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기업 임원 큰 폭 감축 예상…임원 5명 중 1명 新7080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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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기업 임원 큰 폭 감축 예상…임원 5명 중 1명 新7080세대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9.10.16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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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코써치, 올해 100대 기업 임원 수·연령 조사…임원 인사 시리즈 분석①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에서 가장 많은 단일 출생년도 임원은 1965년생이었다. 1년이 지난 올해도 1965년생 임원이 가장 많았다. 1965년생이면서 대기업 ‘별(星)’을 달고 있는 임원을 뜻하는 ‘유오성(65년·星)’ 출신들이 견고한 성(城)처럼 국내 재계를 굳건히 지켜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올 연말 인사에서는 임원 감축 한파가 불어 닥치고 1970~1980년대 태어난 이른바 신7080 세대들이 경영 전면에 전진 배치되는 젊은 임원으로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됐다.

16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발표한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연령대 현황 분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수는 6932명으로 작년보다 90명 정도 많았다.

하지만 임원이 늘어난 것은 착시 현상일 뿐 자세히 들여다보면 올해 임원 숫자는 지난해보다 줄었다. 올해 임원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이유는 기존 정기보고서에 명시하지 않던 신임 임원까지 올 반기보고서부터 새롭게 공시하는 회사들이 생겨나면서 기업의 ‘별’들이 증가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임원 공시 변경 등으로 새롭게 이름을 올린 임원은 180명 정도. 이들을 제외하고 작년과 동일한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올해 100대 기업 임원 수는 6750명 수준으로 떨어진다. 지난 2012년 6818명보다 더 적은 숫자다. 실질적으로 올해 임원 숫자는 작년 대비 100명 가까이 더 줄어든 셈이다.

100대 기업 임원 숫자는 2010년 6600명, 2011년 6610명, 2012년 6818명, 2013년 6831명, 2014년 7212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그러다 2015년(6928명)과 2016년(6829명) 2년 연속 감소하다 2017년에는 6900명으로 이전해보다 조금 늘었다. 작년에는 6843명으로 이전해보다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작년 임원 공시 기준으로 보면 올해는 지난해 대비 1.4% 정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임원 숫자 변동과 관련해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일부 기업들이 경영 악화 등으로 이미 임원 구조조정을 실시했거나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준비할 것으로 예상돼 2020년 100대 기업 임원 숫자는 올해보다 100명 정도 더 감소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고 전망했다.

올 연말과 내년 초에 경영 효율성 명목 등으로 임원을 더 줄이려는 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원 감원 한파가 올 연말 인사 등에서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 미등기임원은 1965년생 최다…CEO급은 1962년생 가장 많아

올해 100대 기업 임원 6932명 중 CEO급에 해당하는 사내이사 등기임원이 가장 많이 활약하고 있는 출생년도는 1962년생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1960년생이 가장 많았던 것에 비하면 CEO급 등기임원 연령대가 빠른 속도로 젊어지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번에 조사된 올해 100대 기업 내 등기임원 숫자는 280명으로, 이중 9.6%에 해당하는 27명이 1962년생이었다.

대표적인 1962년생 동갑내기 대표이사급 CEO로는 대한항공 우기홍 대표이사, GS건설 임병용 대표이사, 현대건설 박동욱 대표이사, 동국제강 장세욱 대표이사, 케이씨씨 정몽익 대표이사, 두산 박정원 대표이사, 롯데칠성음료 이영구 대표이사 등이다.

1962년생에 이어 1964년생(25명), 1960년·1961년생(각 24명) 순으로 많았다. 1970년 이후에 태어난 CEO급 등기임원도 18명(6.4%)이었다.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 정의선(1970년) 부회장을 비롯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조현범(1972년) 사장, 고려아연 최윤범(1975년) 사장, 대한항공 조원태(1976년) 회장 등이 1970년대를 대표하는 젊은 경영자 그룹에 속했다.

등기와 미등기임원을 포함한 100대 기업 임원 전체 중에서는 1965년 출생자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장 많았다. 1965년생은 조사 대상 전체 임원 6932명 중 687명으로 100대 기업 전체 임원의 9.9%를 차지했다.

