의 위세에 밀려 크게 고전했다.

목숨을 잃을지도 모를 상황에 처하자 유수의 휘하 장수들은 지레 겁을 먹고 모두 도망쳐버렸다. 하지만 왕패만은 끝까지 유수 곁에 남아 싸웠다. 이 모습을 지켜본 유수는 감격에 겨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를 따르는 모든 사람들이 겁을 먹고 목숨을 부지하려고 달아났는데 오직 그대만은 끝까지 남아 있구나. ‘세찬 바람이 불어야 비로소 강하고 억센 풀을 알 수 있구나(疾風之勁草).’”

그런 의미에서 사람의 진정한 가치는 곤란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그가 어떻게 처신하고 행동하느냐를 봐야 알 수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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