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진 골목길에서 만나는 옛사람들의 흔적…『오래된 서울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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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진 골목길에서 만나는 옛사람들의 흔적…『오래된 서울을 그리다』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9.11.2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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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지나쳤던 서울의 외진 골목길에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역사적 사실이 숨어있다. 600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견디면서 켜켜이 쌓은 사건과 인물의 이야기를 흔적으로만 품고 있다.

병자호란과 임진왜란,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면서 많은 문화유산이 사라지고 재개발의 광풍으로 그나마 남은 옛것의 흔적을 점점 찾아보기 힘들지만 서울은 아직도 찾아내지 못한 역사를 감추고 있다.

신간 『오래된 서울을 그리다』(초록비책공방)는 8개의 길을 통해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 근현대까지 600여년의 역사를 품은 서울 곳곳을 이야기와 그림으로 풀어내고 있다.

길을 걷다 보면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서 오래된 한옥의 냄새를 맡을 수 있고 구불거리는 골목길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보면서 그 길을 걸었던 옛 사람들의 흔적을 느끼게 된다.

고즈넉함에서 시끄러움으로 들어가야 제대로 볼 수 있는 서순라길, 시대를 관통하듯 짧고 강력하게 직선으로 돌아보는 덕수궁과 정동길, 마을버스 09번 종점인 수성동 계곡부터 내려오는 서촌과 벽수산장 등 책에서 소개하는 8개의 코스 모두가 그러하다.

특히 책에서나 접했던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들 코스에서이 경험은 역사와 일상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

저자 정명섭 작가는 서울의 문화유산과 역사를 특유의 이야기꾼답게 들려준다. 세상의 모든 길은 특별한 곳이고 나름의 사연이 있다고 믿는 정 작가의 역사 이야기는 비록 실록 같은 책에서 만나는 역사처럼 정돈돼 있지는 않지만, 그곳에 얽힌 사건과 인물을 소환해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

김효찬 작가는 지금껏 서울을 그렸던 그 어떤 그림보다 파격적으로 서울 곳곳의 모습을 담아냈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적인 모습이 아닌, 오래된 공간이 품은 분위기를 오롯이 불러내어 자신이 느낀 짧은 글과 함께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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