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에서 분양한 민간택지 아파트의 분양가가 제대로 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경우 절반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경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017년 6월 이후 강남권(강남·서초·송파) 8개 아파트와 비강남권 8개 아파트 등 HUG가 승인해 공개된 16개 아파트 단지의 입주자모집 때 공개된 평균 분양가(토지비·건축비)를 조사한 결과 전용84㎡ 기준 강남권은 평당(3.3㎡) 토지비 3300만원, 건축비 1400만원 등 4700만원이었다.

비강남권은 평당 2250만원으로 토지비는 평당 1120만원, 건축비는 1130만원이었다. 강남권이 비강남권의 2배로 토지비는 3배나 비싸다.

분양가가 가장 비싼 아파트는 2018년 11월 분양한 반포 디에이치라클라스로 평당 5050만원이었다. 반면 최저가 아파트는 평단 1820만원에 분양한 장위동 꿈의숲아이파크이었다.

토지비 최고가는 래미안리더스원으로 3730만원이었으며 최저가인 노원 꿈에그린(590만원)의 6.3배에 달했다.

건축비 최고가는 신반포센트럴자이(1630만원)로 최저가인 개포 디에이치자이(710만원)의 2.2배였다.

이처럼 토지비와 건축비가 제각각인 것은 민간 사업자들이 시세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하고 토지비와 건축비를 자의적으로 나눠 책정하고 정부는 분양가 자율화라는 이유로 방치했기 때문이라고 경실련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주택법에 따라 토지비는 감정가격, 건축비는 기본형건축비 이하로 책정된다.

이때 2019년 기본형건축비는 평당 640만원이다. 정부가 결정한 토지비와 기본형건축비를 더한 강남권의 분양가는 평당 2160만원으로 HUG가 승인한 금액보다 55%가 낮다.

비강남권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평당 2250만원이지만 상한제를 적용해 정부 기준대로 산출하면 평당 1130만원으로 50%가 낮아진다.

단지별로는 반포 디에이치라클라스가 가장 차이가 컸다. 2018년 11월 분양한 디에이치라클라스의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평당 5050만원(호당 17억1000만원)이다. 하지만 정부가 결정한 공시지가 기준 토지비와 기본형건축비를 더하면 평당 2070만원(호당 7억원)으로 낮아진다. 분양가격 차이가 평당 2980만원(호당 10억1000만원)이며 2.4배 비싸다.

비강남권에서는 지난 7월 분양한 청량리역 롯데캐슬의 가격차이가 가장 크다. 청량리역 롯데캐슬은 청량리4구역을 재개발하는 단지다.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10억3000만원(평당 3020만원)이지만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정부 가격을 적용하면 3억2000만원(평당 930만원)이다. 차액만 7억1000만원(평당 2090만원)이며 3.3배 비싸다.

경실련은 “2014년 말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후 서울아파트 한 채당 3억원씩 상승했고 문재인 정권 이후에서만 2억원씩 상승했다”면서 “시행령 개정도 2년 전처럼 시늉만 내지 말고 실효성 있게 이루어져야 하고 적용대상도 수도권과 지방대도시로 확장돼야 하며 62개 분양원가 공개 등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윤태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