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회계법인, 작년 1000대 상장사 외부감사 절반 이상 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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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회계법인, 작년 1000대 상장사 외부감사 절반 이상 독식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9.09.26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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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삼일회계법인 174곳 외부 감사 최다…삼정·한영·안진 순

국내 4대 회계법인이 지난해 1000대 상장사 외부 감사를 절반 넘게 독식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 11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로 인해 중견 회계법인 간 외부 감사 기업 수와 매출 판도 등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CXO연구소가 26일 발표한 ‘국내 1000대 상장사 대상 회계법인 외부 감사 기업 수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1000대 상장사(금융업 제외) 중 단 한 곳이라도 외부 감사를 맡아온 회계법인 숫자는 모두 86곳(합병법인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들 86개 회계법인 중 71곳은 상장사 10곳 미만으로 외부 감사를 맡아왔다. 반대로 상장사 10곳 이상 외부 감사를 실시해온 회계법인은 15곳으로 파악됐다.

삼일회계법인이 1000대 기업 중 174곳으로 가장 많은 상장사에서 외부 감사를 실시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2위와 3위는 각각 삼정회계법인(158곳)과 한영회계법인(155곳)으로 파악됐고 4위는 안진회계법인(65개)으로 나타났다.

1000대 상장사를 기준으로 보면 국내 4대 회계법인이 진행한 외부 감사 기업 수는 552곳(55.2%)으로 절반 이상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견 회계법인 간 외부 감사 수주 경쟁 싸움도 치열했다. 5위는 대주회계법인(59곳)으로 파악됐는데 4위 안진회계법인과는 6개 상장사밖에 차이나지 않을 정도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어 6위 삼덕회계법인(41곳), 7위 신한회계법인(34곳), 8위 안경회계법인(23곳), 9위 한울회계법인(22곳), 10위 성도이현회계법인(21곳)으로 조사됐다.

1000대 상장사 중 매출 5000억원 이상 대기업 267곳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순위는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가장 큰 특징은 삼일회계법인과 한영회계법인이 각각 68곳으로 대기업 상장사 외부 감사를 비교적 맡이 수행해 왔다는 점이다. 한영회계법인의 약진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그 뒤를 삼정회계법인(62곳), 안진회계법인(28곳) 순으로 이어갔다.

중견 그룹층에 있는 대주·삼덕·한울회계법인은 각 5곳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상장사의 외부 감사는 4대 회계법인이 싹쓸이하고 있다는 것이 여기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지난해 기준 삼일회계법인은 삼성전자, LG전자, S-오일, 삼성물산, KT 등의 대기업 외부 감사를 실시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영회계법인은 기아자동차, 한국가스공사, 포스코인터내셔널, 현대글로비스 등이 대표적으로 꼽혔다. 삼정회계법인은 한국전력공사, SK하이닉스, 포스코, LG디스플레이 대기업 등이 주요 외부 감사 고객사였다. 이외 안진회계법인은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대림산업, 한화 등의 외부 감사를 맡아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회계법인 고객사에 다소 변화가 예상된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제도 도입으로 의무적으로 다른 회계법인으로 교체해야 하는 기업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제도의 핵심은 특정 감사인이 6년간 선임됐으면 이후 3년은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하는 다른 감사인으로 바꿔야 한다는 내용이다. 감사의 독립을 높이기 위한 조치 중 하나다.

감사인 지정제 시행 초기인 올해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국내 최대기업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 40년간 삼일회계법인 한 곳에서 외부 감사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삼일회계법인이 아닌 삼정·한영·안진회계법인 세 곳 중 한 곳으로 바뀔 예정이다. 때문에 앞서 세 회계법인 중 어느 곳이 삼성전자와 손을 잡게 될지에 초미의 관심사가 모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도 기존 삼정회계법인에서 다른 회계법인으로 교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올해 회계법인을 의무적으로 바꿔야 하는 곳은 200곳이 넘는다.

주요 업종별로 구분해 살펴보면 전자업종 중에는 삼일회계법인과 한영회계법인이 각 14곳으로 1000대 상장사 중 작년에 가장 많은 외부 감사를 실시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삼정회계법인도 13곳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자동차 업종은 삼정회계법인(16곳)이 한영회계법인(10곳)과 삼일회계법인(9곳)보다 확연한 강세를 보였다. 화학 업종은 한영회계법(14곳), 삼일회계법인(13곳), 삼정회계법인(12곳) 순으로 외부 감사 기업 수가 많았다. 금속철강 업종은 삼일회계법인(11곳)이 가장 많은 외부 감사를 실시한 가운데 삼정회계법인과 안경회계법인이 각 8곳으로 파악됐다.

이중 4대 회계법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안경회계법인이 금속철강 업종 상장사에서 외부 감사를 비교적 많이 해온 것으로 파악돼 눈길을 끌었다 식품 업종은 한영회계법인(8곳)이 삼일·삼정회계법인(각 7곳)보다는 많게 조사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도입으로 감사의 독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도 동시에 국내 회계법인 간 총성 없는 전쟁은 이미 물밑에서 시작됐다”며 “특히 중견 회계법인들은 향후 매출 판도 등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보다 법인 규모 등을 더 늘리려는 외형 확장 전략과 함께 신뢰도와 인지도, 영향력 등 브랜드 파워를 키워나가려는 노력도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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