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주기’ 엔케이물산 주가 2.2배 폭등…올해만 세 번째 불꽃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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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주기’ 엔케이물산 주가 2.2배 폭등…올해만 세 번째 불꽃 쇼
  • 박철성 대기자·칼럼니스트
  • 승인 2019.12.1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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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특징주] M&A 큰손 남궁견 마술? vs 작전세력 난입?
엔케이물산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폭등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개미 무덤에 대비, 공격보다 방어적 스탠스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홈페이지 캡쳐]

엔케이물산 주가가 최근 단기간 2.2배 폭등했다. 불과 9거래일만의 상황이다.

투자경고·매매 거래정지예고 종목인 엔케이물산(009810·구 고려포리머)의 비정상적 주가 폭등과 관련 작전세력에 의한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에 최근 불특정 다수에게 ‘엔케이물산 매수 추천’ 문자 폭탄이 배달되고 있다. 문자는 “만수르 자회사(바이오 펄) 1000억원대 유상증자 CB”라면서 ”산타 랠리의 시작 늦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이미 전 고점을 돌파한 종목을 추가 매수하도록 꼬드기는 매수추천 문자였다.

엔케이물산 측은 홈페이지에 ‘매수 추천 문자 관련’ 안내를 공지했다. “최근 론스타 투자 등의 이름으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매수추천’의 내용을 담은 매수권유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은 ‘당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린다”는 내용이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면피용’이라는 평가다.

엔케이물산 일봉 그래프. 올해, 3개월 주기로 비정상적 주가폭등이 발생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때마다 이슈는 M&A였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쳐. 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적자기업 엔케이물산의 고공 불꽃 쇼는 올해만 이번까지 3개월 주기로 연출됐다는 분석이다. 그때마다 등장한 이슈는 M&A였다.

지난 10일 한국거래소는 엔케이물산을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 그런데도 폭등 주가는 ‘할 테면 해보라’는 식. 시쳇말로 경고 딱지 붙이고 38.8%, 약 40% 추가 상승했다.

한국거래소는 엔케이물산에 ‘매매 거래정지 예고’를 공시했다. 정지예고일은 12월16일. 엔케이물산의 수상한 주가 폭등에 대해 거래소가 강력한 옐로카드를 뽑은 것이다. 이는 투자자 보호 차원의 시장 경보 조치였다. 자본시장은 주가 견인에 가담한 계좌를 특별 모니터링 중이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 엔케이물산 이태실 상무는 “비정상적 폭등에 대해 딱히 뭐라고 얘기하기가 그렇다”면서 “실제 매각공시도 냈다가 (계약)해지도 됐고 (좌우간) 매각 얘기는 계속 있어 왔다”고 답할 뿐 말을 아꼈다.

엔케이물산 사업 부문별 요약 재무 현황. 최근 자원사업의 매출은 제로, 여행과 특히 유통사업에서 크게 적자가 발생했다. [분기 보고서 캡쳐]

지난 10월17일 엔케이물산은 ‘현저한 시황변동 관련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을 공시했다. 그런데 해당 내용은 이미 3개월 전인 지난 9월 주가 폭등 상황에 관한 내용이었다.

해당 공시에는 “2019년 9월17일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와 관련하여 9월18일 미확정 답변을 제출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해 재공시”를 전제했다.

공시는 “자금조달·타법인 출자(주식취득) 및 출자 지분 처분 등·단일판매 계약 또는 공급계약 건에 대한 영업이 진행 중이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였다. 또 “수익구조 개선을 위하여 영업양수도 또는 합병 등을 검토 중·최대주주 지분매각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인 포비스티앤씨가 공시를 통해 보유 중인 엔케이물산 주식을 거래상대방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9월18일과 20일 각각 지분공시를 했다”고 덧붙였다.

엔케이물산 일별 주가. [키움증권 영웅문 캡쳐]

결국 주가가 폭등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는 게 요지였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났다. 그런데 지금 엔케이물산에는 비정상적 주가 폭등 ‘고공 쇼’가 재현 중이다. 남궁 회장이 다시금 재조명되는 배경이다.

