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2년 연속 영업이익 30% 이상 고성장 기업 42곳
지난해 국내 1000대 상장사 중 1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를 본 기업은 6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00대 상장사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영업이익 영향력은 39.2%로 2016년 18.7%에서 두 배 넘게 높아졌다.
7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3년간 국내 1000대 상장사 영업이익 분석 결과 1000대 상장사의 지난 2016년 영업이익은 72조8936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에는 전년보다 46.9% 증가한 107조786억원, 지난해는 111조5831억원으로 4.2%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적인 영업이익 금액만 보면 1000대 상장사의 내실이 좋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빛 좋은 개살구 격이다.
우선 2017년 대비 2018년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손실을 본 기업은 597곳으로 이익이 오른 403곳보다 200곳 가까이 더 많았다. 1년 사이 기업 내실이 나빠진 곳이 10군데 중 6곳이나 됐다는 얘기다.
특히 1000대 상장사 중 영업적자를 본 기업 숫자도 2018년 164곳으로 2016년(114곳)과 2017년(118곳)보다 늘어났다.
지난해 1000대 상장사 영업이익 금액은 최근 3년 중 가장 높았지만 이익이 부실해진 기업은 오히려 증가한 셈이다. 한마디로 ‘풍요 속 빈곤’ 으로 응축된다.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은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모양새다. 2016년 15곳, 2017년 14곳, 2018년 11곳으로 줄었다.
2017년 대비 2108년 영업이익 1조 클럽에서 탈락한 기업은 현대자동차, 한국전력, LG디스플레이와 함께 현대제철 4곳이다. 이중 현대제철을 제외한 3개사는 영업이익 1조 클럽은커녕 아예 적자 기업으로까지 곤두박질쳤다.
영업이익 1000억 클럽(1000억~1조원 미만) 기업 수도 2017년 86곳에서 작년에 82곳으로 4곳 감소했고 100억 클럽(100억~500억원 미만)에 이름을 올린 기업도 2017년 386곳에서 2018년에는 320곳으로 1년 사이에 60곳 넘게 탈락했다.
이에 따라 1000대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영향력은 한층 높아졌다. 1000대 상장사에서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비중은 지난 2016년 18.7%에서 2017년 32.6%까지 높아지더니 작년에는 39.2%까지 영향력이 커졌다. 1000대 기업 전체 영업이익을 100원으로 치면 40원 정도를 삼성전자 한 곳이 책임을 졌다는 얘기다.
기업 내실은 허약해진 곳이 많아졌지만 불황 속에서도 영업이익이 폭풍 성장하며 성장 가도를 달린 회사도 있었다. CXO연구소가 지난 2016년 이후 2년 연속으로 영업이익 증가율이 30% 이상 되는 회사들을 조사한 ‘3030 Honors Club 2019’에 이름을 올린 고성장 기업은 42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에는 반도체 업종에 있는 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특히 SK하이닉스 등 5개 업체는 영업이익은 물론 매출 증가율도 2년 연속 30% 넘는 진기록을 보였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영업이익이 증가하거나 고성장 기업이 많아질수록 한국경제도 청신호가 될 수 있지만 반도체 관련 업체의 실적 부진 여파 등으로 내년에는 올해 조사 때보다 내실 성장이 큰 회사 숫자가 더 적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국내 2000곳이 넘는 상장사 중 매출 기준 1000대 상장 기업(금융업·지주사 제외)을 대상으로 지난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영업이익 현황 등을 분석했다. 영업이익 금액은 별도(개별) 재무제표 기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