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는 의리에 밝지만 소인은 이익에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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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는 의리에 밝지만 소인은 이익에 밝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9.11.2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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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19강 교우편(交友篇)…친구를 잘 사귀어라⑥
중국 전국시대 조나라의 명장 염파(廉頗).
중국 전국시대 조나라의 명장 염파(廉頗).

[한정주=역사평론가] 不結子花(불결자화)는 休要種(휴요종)이요 無義之朋(무의지붕)은 不可交(불가교)니라.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은 심지 말고, 의리가 없는 친구는 사귀지 말라.)

공자와 그 제자들의 언행록인 『논어』를 읽어 보면 공자와 그 제자들이 사람과 사귈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덕목이 ‘신의(信義)’, 곧 믿음과 의리였다는 사실을 이곳저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논어』 <학이(學而)> 편에서 증자는 자신은 날마다 세 가지를 반성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 중 한 가지가 “친구와 사귈 때 신의를 잃어버리지는 않았는가?”였다.

또한 자하의 말도 실려 있는데, 그는 “친구와 사귈 때는 반드시 말에 신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럼 공자는 어떻게 말했을까. 공자의 말은 『논어』 <위정(爲政)> 편에 나온다. 여기에서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이 신의가 없다면 그런 사람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알지 못하겠다.”

이러한 까닭에 공자는 “君子(군자)는 喩於義(유어의)하고 小人(소인)은 喩於利(유어리)니라”라고 했다. “군자는 의리에 밝지만 소인은 이익에 밝다”는 뜻이다.

이렇게 보면 ‘믿음과 의리’를 중시하는 사귐과 정반대되는 사귐은 바로 ‘이익’을 중시하는 사귐이라고 할 수 있다.

옛 사람들은 이렇듯 이익을 중시하는 소인의 사귐을 가리켜 ‘시도지교(市道之交)’라고 불렀다. 이 말은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사귐’이라는 뜻으로 이익을 좇아서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는 장사꾼과 같은 사귐을 가리킨다.

전국시대 조(趙)나라의 명장 염파(廉頗)가 파면당해 권세를 잃자 그와 알고 지내던 빈객(賓客)들이 모두 떠났다. 그런데 그 후 염파가 다시 등용되어 권세를 회복하자 빈객들이 다시 그를 찾아 모여들었다.

이에 염파가 크게 분노해 물러가라고 호통을 치자 이들 가운데 한 빈객이 “대개 세상 사람들은 시장에서 이익을 좇아 모여들었다가 다시 흩어지는 것처럼 교제를 맺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당연한 이치인데 무엇 때문에 원망하고 분노하십니까?”라고 말했다.

‘시도지교’라는 고사성어는 이 빈객의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사기』 <염파·인상여열전>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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