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제조사서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2025년까지 41조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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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제조사서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2025년까지 41조원 투자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9.10.1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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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본사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본사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개방형 혁신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제조사에서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한다.

국내 다수의 스타트업, 중소·중견 기업들과 손잡고 다양한 형태의 미래 모빌리티·미래 모빌리티 서비스가 보편화될 수 있도록 새로운 생태계 조성에 나선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15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 미래 모빌리티 협업 생태계 전략의 일환으로 차량 데이터 오픈 플랫폼의 개발자 포털인 ‘현대 디벨로퍼스(Hyundai Developers)’ 출범을 공식화했다.

수 백 만대의 커넥티드카와 정비망을 통해 수집된 차량 제원, 상태, 운행 등과 관련된 데이터를 외부에 개방해 스타트업 등이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맞춘 고객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신규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 디벨로퍼스는 현대차 고객과 스타트업을 비롯한 제3의 서비스 업체를 연결하는 일종의 플랫폼으로 차량 오픈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대 고객 서비스, 상품 개발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스타트업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 가입자 중 현대 커넥티드카 고객은 기존 현대차 계정 연동만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현대차는 차량 오픈 데이터 시장의 초기 붐 조성을 위해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대표 협력 스타트업 4곳과 양해각서(MOU)를 각각 체결했다.

팀와이퍼는 위치정보, 원격제어를 통한 출장 세차 서비스, 마카롱팩토리는 차량 데이터 입력이 자동화된 차계부 서비스, 오윈은 위치 정보를 활용한 음식·음료의 픽업 서비스, 미스터픽은 차량 데이터로 신뢰도 높은 중고차 평가·거래를 지원하는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들 업체 이외에 캐롯 손해보험이 주행 거리에 맞춰 산정되는 자동차 보험 서비스,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안전 운전 습관을 반영한 자동차 보험 서비스 제공을 추진하는 등 차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자동차 보험 시장의 혁신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 제네시스도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 확대 차원에서 비슷한 형태의 차량 데이터 오픈 플랫폼을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이는 고객의 ‘카 라이프’와 연계한 다양하면서도 창의적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중소·중견 버스 제작사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현대차가 우진산전, 자일대우상용차, 에디슨모터스와 공동으로 체결한 버스용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급 협력 업무협약(MOU)을 시작으로 국내 버스 제작사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수소전기버스는 주행 중 이산화탄소가 나오지 않는 것은 물론 오염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아 차세대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차고지 중심으로 운영되는 특성상 수소충전인프라 부족에 따른 운용 제약이 덜하다.

초미세먼지를 99.9%까지 걸러내는 공기정화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버스 1대가 성인 76명이 마시는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버스가 다른 친환경 버스보다 상대적으로 기술 진입 장벽이 높아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도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품 국산화율이 높아 산업 연관효과도 크고 전동화, 자율주행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 자동차 산업 트렌드 변화 속에서 내연기관 차량보다 부품 감소율이 낮아 기존 산업 생태계를 유지하는데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신차의 절반 수준인 23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전기차 전용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2020년부터는 스위스에 수소전기트럭 1600대를 순차적으로 수출하고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선박·열차·발전 등 다양한 분야의 동력원으로 확대한다.

오는 2021년부터는 고속도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3 차량을 출시하고 2024년에는 시내 도로주행이 가능한 레벨4 차량을 운송사업자부터 단계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 앱티브와 국내에 연구소를 설립해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차 기술 인력도 육성할 방침이다.

이미 상용화하고 있는 스마트폰 제어, 음성인식, AI(인공지능) 서비스 등 커넥티비티 기술도 고도화해 차량을 초 연결 시대의 중심으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기술·전략 투자에 오는 2025년까지 총 41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기술연구소에서 수출형 수소전기트럭, 수소전기청소트럭, 포터 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등 다양한 모빌리티와 이에 적용될 서비스도 전시하고 시연했다.

국산 수출형 수소전기트럭은 2020부터 2025년까지 스위스에 총 1600대가 수출되며 향후 다른 국가로도 진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이다.

중형 수소전기청소트럭은 적재하중이 4.5톤에 이르며 1회 충전 시 60㎞/h 정속 주행으로 599km를 운행할 수 있다.

연말에 출시 예정인 포터 전기차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약 200km에 이른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이용이 많은 대표적인 소형 상용차인 만큼 친환경 상용차 시대를 앞당기는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마지막 목적지까지의 거리인 ‘라스트 마일’을 담당할 퍼스널 모빌리티도 전시했다. 오는 2021년께 출시되는 전동 스쿠터는 현대·기아차 신차에 선택 사양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가까운 미래에 고객들은 도로 위 자동차를 넘어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로봇 등 다양한 운송수단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오늘 출범하는 오픈 플랫폼 포털을 통해 스타트업 등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과 상생하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조사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할 것이며 이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으로 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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