그렇다고 이번 주가 폭등에 남궁 회장이 관여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느 누군가에 의해 주가가 인위적으로 견인됐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향후 세력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순간 주가는 ‘와르르’ 주저앉게 될 것이다. 이는 불 보듯 뻔한 상황. 많은 전문가의 공통된 경고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그동안 남궁 회장의 M&A 타깃은 모두 한계기업이었다. 한계기업은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등 재무구조가 부실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말한다.

이처럼 남궁 회장은 적자 상장사를 인수→감자·상장폐지→유상증자→매각·재상장하는 방식으로 거액을 벌었다는 게 그동안의 언론 보도였다. 개미들은 깡통을 찼고 남궁 회장만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디에이치패션·세종로봇·에이치원바이오·에스아이리소스(매일상선) 등 많은 상장사가 그의 손을 거쳤다. 그중 디에이치패션과 세종로봇, 에이치원바이오는 모두 상장폐지됐다.

남궁 회장은 2013년 무자본 M&A 세력의 배임·횡령으로 위기에 놓인 에스비엠 지분을 50억원어치 공개 매수했다. 그러면서 경영권 인수에 나섰다. 에스비엠은 위폐 감별기 업체로 당시 조직폭력배가 연루된 상황이었다.

남궁 회장은 에스비엠 경영권 획득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속담대로 ‘꿩 잡는 게 매’. 그는 지분 매각으로 45억 원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7년 1월17일 이데일리에 보도된 기사는 남궁 회장의 실체를 꼬집었다. 지금은 상장폐지된 세종로봇을 둘러싼 내용이었다.

‘남궁견 회장, 1년 만에 300배 뻥튀기?’라는 제하의 기사는 “세종로봇 인수대금 제로…베일의 오너 남궁 회장”, “1년 전 현물출자 우회상장·BW 차익거래로 재미·주가 이상 급등 지속하며 시가총액 1000억 육박”에 대해 보도했다.

당시 기사는 “부실 회사였던 세종로봇(옛 애즈웍스·상장폐지)은 논란이 되는 현물출자 우회상장으로 1년 전 경영권이 바뀌었다”면서 “현재 최대주주는 하나 모두와 하나 모두 자회사인 에이플러스과학나라(현 사이언스에듀)지만 실질적인 오너는 남궁견 회장”이라고 밝혔다.

엔케이물산 지분구조. 하나 모두가 최대주주이면서 특수관계인으로 남궁견이 자리 잡고 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쳐]

자본시장에서 남궁견 회장을 ‘적자기업 사냥꾼’이라고 부르는 배경이었다. 하지만 남궁 회장은 스스로 ‘기업 생존 전문가’라고 말했다.

남궁 회장은 지난 2015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저를 ‘적자 기업 사냥꾼’이라고 부릅니다. 바로 잡자면 저는 ‘기업 생존 전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고 밝혔다.

그런데 해당 기사조차도 “남궁 회장은 2006년 고려포리머(현 엔케이물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여러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진행했다”면서 “그의 손을 거쳐 간 몇몇 기업은 상장폐지됐다. 그가 ‘적자 기업 사냥꾼’이라는 악명을 떨치게 된 이유”라고 짚었다.

기사는 남궁 회장의 멘트를 인용하면서 “저를 두고 기업을 싸게 인수해서 비싼 값에 파는 ‘적자 기업 장사’를 한다고들 말한다”면서 "하지만 나는 무너져가는 기업들의 생존을 위해 메스를 대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었다. 물론 수술이 실패했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처분하는 수순을 밟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M&A(기업 인수·합병)를 수술에 비유했다. 역시 전문가답다.

지금 개미투자자들의 관심은 엔케이물산 주가의 고공 날갯짓이 과연 언제까지 계속되느냐에 집중돼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아직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13일 종가(1510원)가 9월16일 장중 전 고점 1395원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당시 고점에 매수했더라도 현재는 수익 구간이다.

많은 전문가는 “폭등 주가는 급락하기 마련”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엔케이물산 투자는 공격보다 방어적 스탠스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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