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곳에는 예절이 있어야 비로소 일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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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곳에는 예절이 있어야 비로소 일이 이루어진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9.09.30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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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17강 준례편(遵禮篇)…예절을 따르라①

[한정주=역사평론가] 子曰(자왈) 居家有禮故(거가유례고)로 長幼辨(장유변)하고 閨門有禮故(규문유례고)로 三族和(삼족화)하고 朝廷有禮故(조정유례고)로 官爵序(관작서)하고 田獵有禮故(전렵유례고)로 戎事閑(융사한)하고 軍旅有禮故(군려유례고)로 武功成(무공성)이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집안에도 예절이 있으므로 어른과 아이의 분별이 있고, 안방에도 예절이 있으므로 삼족(三族)이 화목하고, 조정에도 예절이 있으므로 벼슬과 작위의 서열이 있고, 사냥에도 예절이 있으므로 군사가 숙달되고, 군대에도 예절이 있으므로 무공(武功)이 이루어진다.)

공자의 말은 『명심보감』의 엮은이가 『예기』의 제28편인 <중니연거(仲尼燕居)>에 나오는 내용을 인용한 것이다.

<중니연거>에서 중니(仲尼)는 공자의 자(字)이고 ‘연거(燕居)’란 ‘한가로이 거처할 때’를 뜻한다. 즉 공자가 한가로이 지낼 때 자신의 제자인 자장(子張)과 자공(子貢)과 자유(子游)에게 가르침을 준 내용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예기』 <중니연거> 편이다.

먼저 자공이 공자에게 ‘예(禮)’란 무엇이냐고 묻는다. 공자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공경하면서 예절(예의 혹은 예법)에 맞지 않으면 ‘서툴다 혹은 거칠다[野]’고 말한다. 공손하면서 예절(예의 혹은 예법)에 맞지 않으면 ‘아첨한다[給]’고 말한다. 용감하면서 예절(예의 혹은 예법)에 맞지 않으면 ‘어긋난다 혹은 거스른다[逆]’고 말한다.”

공경하지만 예절에 맞지 않으면 거칠고 서툴게 대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공경함을 잃게 되고, 공손하면서 예절에 맞지 않으면 겉으로만 공손한 척할 뿐 거짓으로 그럴듯하게 꾸며 아첨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공손함을 잃게 되고, 용감하면서 예절에 맞지 않으면 다투게 되어 어긋나고 거스르기 때문에 분란과 혼란을 일으킬 뿐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자공이 물러난 다음 다시 자유가 공자에게 “예절이란 악(惡)을 다스리고 선(善)을 온전하게 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까?”라고 묻는다. 이에 대해 공자는 『명심보감』의 엮은이가 인용하고 있는 ‘집안의 예절, 안방의 예절, 조정의 예절, 사냥의 예절, 군대의 예절’ 등 다섯 가지 예절을 갖추었을 때 일어나는 작용과 효과에 대한 가르침을 주고 있다.

그러면서 공자는 덧붙여 말하기를 “예절이란 곧 사물을 다스리는 일이다. 만약 나라를 다스리면서 예절이 없게 되면 비유하자면 장님이 도와주는 사람 없이 우왕좌왕 헤매고 다니는 것처럼 된다”고 했다.

또한 『명심보감』에서 인용하고 있는 구절과는 정반대로 만약 ‘집안, 안방, 조정, 사냥, 군대’ 등에서 예절이 없게 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집안에서는 어른과 아이가 분별하는 법도를 잃게 되고, 안방에서는 삼족이 화합하고 친목하는 도리를 잃게 되고, 조정에서는 벼슬과 작위에 따르는 질서의 이치를 잃게 되고, 사냥에서는 군사를 훈련하는 방책의 법칙을 잃게 되고, 군대에서는 무공을 다스리고 제어하는 통제의 법도를 잃게 된다.”

이러한 까닭에 사람은 집안에 있을 때도 예절(예의 혹은 예법)을 알아 그에 맞게 행동해야 하고, 안방에 있을 때도 예절을 알아 그에 맞게 행동해야 하고, 조정에 있을 때도 예절을 알아 그에 맞게 행동해야 하고, 사냥을 할 때도 예절을 알아 그에 맞게 행동해야 하고, 군대에 있을 때도 예절을 알아 그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 공자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집안, 안방, 조정, 사냥, 군대 등에 있을 때 그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는 예절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에 대한 공자와 유가의 주장과 학설이 총망라되어 있는 경전이 바로 앞서 말한 유학의 십삼경(十三經) 중 하나인 『예기』와 『주례(主禮)』와 『의례(儀禮)』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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