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국내 첫 치매예방 '치유정원' 조성…오감자극 콘텐츠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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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국내 첫 치매예방 '치유정원' 조성…오감자극 콘텐츠 체험
  • 김윤태 기자
  • 승인 2019.06.2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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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노인의 신체적·사회적·정서적 상호자극을 통해 다양한 부위의 뇌 기능을 활성화시켜 인지건강과 건강수명 향상을 동시에 유도하는 치유정원 ‘100세 정원’을 25일 국내 최초로 개소한다.

치매고위험군 노인인구 비율이 높은 금천구 시흥동의 청담종합사회복지관 내 약 885㎡ 규모로 조성됐다.

‘100세 정원’은 24절기 산책로, 인지건강 맞춤형 운동기구, 원예치료교실, 감성충전 갤러리, 휴게·소통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치유환경’ 개념을 도입한 국내 첫 사례다. 치유환경은 치유를 목적으로 신체적·사회적·정서적인 상호자극과 건강을 유도하는 공간이다.

▲ ‘100세 정원’ 주요 콘텐츠. <자료=서울시>

노인의 신체적 기능과 인지기능은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바깥활동이 위축되기 시작하면 인지능력도 감퇴해 치매가 빨리 진행된다. 따라서 노인요양시설이나 병원 등의 시설입소를 늦추고 살던 커뮤니티에서 잔존능력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AIC(Aging in Community)를 가능하게 하는 환경을 제공하면 노인의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의료비용의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미국의 환경심리학자 로저 울리히(Roger Ulrich)는 1984년 자연풍경이 보이는 병실과 그렇지 않은 병실 중 풍경을 본 환자들의 회복력이 더 빨랐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100세 정원’ 이름은 다양한 콘텐츠 경험을 통해 노인들이 100세까지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길 바라는 의미가 담겼다.

예를 들어 24절기를 따라 걸을 수 있는 240m 길이 산책로엔 절기별 대표 꽃·나무 100여 종을 심어 오감을 자극한다. 산책로 곳곳엔 운동기구를 설치해 신체활동으로 인한 자극을 유도한다. 노인들이 직접 식물을 기를 수 있는 화단, 식물 가꾸기를 교육하는 원예치료 교실, 미술작품이 전시된 감성충전 갤러리 공간은 정서적 자극을 유도한다. 소통·휴게 공간에선 다른 어르신들과 소통하면서 사회적 교류를 촉진한다.

뇌가소성 이론에 따르면 노인의 뇌도 경험에 의해 새로 생성되고 활성화된다. 노인의 운동은 인지능력을 향상시키고, 특히 오감을 균형 있게 경험하는 환경에서는 노인 뇌의 비 활성화된 영역이 자극돼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다.

미국 베스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 연구팀은 평균연령 73세의 1만106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노인은 6개월간 최소 52시간의 운동을 했을 때 인지능력이 가장 향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서울시>

서울시는 ‘100세 정원’ 총 240m를 하루 5바퀴(1.2km) 산책하면 건강수명이 15분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정원의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어르신들의 인지능력은 향상되고 균형 잡힌 운동으로 낙상 등의 안전사고 예방, 불안‧우울 등 부정적인 정서를 환기시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진영 교수는 노화로 인해 감각기능이 떨어진 노인들이 다중감각을 통해 지적자극을 주고 자연은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며 동료들과 같이 산보를 할 경우 고독감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어 궁극적으로는 치매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100세 정원’은 서울시가 노인인구와 치매 고위험군 비율이 높은 자치구를 대상으로 추진한 ‘인지건강디자인 공모사업’에 선정된 사업이다. 금천구 시흥동은 전체 인구 중 치매고위험군 노인인구비율이 13%에 달했다.

서울시는 2014년부터 인지건강디자인 정책과 사업을 수립해 현재까지 총 5곳에 유형별 인지건강디자인을 적용했다. 양천구 신월1동(다세대·다가구 밀집지역)과 영등포구 신길4동(임대아파트 단지), 노원구 공릉동(임대아파트 단지), 송파구 마천동(저층주거 밀집지역), 금천구 시흥동(저층주거 밀집지역)이다.

서성만 서울시 문화본부장 직무대행은 “급속한 고령화로 치매노인이 20년마다 2배씩 급증하는 가운데 치매에 따른 사회문제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나와 우리 가족의 문제”라며 “일상 가까운 곳에서 체감하고 활용하는 인지건강디자인을 개발·적용해 고령화를 대비하고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적인 정책으로 확대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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