통상적으로 해를 넘기게 되면 최다 임원 숫자를 배출하는 출생년도 순위가 바뀌는 것을 감안하면 1965년생이 재계에서 갖는 파워는 아직까지 건재를 과시했다.

1965년생 다음으로는 한 해를 건너뛰어 1967년생(654명·9.4%)이 많았다. 이어 1968년생(635명·9.2%), 1964년생(630명·9.1%), 1966년생(619명·8.9%), 1969년생(560명·8.1%), 1963년생(487명·7%) 순으로 나타났다. 1970년생은 445명으로 6.4%를 차지했다.

출생년도를 5년 단위별로 끊어보면 1965~1969년 사이 태어난 1960년대 후반 출생자들이 3155명(45.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60~1964년 사이 1960년대 초반 출생자는 1983명(28.6%)이었다. 이어 1970년대 초반 1266명(18.3%), 1950년대 후반 290명(4.2%)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조사된 2019년 100대 기업 임원 연령과 관련해 중요한 변곡점이 생겼다. 작년과 비교해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대 초반 출생 임원 비율은 감소하고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이후 젊은 임원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1950년대 말 1960년대 초를 의미하는 ‘5말6초’ 임원은 눈에 띄게 감소한 반면 1960년대 말 1970년대 초를 의미하는 ‘6말7초’ 별들이 재계의 무게중심으로 빠르게 이동되는 것이 감지됐다.

이는 연령대별 비율 변동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지난해 100대 기업 중 34.4%를 차지했던 1960년대 초반 임원 비율은 올해 28.6%로 한 해 사이 5.8%포인트나 감소했고 1950년대 후반 임원들도 6.9%에서 4.2%로 2.7%포인트 줄어들었다.

반면 1960년대 후반 태어난 임원은 42%에서 45.5%로 3.5%포인트 늘었고 1970년대 초반 기업 임원은 13.1%에서 18.3%로 1년 사이 5.2%포인트 증가하는 변화를 보였다.

1970년대 후반 샛별들의 증가세도 확연했다. 재계를 움직이는 임원 별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1960년대 후반 세대를 비롯해 1970년·1980년대를 아우르는 이른바 신7080 세대들이 빠른 속도로 재계의 핵심 인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흐름이 감지됐다.

김혜양 대표는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 등으로 접어들면서 올 연말 임원 인사에서는 창의력과 스피드, 신기술에 대한 이해도면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이후 출생 임원들이 대거 경영 전면에 배치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젊은 임원의 등용은 국내를 대표하는 4대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100대 기업 중 임원 수가 가장 많은 삼성전자는 작년 이재용 부회장과 같은 연령대인 1968년생(10.7%)이 가장 많았다면 올해는 한 살 더 어린 1969년생이 113명(10.8%)으로 1968년생(110명)을 제치고 가장 많았다. 1970년생도 112명(10.7%)으로 1969년생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LG전자는 1966년과 1968년생이 각각 10.1%씩 가장 많았고 SK하이닉스도 1968년생이 13.1%로 가장 많았다. 전자·반도체 업계를 대표하는 회사들은 1968~1969년생들이 업계의 키맨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차는 축적된 기술력 등이 중요성 때문에 전자산업과 달리 1964년생이 14.1%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올해 조사에서 젊은 임원들의 전진 배치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기보고서 상으로 1965년 이후 출생자는 29.5%에 불과했지만 올해 반기보고서에서는 53.3%로 확 늘었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차가 젊은 임원들을 대거 등용해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모색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올해 조사된 100대 기업 최고령 임원은 1936년생인 KCC 정상영 명예회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교롭게도 최연소 임원 역시 같은 회사에서 배출됐다. 1990년생 정재림 이사다. 정 이사는 KCC 정몽진 회장의 장녀다. 정상영 명예회장, 정몽진 회장, 정재림 이사 3대가 같은 회사에서 100대 기업 임원 타이틀을 보유한 진기록이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김혜양 대표는 “임원 등용과 승진 인사는 오너 경영자를 비롯해 극히 일부만 알 수 있는 정보이고 기본적으로 실적을 토대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제하면서도 “최근에는 실적 못지않게 급변하는 경영 환경과 조직을 좀더 유연하고 빠른 속도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 외국인과 여성, 이종(異種) 업계 인재 등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임원들을 영입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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