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VR 활용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 가동…완성도↑·개발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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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VR 활용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 가동…완성도↑·개발기간↓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9.12.1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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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들이 VR을 활용해 가상의 공간에서 설계 품질을 검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연구원들이 VR을 활용해 가상의 공간에서 설계 품질을 검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현대·기아자동차가 자동차 개발 과정을 혁신할 수 있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가동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7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 중 가상현실(VR)을 활용한 디자인 품평장과 설계 검증 시스템을 미디어에 처음 공개했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 7월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본부 조직체계를 아키텍처 기반 시스템 조직으로 개편한 바 있으며 버추얼차량개발실을 신설하는 등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준비해 왔다.

버추얼 개발은 다양한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상의 자동차 모델 혹은 주행 환경 등을 구축해 실제 부품을 시험 조립하며 자동차를 개발하는 과정을 상당 부분 대체하는 작업이다. 자동차 디자이너가 원하는 대로 빠르게 디자인을 바꿔 품평까지 진행할 수도 있고 실물 시제작 자동차에서 검증하기 힘든 오류 등을 빠르게 확인하고 개선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지난 3월에는 15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VR 디자인 품평장을 완성했다. VR 디자인 품평장은 20명이 동시에 VR을 활용해 디자인을 평가하는 것이 가능한 최첨단 시설로 실물 자동차를 보는 것과 똑같이 각도나 조명에 따라 생동감 있게 외부 디자인을 감상할 수 있으며 자동차 안에 들어가 실제 자동차에 타고 있는 것처럼 실내를 살펴보고 일부 기능을 작동할 수도 있다.

36개의 모션캡쳐 센서가 설치돼 VR 장비를 착용한 평가자의 위치와 움직임을 1mm 단위로 정밀하게 감지해 평가자가 가상의 환경 속에서 정확하게 디자인을 평가할 수 있게 한다.

디자인 평가자들은 가상의 공간에서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 차량의 부품, 재질, 컬러 등을 마음대로 바꿔보며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고 사용성(UX)이나 시공간별 디자인 적합성을 평가해 소비자 눈높이에서 최적의 모델을 도출하게 된다.

양산차 디자인을 선정하기 위해 재질, 색상 등을 실제로 구현한 모델을 일일이 제작해야 했던 과정도 대부분 생략하게 돼 차량 제작의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디자이너들이 VR을 활용해 자동차의 헤드램프를 디자인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디자이너들이 VR을 활용해 자동차의 헤드램프를 디자인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지난 10월 공개한 수소 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넵튠’의 최종 디자인 평가에도 VR 디자인 품평장이 활용됐으며 앞으로 개발하는 모든 신차에 확대 적용된다.

또 조만간 유럽과 미국, 중국, 인도 등의 디자인센터와 협업해 전 세계의 디자이너들이 하나의 가상공간에서 차량을 디자인하고 디자인 평가에 참여하는 원격 VR 디자인 평가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실제 모델에 가상의 모델을 투영시켜 평가하는 AR(증강현실) 기술도 도입하는 등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6월 구축한 VR 설계 품질 검증 시스템을 활용해 완성도 높은 자동차를 개발하는 데도 주력한다. 3차원 설계 데이터를 모아 디지털 차량을 만들고 가상의 환경에서 차량의 안전성과 품질, 조작성에 이르는 전반적인 설계 품질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정확한 설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자동차와 100% 일치하는 가상의 3D 디지털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다.

VR 설계 품질 검증 프로세스는 자동차 운행 환경까지 가상으로 구현해 부품 간의 적합성이나 움직임, 간섭, 냉각 성능 등을 입체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가능하다.

설계부문은 추후 생산·조립 라인 설계에도 VR을 도입해 조립성을 검증하는 등 인체공학적이고 효율적인 조립 라인·작업 환경을 설계할 예정이다.

연구원들이 VR을 활용해 가상의 공간에서 설계 품질을 검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연구원들이 VR을 활용해 가상의 공간에서 설계 품질을 검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현대·기아차는 상품기획 단계에서부터 생산까지 차량 개발 모든 과정에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도입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자동차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R&D 혁신이 가능하게 됐다. 동시에 자동차 품질 향상과 비용 걸감의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새로운 형태의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초기 단계 가상 검증을 통해 불확실성이 높아진 자동차 시장에 대한 대처 능력을 높여주게 된다.

또한 버추얼 차량 검증을 통해 실물 시험차 생산 후 집중됐던 품질 검증을 선행개발 단계부터 시작해 이후 디자인과 설계 단계, 시작차 제작 단계, 제조·조립 단계 등 연구개발 프로세스 모든 과정에 걸쳐 시행하는 것이 가능해 품질 검증을 자동차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일 수 있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가 연구개발 모든 과정에 완전 도입될 경우 신차개발 기간은 약 20%, 개발 비용은 연간 15%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은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 강화는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고객의 요구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주요 전략 중 하나”라며 “품질과 수익성을 높여 R&D 투자를 강화하고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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